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16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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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 볼가강
새벽에 화장실 갔다가 질겁을 했다. 샤워부스와 세면대등에서 시궁창 냄새가 스멀스멀 올라와 좁은 공간이 매캐하다 창문을 활짝 열고 다시 잠을 청해 보았다. 공기는 맑은데 새벽 길거리가 좀 시끄러웠다. 지구반대편에서 잠시 놀러온 관광객이 아니라 이 동네에 오래 산 이바노비치(이..
2018.06.14 -
39> 야 !... 야 ~ 야로슬라블
들판에 송전탑들이 먼저 보이기 시작했다. 조금 더 가자 좌측으로 넓은 공업단지가 한동안 이어졌다. 땅을 뒤덮은 배관 파이프들과 거대한 탱크들, 녹슨 철구조물과 굴뚝... 일반 공장이 아니라 여수산단의 중화학공업단지랑 비슷했다. 단지 여수여천보단 조금 작고 더 낡은 느낌. 오른편..
2018.06.13 -
38> 로스토프의 개 삼형제
북쪽으로 계속 올라가자 마을과 언덕과 숲이 평평해지고 지평선위로 수평선이 나란히 달리는 진풍경이 나타났다. 너른 습지와 물웅덩이 차들이 쌩쌩 달리는 직선도로에서 오른쪽 한적한 길로 빠졌다. 그 길 끝에는 집들이 허연 따개비처럼 지평선 한쪽에 다닥다닥 붙어 있었다 마을 가..
2018.06.13 -
37> 샤갈은 말했지 ' 러시아에는 색채가 없다' 고
둘이 거의 동시에 기침을 발작적으로 하는 바람에 서로의 잠을 깨웠다. 시계를 보니 6시 조금 넘었다. 맑은 공기를 쐬면 좀 나을까 싶어 창문을 활짝 열었다, 바로 앞 숲에선 새들이 코러스처럼 지저귀고 숲너머 고속도로에 차들이 달리는 소리도 아련하게 들려왔다, 이불을 누에고치처럼..
2018.06.13 -
36> 삼고초려 소프리노
차를 다시 돌려, 시내를 통과해, 하노이-모스크바 호텔을 보면서, 외곽고속도로 밑을 통과해, 며칠전 황금고리로 출발하던 그 길을 다시 간다. 그때랑 달라진 건 화창한 아침 대신 비오는 오후. 우리가 동쪽에서 모스크바 진입하는 내내 차가 막혔듯 여기도 북쪽에서 시내 진입하려는 차..
2018.06.12 -
35> 나는 또한 한국에 가고 싶다
간밤에 비가 한번 왔다 갔다 현주는 6시부터 깼는데 이불속에서 빈둥대며 7시 40분까지 버티다 함께 일어났다, 그동안 춥고(내가 따뜻하다고 속였다며) 감기 때문에 챙겨 온 옷을 다 못 입었다고 투덜대더니 막판에 원없이 패션쇼를 하고 있다 아뢰나를 보러 여수팀이랑 지하로 내려갔다 ..
2018.06.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