Tunisia 2015(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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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깡패경찰
먹고 살겠다고, 점심거리 비닐봉지를 덜렁 대며 시장 안쪽 2층 구석방까지 용케 찾아왔다 경대에 앉아 쫘악 펼쳐 놓고 뭐부터 먹어볼까 ? 바게트빵과 음료수 두개, 둥근 빵까지 중단없이 달리다 어느 순간 딱 막히고 식도에서 역류할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남은 빵쪼가리를 다시 종이로 ..
2015.01.14 -
19> 도성 사람들
지난 밤은 괴로웠다. 몇번을 깼는지 모를 정도로 ... 일단 추웠다. 편지봉투 속에 들어가듯 납작하게 빈틈없이 이불과 시트사이에 누워도 춥고, 시트를 빼 끌어안고 몸을 옆으로 웅쿠리고 자도 춥고... 아프리카에서 추워 잠 못 잘 줄은 상상도 못했다. 그리고 아직 동도 안 텄는데 닭이 울..
2015.01.14 -
18> 까치담배
부두 끝은 로터리와 닿아 있고 로터리는 메디나와 닿아 있고 여기서부터 도시의 중앙통은 시작된다 고급 대리석으로 마감한 으리으리한 은행건물을 경찰들이 삼엄하게 지키고 있다. 가급적 눈길을 피하며 그 앞을 슬금슬금 기어간다, 메디나 초입까지 넓은 광장이 조성되어 있다 나도 ..
2015.01.13 -
17> 해적
한숨 자고 났는데도 겨우 오후 1시. 카메라를 잠바 겉주머니에 쑤셔 넣고 로비에 내려왔다. 프런트의 주인아저씨와 젊은 남자에게 수스항에서 운행하는 유람선에 대해 물어봤다, 1시간 가량 근처 해안을 돌며 요금은 20~25 dinar 정도. 운항시간은 오전, 오후에 한번씩 ... 모나스티르 (Monastir)..
2015.01.13 -
16> 능청스런 합석
밤새 히터를 틀어 놓았는데 소리만 요란했지 무용지물이었다. 침대에서 곧바로 못 일어나고 누운 채 뻣뻣해진 팔다리를 한동안 수습했다 환한 창밖에선 찰랑 찰랑 파도소리가 부드럽게 들려온다, 아침 먹으러 나오다 복도에서 노인과 고양이를 만났다 고양이가 여기까지 노인을 따라 온..
2015.01.13 -
15> 카스바의 여인
호텔 정문에서 왼편에 바다쪽으로 휘어지는 골목길이 있었다. 하얀 담에 높은 나무 그늘이 져서 걷고 싶은 길인데 이 길이 카스바까지 이어 지는지, 막힌 길인지 알 도리가 없다. 고민하다 확실한 길을 선택했다. 돌아가더라도 ... 한낮의 태양이 강렬해 도로도 한적하다. 그늘을 찾아 담..
2015.01.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