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7> 로마 EUR 에서 만난 벼룩시장

2006. 1. 22. 13:52Italy 2005

 

 


로마의 아침은 해가 늦게 떠 항상 늦잠이다.

더우기 오늘은 민박집 주인이 어제 빙고를 하고 늦게 일어나는 바람에 아침밥을 9:30 까지도 기다리고 있다.

 

아침창을 여니 건너편 할아버지가 오늘도 비둘기들에게 빵을 던져 주고 있다

사진한장 찍고나서 며칠 봤다고 손 흔들며 "본조르노 ! " 하니 이 흔들며 뭐라고 말씀하신다.

 


오늘은 아내와 따로 다닌다.

내일이 출국이라 아내는  인사할 선물같은걸 사러가기로 했고, 편히 쇼핑하라고-실은 따라다니는게 곤욕이라-나는 EUR(에우르)와 로마근교를 돌아다니다 시간 맞추어 만나기로 했다. 공항에서 로마시내로 들어올때 특이한 건물들이 있는 곳을 지나가며 한번 가봐야겠다고 찾아본 곳이 EUR이다

 

EUR란 Esposizione Universale di Roma(로마만국박람회)의 약어이다. 1937년 무솔리니가 만국박람회를 개최하려고 로마 남쪽 교외에 넓은 용지를 사들여 건설하기 시작하였으나 제2차 세계대전 때문에 실현하지 못했다. 전후에 새로운 도시계획에 따라 관청 중심의 부도심지로서 고층건물이 늘어선 시가가 조성되었다. 인공호수를 중심으로 정부기관이 늘어서 있으며, 이탈리아 문화관·산피에트로 성당·상파울로 성당 등이 있고, 또 고대 로마 건축물을 모방했으면서도 근대적인 모습을 갖춘 건축물이 여러 곳에 세워져 있다.

 

EUR에서 날 먼저 반긴건 벼룩시장이였다.

가장 최신 건물들이 있는 EUR에서, 가장 오래된 물건을 파는 벼룩시장이 열린다는 모순의 매력에 이끌렸다. 극과 극은 통한다더니... 


멀찌기 차를 세우고 벼룩시장으로 가는데 큰 건물 뒷편에 에어컨이 창문마다 붙어있다. LG 

도자기,잡지꽂이,액자등 평소엔 중요치않은 잡동사니지만 정작 필요할땐 돈이 솔찬히 든다는거 !


아직도 장난감보면 갖고싶은 동심. 

 

얼큰뚝배기 한그릇(사철탕). 이정도 크기면 한 네댓근 나오나 ?  한참 입맛 다시고 있는데 개가 날 째려보며 한 마디 한다.

' 나가면 넌 죽었다 ! ' 

  

광장 끝에 Colosseo Quadrato (사각 콜로세움) 이 있어서 가까이 가봤다

원래 파시즘을 선전하기 위해 지어졌기 때문인지 북한 선전용 건물처럼 과장되고 거창해 보인다.

 

꽤 규모가 있는 벼룩시장. 아내가 이 좋은 구경을 못 하니 사진이라도 많이 찍어가서 약 올려야지 

 

 1유로짜리 만화책.

 

 사고 싶었는데 부피가 있어서 침만 꼴깍 꼴깍 삼키다 돌아섰다. 아마 타이머같다 

 

아니 !  로마에 구봉서 할아버지가 ! 뒷모습만 보면 영낙.

  

 유난히 나이드신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많았다.

  

영국에 유학간 아가씨가 벼룩시장등에 나온 고물가구를 싼 가격에 사다가 국내에서 비싼 값에 팔아보니 마진이 짭짤 한거다. 나중에 골프장초입에 물류창고 빌려서 근사하게 전시해놓고 엄마까지 가세하여 아예 비즈니스로 나선 경우를 봤다. 물론 논픽션

 

 느긋하게 신문 낱말맞추기하고 있는 할아버지

  

벼룩시장에서 눈 요기만 실컷하고 본격적으로 EUR 을 둘러보러 나섰다.

  

건물과 건물사이에 녹지공간을 충분히 확보했다. 나무크기를 보니 수령이 꽤 되는듯.

길도 직선이 아닌 곡선으로 만들어 경제적 효율보다는 정서적인 안정을 우선시했다.

  

관공서와 대기업들이 입주한 이곳에도 대성당이 있다. 장식을 극도로 배제한 웅장한 대리석 

 

1월인데도 하늘은 높고 날씨마저 온화하다. 이러니 북유럽애들이 기를 쓰고 이탈리아에 내려오나보다

 

가까이 가보니 Santissimi Pietro e Paolo (피에뜨로 대성당)이다

예네들 멋을 안다. 확실히 미적감각이 뛰어난 민족임을 인정해야 할거 같다.

  

 이 건물은 실지로 보면 스프라이트무늬의 어닝을 창문마다 걸어놓은것처럼 시원한 느낌을 받았다. 단조로운 직육면체 고층건물이지만 도시디자인을 적용해서 거부감을 없앴다.

 

로마시내는 상하수도 공사가 거의 불가능하여 큰 건물이 들어설수가 없다. 그래서 서울 강남처럼 신도시를 건설했는데 파리의 라데팡스도 같은 도시계획하에 이루어진것이다.

 

 오빌리스크 뒤로 옛 로마시대 수로교를 연상시키는 조형물이 건물사이를 잇고 있다.

 

로마시대에 세워진 세고비아의 수로교


  (인용사진)

 

평일인데도 거리가 한적하다. 왜 그럴까 ?

 

 EUR가운데로 인공수로가 길게 만들어져 있는데 그 끝에 사각형의 호수가 있다.

 동호회 사람들이 Kayak 을 타고 수구경기가 벌어지고 있었는데 함성이 여기까지 들릴정도로 신났다.

 

EUR 항공사진. 

맨위가 사각콜로세움, 좌측이 대성당이고 우측이 오빌리스크가 세워져 있는 로타리 아래 체크한 부분이 카약을 타던 인공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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