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6> 그레이트오션로드~ London bridge

2012. 2. 1. 19:00Australia 2012

 

 

 

 

왼편으론 군청색 바다가 끝없는데 오른편도 끝없긴 매한가지다.

키작은 관목만이 군데군데 박혀있을뿐, 수평선과 진배없는 지평선

그 탁 트인 天地 사이를 달리자니, 시간이 저녁이라 관광객들을 실은 차들도 다 사라져 도로마저 텅 비었다.

 

고기고기 붙어있을줄 알았던 런던브릿지는 안 보이고 왠 마을 (Port Campbell)로 들어섰다

 

 

담에 기대있는 남자가 보여 길을 물으려고 차를 세웠다.

가만보니 통화중이라 그냥 가다가 다시 후진해 그 신기한 모습을 구경할겸 기다렸다

 

 

3분을 기다려도, 카메라를 꺼내 사진을 찍어도, 우리가 재밌어 웃고 있어도

그 할아버지....한쪽귀는 휴대폰으로 막고 한쪽귀는 후벼파며 삼매경에 빠져있다.

   할아버지,  귀가 막힌게 아니라 청력이 떨어진거라구요 !

   ...

You Win !

  

 

 

Port Campbell 남쪽 산을 돌아 10분을 더 달리자 드디어 런던브릿지 표지판이 보였다.

한적한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가족들과 바다쪽으로 걸어가다 동양인 부부를 만났다.

How long does it take by walk ?  물으니 5분 정도면 된다고 환한 얼굴로 대답해준다

가는 중에 경재가 그 영어표현을 물어봐 반갑게 설명해 주다보니 런던브릿지가 눈에 들어왔다

 

 

 

 

 

 

 

안내문을 읽다 혼자 낄낄대며 가족들을 불렀다

 

런던브릿지는 원래 아래 그림처럼 생겼었다

안내문을 번역하면

 

    1990년 1월 15일 밤에 육지와 연결된 런던브릿지의 메인아치가 무너져 바다속으로 빠져버렸다,

    다행히 아무도 다치진 않았다,

    새 섬에 고립된 두 사람은 몇시간후에 헬리콥터에 의해 구조되었다,

 

한밤중 졸지에 조난객이 된 두 사람

역사적인 새 섬의 발견자가 된걸 어리둥절하게 기뻐했을 모습을 상상하니 웃음이 난다  ㅋㅋ

 

 

 

 

 

 

 

 

 

 

이것을 끝으로 오늘 볼건 다 끝났다

오늘밤 멜버른까지 갈까 ? 아님 근처에서 자고 내일 아침에 갈까 ? 가족회의에 부치니 모두 후자를 선택했다

 

 

런던브릿지를 나와 마을로 들어서는 다리를 건너다가 펠리컨 무리를 발견했다

 

 

그냥 지나칠까 하다가

마을 안쪽 비포장골목을 지나 펠리칸이 잘 보이는 호숫가에 차를 댔다,

 

 

 

한쪽에선 낚시를 하고

요트를 끌어올려 차에 연결하는 사람도

부두에 차 대놓고 하염없이 경치만 바라보는 사람도

피터버러 (Peterbourgh) 마을의 저녁풍경 ...

 

 

 

아래 지도의 노란색별이 런던브릿지, 빨간색별이 피터버러 마을

클릭하면 확대됨

 

 

 

 

그 이후 1시간째 광야를 달리며 

아무도 아무말도 아무 소리하나 안내고 차안엔 정적만이 흘렀다,

나중엔 누가 먼저 이 금기를, 이 분위기를 깰 것인가 각자 오기가 생길 정도로

-...-

 

(어쩌겠는가 내가 가장이니 또 분위기 전환시켜야지)

 

차가 한번 덜컹하는 자연스런 도로상황에서, 엑셀에 발을 떼고 천천히 목장옆 길가에 차를 세웠다,

물통을 들고 내리며 걱정스런 목소리로 말했다

  " 경재야, 차 고장났다, 얼른 내려봐 !"

차 앞으로 와 본넷을 열고 이리저리 만져보는 시늉을 하니 은재 경재의 걱정스런 눈길이 내 손만 따라다닌다

워셔액 뚜껑을 열고 물을 들이부어도 모자라 은재가 차에 가서 비눗방울 장난감을 가져와 남은거 부으라고 준다. 

 

 

다 들이붓고 본넷 닫고 자리로 와, 가족들의 긴장속에 시동을 걸었다

그리고 와셔액을 뿜어보니 뿌옇던 앞 유리창이 깨끗하게 닦였다,.

  " 이제 잘 나오네,  잘 보이니 속이 시원하지 ? "

  " 고장이란게 이거였어 ? "

  " 아빠 난 엔진속에 뭐 씻어내야 하는줄 알고 비눗물 갖다줬는데 "

  " 뭐야 ~ "

 

그 이후 가족들의 수다도 시동이 걸려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