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 1. 21. 13:22ㆍItaly 2005
보마르조...
몇년이 지나도 잊혀지지 않은 악몽처럼,
Ego 깊숙히 상처를 낸 어렸을때의 정신적 충격처럼
지금 떠올려도 공포스런 그곳
지도를 보며 찾아가는 길. 여느 관광지랑은 좀 다른 분위기의 시골길이다.
마을 뒤쪽으로 차를 댔는데 소변이 마려워 현주에게 망을 보라고 하고 해결해도 될 정로도 인적이 없다.
집 틈사이로 마을 안쪽으로 통할거 같은 복도가 나 있다
비둘기 배설물과 이끼로 깔린 경사로가 미끄러워 벽을 짚고 가야만 했다,
산등성이에 있는 동내지만 상당히 음기가 쎈 곳이다
한쪽 벽이 온통 이끼와 곰팡이로 축축히 젖어있었다. 이런 집에 사는 사람들은 관절염에 엄청 시달릴듯
마침 주차하려는 남자에게 길을 물어보니 친절하게 알려준다
개 두마리를 끌고 한 남자가 나타나 현주에게 " Can you speak english ? May I help you ? " 하더란다
개털과 똑같은 색깔의 코트를 입고 세련된 모습의 그 남자가 꼭 드라큘라 백작같아서 " No Thanks you, I have to go my husband ! " 하고 도망치듯 자리를 벗어났다고 한다
견고한 성처럼 산위에 쌓아올린 집들
언덕옆으로 동네의 유일한 찻길이 휘돌아 가는데 ...
인적이 없는 으스스한 분위기.
어느 창문,골목안에서 우리를 몰래 훔쳐보고 있을것만 같은 느낌에 목덜미가 서늘해진다.
알려준대로 마을을 내려오다 다시 뒤돌아보았다
유명 관광지면 포장이라도 되어 있어야 하는거 아냐 ? 빗물에 질척대는 산길을 따라 더 깊이 들어간다.
길을 물어볼 사람도 없어 가뜩이나 불안한데 어디선가 고양이 울음소리가 기분나쁘게 들린다
엉성한 망 속에 갇힌 검은 고양이 한마리가 우리에게 더 이상 들어가지 말라는 듯이 경고 하는거 같았다
드디어 모마르초 마을 아래쪽에 있는 사크로 보스코에 도착했다,
조그만 개인농장 같은 분위기
현주는 일찌감치 안 들어가겠다고 선언했고 여기까지 와서 그냥 가는것도 뭐해서 혼자 표를 끊어 들어갔다
컴컴한 공원입구,
아무도 없어 내 발자국소리만 들으며 뚜벅뚜벅 들어간다.
상채는 여인의 형상이나 하체는 짐승
계단을 내려오다 눈앞에 펼쳐지는 거대한 조각상. 사람키의 10배쯤 되는거 같다
가까이가서 보니 건장한 남자가 여자를 거의 ...변태야 퇴폐야 잔혹이야 ?
온통 이끼투성이다.
이끼낀 계단을 통해 안으로 들어가면 건물도 바닥도 모두 기우뚱하다
2층으로 올라가면 언덕위로 통함. 건물안에는 아무것도 없는 텅빈 폐허같은 빈집이다
반인반수의 아름다운 여인상
코끼리 뒤쪽엔 밧줄로 사람을 묶어 찢는 형상이 있고 코로 사람을 감아 올린 모습
사람을 삼킬듯한 크기의 물고기
꼼꼼하게 설계한 르네상스 양식의 정원과는 달리 인공미와 마니에라즘 양식을 왜곡아여 균형을 잃은 건물로 만들고 거댜한 옥석으로 환상적인 창조물과 커다란 괴물을 조각했다.
에로틱한 표정과 자세의 여인.
그러나 인적없는 산속에서 보니 꼭 죽은 시체같았다
거짓말하면 다시 못 나온다는 괴물의 입
대략 크기가 왼만한 사람의 키보다 크다
왠지 징그런 인어
그리스 신전을 조롱하듯이 만든 쓸모없는 조그만 석조건물
외진 숲속길에서 맞닥트린 또 다른 괴물
이 조각상들이 1,2백년전도 아닌 1522~1580 년 사이에 비티노 오르시니 공작이 죽은 아내를 기리기 위해 만든 건물들이라니...
진정한 이태리 오타꾸디!
Bomarzo는 이태리 로마 북쪽 . 알려지지 않은 조그만 동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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