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10. 13. 09:00ㆍCanada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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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실벽에 붙은 샤워기에서 물 떨어지는 소리에 한밤중 깼다. 밑에 수건 대놓고 문 꼭 닫아놓고 다시 잤다.
7시에 일어나 샤워까지 다 하고 퇴실 준비.
8시쯤 배낭 매고 나왔는데 비가 아직도 흩뿌리고 있다
현주 트렁크와 큰 짐을 차에 먼저 실어 놓고 다시 아침 먹으러 들어왔다,
주인 남자에게 룸키를 주며 ' 어제 자전거 잘 썼다 ' 고 인사했다
어제 보이던 동양아줌마들이 오늘 아침엔 한명도 안 보이고, 부티나게 차려입은 백인 여자들이 큰 타원형 테이블에 빙둘러 앉아 우아하게 담소를 나누고 있다.
어제 서빙하던 직원 아줌마들이 오늘은 또 싹 바뀌어 있다,
메인 요리들이 늦어져 우리 거는 8시 반쯤 나왔다. 어제보단 안짜서 다행,
내 뒤엔 중년부부가 앉았는데 분위기가 특이해서 현주가 유심히 보고 나중에 이야기 해주었다,
식탁에 마주 앉아 남자는 신문 보고, 각자 먹고, 각자 일어나 가더라고...
차 막힐까봐 9시 전에 출발했다, 주말 토요일 아침이라 다행히 도로가 한적했다,
날이 점점 맑게 개었다,
이 도로가 미국에서 캐나다로 들어오는 메인도로. 토론토가 가까워질수록 차들이 늘어났다.
백미러로 보이는 대형 트럭도 이젠 안녕~
차번호를 노란 천으로 가린 차.
2주 여행하는 동안 벤츠 C, E 클래스 한두대 보고 S 클은 보질 못했다,
KIA, HYUNDAI 그리고 대중 브랜드의 차량이 도로에 가득했고 럭셔리 고급 차량들은 이상하리만치 안 보인다.
한국에 사는 미국인이 youtube 에서 " 미국이 한국보다 1인당 GDP 가 두배높게 잘 사는데 미국사람들은 2천만원대의 차량을 주로 타고 다닌다. 한국인들은 남들 시선을 많이 의식하는 거 같다 " 라고 대놓고 까던데... 여기 와 보니 그 말을 반박할 수가 읍따.
몇시간을 달려도 광활한 대지. 축복받은 땅,
토론토도 아직 도착 안했는데 어제 가득 채운 기름이 벌써 게이지 하나가 줄어 마음이 조급해졌다, 차가 안 막혀 다행이지만 공항까지는 역시 멀다
여러 갈래길을 잘 찾아 드디어 공항 표지판이 보인다
주차빌딩을 한바퀴 돌아 Dollar 렌터카 반납하는 곳을 찾았다, 그런데 입구바닥에 쇠못이 박힌 바리케이트가 처져 있었다, 후진해 다른 곳으로 들어가니 흑인 직원이 뒤로 가서 반납하라고 한다. 어찌할바를 모르고 서 있자 다른 흑인이 팔을 멀리 저어 반납장소를 알려 주었다.
그곳은 아까 쇠못이 솟아 있는 곳이었다, 흑인 직원이 멀리서 들어오라고 손짓하는게 보였다. 그래도 의심스러워 현주를 내려 가보게 했는데도 흑인이 ' 괜찮다' 고 계속 손짓했다. 그래서 차를 몰고 들어가니... 쇠못이 순방향으로 눕혀져서 타이어가 무사했다.
흑인 직원앞에 차를 세우고 내리며 ' 영어 못해 미안하다 ' 고 했더니 ' 다 이해한다' 고 했다.
차 빌릴때 34,409 km 였는데 2주 동안 2,688 km 를 달렸다.
직원이 차 대충 점검하고 기름 게이지 한칸 모자란 것도 별말없이 0 $ 이 찍힌 영수증을 출력해 주었다,
내가 뭔 말 하려고 하자 흑인이 ' 터미널 가는 길 말이죠 ? ' 하며 먼저 방향을 알려주고 내가 영어 못 알아 듣는지 알고 현주에게 다시 설명해 주었다.
영어 잘 알아들어 씩씩하게 앞장서 가는 현주를 따라 렌터카 사무실 있는 곳까지 들어왔다.
그런데 카메라 캡을 차 안에 두고 온 걸 그제서야 발견했다, 현주가 찾으러 가더니 한참 있다 돌아와
" 차는 벌써 끌어 갔고 그 흑인 남자가 5분후 갖다 주겠다 " 고 했다는데 10분을 기다려도 연락이 안와 그냥 포기하고 여객 터미널로 들어갔다,
현주는 ' 형이 안 챙겼으니 형 책임이라 ' 면서도 미안해 했다. 그래서 현주에게 위로의 의미로 남은 돈 65 $을 쓰라고 다 주었다,
첫날 밤 여기서 고생한 걸 생각하면, 무사히 떠나는 것만으로도 난 감개무량하다.
발권창구를 찾아가서 장애인이 이용가능한 비즈니스 라인에 서서 순서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런데 한국 남자가 비즈니스 라인을 가로 막고 창구가 빌때마다 이코노미 사람들을 속속 집어 넣었다. 단체관광객들 안내하는 여행가이드같은데 하는 짓이 얄미웠다.
비즈니스 창구에 지상승무원도 한국여자였는데 무표정한 얼굴과 딱딱한 말투에서 불쾌감이 느껴졌다. 내 감정의 투사겠지만 새치기 하는 여행가이드에게 화가 났든지, 단체관광객들이 무시되었거나, 에어 캐나다 승무원이라는 자부심이 과한거 같았다. 귀국편 마일리지를 적립해 달랬더니 내껀 되어 있다고 현주것만 해주었다,
수화물검사창구로 이동했다. 여기도 일반줄과 장애인줄이 나눠져 있었고 사람들이 덜 붐비는 장애인 줄에 서며 현주에게 ' 내 덕분에 특권누린다 ' 고 장난을 쳤는데 아뿔싸 ! 이 줄이 더 느렸다. 휠체어를 끌고 온 공항직원들이 자꾸 맨 앞에 승객들을 두고 가고, 비장애인들도 이 줄을 이용하고 있었다. 앞에앞에 한국부부도 비장애인, 한 서양여자는 목에 건 명찰을 보여주며 새치기해서 통과. 한 라틴계 젊은 놈도 빨리 가려고 새치기해서 통과하더니 저 끝에서 잡혀 원통속에서 무료로 X-ray 360도 검사를 받고 있다. 내 뒤에 놈은 그 바구니가 뭐라고 내 차례 바구니를 덥썩 집어 자기 짐을 넣더니 내 바구니가 없어 전진이 안되자 그제야 sorry 라 했다. 검사직원도 지 비행기 안 탄다고 최대한 느리게 업무를 보고 있다. 옆 일반줄은 벌써 몇번 사람들이 바꿨는데 여긴 10 m 이동에 30분 넘게 걸리자 짜증이 났다.
그 곳을 벗어나자 숨통이 트였다.
복도 끝에선 전동카트가 멈춰서서 내가 당연히 타야 된다는 듯 기다리고 있었다,
면세점이 안 보이자 현주 표정이 급 우울해졌다
청사 끝에서 카트가 멈추고 운전수가 우리에게 아래층으로 한칸 내려가라고 알려주었다,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내리가니 여기가 면세구역이었다,
가림막안에서 목소리가 울리자 신난 여자아이.
토론토 공항 화장실은 특이하게도 옆칸의 사람 다리가 다 보이게 만들어놨다.
우리 게이트에 무사 도착
현주는 아깝다고 남은 에비앙생수 다 마시며 쇼핑하러 가고 난 벤치에 앉아 무사히 귀국한다는 안도감을 즐겼다,
대기실은 개별 책상에 스탠드가 켜 있고 pad가 하나씩 놓여 있는게 특이했다. 단 인터넷을 하려면 유료결재를 해야 한다.
또 누군가는 캐나다에 들어오고 ...
기내에 먼저 들어가 좌석을 찾아 보는데 자리배치가 이상했다,
3,3,3 열의 가운데 3자리중에 가운데. 그리고 뒷줄 똑같은 자리. 혹시나 누워가라고 양쪽 빈자리를 두 줄로 만들어 준지 알았다. 그런데 잠시후 내 옆자리엔 뚱뚱한 남자와 고집 쎄 보이는 할아버지가 양쪽으로 날 포위했고 뒷줄 현주자리엔 한국여자와 또 다른 남자가 양쪽에 앉았다,
발권해준 승무원 욕이 절로 나왔다. 우리가 늦게 온것도 아니고 3시간전에 발권했으니까 두 사람 좌석을 붙여줄 여지가 충분했을텐데 그냥 귀찮아서 빈자리대로 지정해준게 분명했다, 아님 고의적으로 골탕을 먹이려는 심뽀였는지.
현주에게 '옆 남자랑 나랑 자리좀 바꿔줄수 있냐' 고 물어보라고 했는데 옆 남자가 화장실 가기 불편하다고 거절했다.
그렇게 12시간 이상 오느라 죽는 줄 알았다. 다리 좀 펴보려고 화장실을 가다보니 비상구와 스크린 앞줄 9좌석은 다 백인이 앉아 있고 그 뒤로는 다 한국인이었다. 이건 뭐 대놓고 인종차별하는 건지.
돈 더 벌어 비즈니스석을 타든지, 한국국적기를 타든지 해야지. 비상구 구석에서 제자리걸음 운동하다 주저 앉아 더 쪽 팔렸다,
그 시간, 한국에선 경재가 우리 오는줄 알고 휴가를 나와 있었다
녹초되어 한국 도착.
통과의례처럼 공항에서 차 한잔 마시며 자축하고 집으로 ...
※ 66번 비행기를 갈아 타고 24개국을 321일간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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