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7. 30. 12:30ㆍPhilippines 2012
" 여보, 기사 아저씨 필리핀 사람이야 ? "
아까부터 말없이 핸들만 돌리고 있는 남자가 궁금했던지 현주가 뒷자리에서 묻는다
얼핏 봐도 얼굴이 까만데다 우리가 웃고 떠들어도 무표정이었다, 마치 못 알아듣는 것처럼...
나도 긴가민가 했지만, 안전빵으로
" 한국분이셔 " 했더니
" 저 한국사람 맞습니다 " 묵직한 저음의 대답이 나와 다 웃었다.
스킨스쿠버 강습장 사장이었다
함석판으로 대충 기워서 만든 집들 사이를 지나며
우리가 이렇게 행복해도 되는건지 송구스런 맘이 조금 들었다.
이내 도착한 곳은 명가원이란 식당이었다.
외벽 크기에 비해 이렇게 작은 간판은 머리털 빠진 이후로 첨이다.
그냥 전화도 하지 말고
한글 모르는 놈들은 오지도 말고
시력나쁜 노친네들은 와도 먹을게 없고...그런 느낌이 팍 들었다.
가뜩이나 어둡고 좁은 식당을 벽으로 반 나눠 일반과 단체를 구분해 놓았다.
사장인 듯한 남자가 우리를 왼편으로 몰아넣고,
가이드는 들어오는 순서대로 안쪽부터 채우라고 하고
가족 팀은 한 식탁을 쓰려고 해서 일대 혼란이 빚어졌다
고물 에어컨 하나로 모자라 선풍기를 바닥에 놓고 틀어대는 데도
식탁마다 고린내 나고 거무칙칙한 해물탕이 한 솥씩 가스불 위에서 화끈하게 끓고 있다.
국물만 대충 떠 밥을 말아 먹었다
은재는 밥을 고스란히 남겼다
해물이 아니무~니다.
점심도 아니무~니다
음식이 아니무~이다
이번 여행에서 가족들 표정이 가장 굳어 있었던 장소와 시간이다.
어렸을 때 옷핀 끝으로 파먹던 조그만 다슬기가 아니무니다
굵기와 길이가 내 엄지손가락 만해서 있던 식욕도 싹 사라질 정도로 징그럽기만 했다
친절하시게도 인터넷에 어느 분이 이 식당을 추천했던데
현지 가이드던지, 한국음식은 첨 먹어본 필리피노 중 하나가 분명하다.
◑ ◐ ◑
다음 일정을 위해 우리 가족만 먼저 호출되어 식당 앞으로 집결했다
우리가족 뒤에 서 있는 남자가 운전기사. 첨엔 한국인인줄 알았다
ATV는 우리식구만 신청해 SUV 차를 독점했다
차안에 타갈로어 사전이 있고 음악은 한국 댄스곡이다
인도가 따로 없는 도로는 사람과 자전거와 오토바이와 멀티캡과 자동차가 뒤섞여 사고가 자주 나나보다.
차 안에 최신형 블랙박스를 달아 놓은 이유다,
중간에 가이드가 기사를 통해 전화를 했다.
물이 튀니 수영복 같은걸로 갈아입고 타시라고... 있다 데리러 가겠단 전화다
한 팀 한 팀 챙겨주느라 바쁜 가이드 님. 이 직업도 거져 먹는건 아니구만
막탄섬을 종단해 꽤 오래 내려왔다.
비포장길도 지나고
막탄섬 남부지역인 Cordova에 거의 다다를 무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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