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2. 2. 09:30ㆍAustralia 2012
춥고 잠자리가 불편해 자꾸 뒤척이다 깼다. A 3:30
바닷바람에 창문이 덜컹거린다.
화장실 갔다가 경재가 걱정되서 거실로 나가보니 베게하나 끌어안고 잠이 들어있는데 몸이 차디차다
경재가 벌레나왔다고 벗겨놓은 이불을 가져와 발끝까지 아무려서 덮어주는데 잠결에도
" 아빠 ~! 이거 벌레 나온 이불이지 ? " 의심이다.
" 아녀 임마. 어여 자 ~ "
" 진짜지...나 아빠 믿는다 진짜....zzz ... "
내 침대속으로 몸을 집어넣고 다시 잠을 청했다.
창문이 또 부르르 떤다...
▶ ▶ ▶
오리가 시끄럽게 꽥꽥거리고,
어디선가 흘러오는 이상한 벨소리에 잠이 깨 창문을 열어보았다. 우리가 잔곳이 동물농장옆은 아니겠지 ?
방충망너머엔 파란 하늘
야자나무 가지와 빨래줄에 걸린 수건이 바람에 흔들리고 있는
별일없는 아침이 흘러가고 있다.
뒷마당엔 건물색과 안 어울리는 나무칸막이안에 차들이 한두대씩 주차되어 있다.
오리는 안 보인다
거실소파애선 경재가
문제의 그 이불속에서 벌레들과 함께 자~알 자고 있다
커피 끓여주고,
짐을 줄이기 위해 남은 과일이랑 빵, 계란등을 열심히 먹어 없앤다
아이들도 일어난 순서대로 (콘프레이크 + 우유)로 아침을 떼운다.
남은 우유를 마시다 현주에게 '호주는 우유가 맛있을줄 알았는데 뭐 물탄거처럼 싱거워 ? ' 물었더니
Wolworths나 Coles 의 마켓 브랜드가 찍힌건 우유나 주스가 다 맛이 없다고 한다.
열흘만에 호주주부 9단이다
TV 엔 아침부터 앵커나 리포터, 인터뷰나온 부부들 표정이 모두 굳어있고 투박한 몸짓이다.
바티칸 성당 구내방송같다.
우리나라처럼 꽃미남이나 야들야들한 미녀들이 생글거리며 인사하고 웃고 그러면 좀 조아 ?
나까지 인상이 굳어져...짐 챙겨 먼저 주차장으로 내려왔다
A 9 :30 간밤의 투숙객들은 벌써 체크아웃하고들 다 나갔는지... 모텔이 조용하다
까치만 뒷짐지고 느긋한 보폭으로 아침거리를 찾고 있었다
어제 차 와셔액이 부족한거 같아
본넷을 열고 맹물을 2 리터 이상 들이부어도 밑빠진 것처럼 다 채워지지 않았다,
잠시후 또 짐을 싸 가족들이 내려온다.
모텔앞 인도엔 아침잠 없는 할아버지들이 줄 맞춰 자전거를 타고 바다쪽으로 향하고
우리도 그들이 간 방향으로 차를 몰았다
해변에 차를 세웠는데 가족들은 아무도 내릴 생각을 안한다
나만 신나서 방파제 위로 올라갔다
가 강한 해풍에 밑으로 떨어질뻔 했다
겨울에 이 워남블 방파제위에서 고래를 볼수 있다고 한다.
지금은 여름이지만 혹시나 싶어 바라본 바다는 검은색 파도만 일렁이고 있었다,
해조류등이 지저분한 방파제 안쪽
말을 끌고 바다를 산책하는 사람이 보였다,
잠시후 또 한 사람도 차에 말을 싣고와 바다속으로 끌고 들어가고 있다.
왜 그러는진 모르겠다. 문화의 갭이 너무 커서...
노부부 들만 차끌고 여행다니는 모습을 종종 보게 되는데 이 아침에 바람부는 한적한 바닷가에서 또 마주쳤다.
私見인데
그 모습이 쓸쓸해보이고 위태로와보이고 안스러워 보였다,
차라리
관광버스안에서 16분음표 뽕짝에 맞춰 몸빼바지를 나풀거리고 농지거리를 나누더라도 한국이 더 흥있어 보인다.
호주가서 할일 리스트중 '쓰레기 버리기 ' 가 있다,
한국에서 쓰다 남은 칫솔, 면도기, 일회용 샴푸 등을 챙겨와 여행중 쓰다가 막판에 버리고 오기
드디어 기회가 왔다, 길가 화장실옆에 쓰레기통을 발견했다
신을때마다 발바닥에 검은 물이 드는 낡은 샌들과 팻트병을 모아 버리니 속이 시원하다.
List 에 한줄을 긋는다.
아래 위성사진에 노란색 별은 방파제위에서 바다를 바라본 곳
빨간색 별표는 쓰레기 버리고 산책하던 곳
<인용사진>
워남블을 휘감아 바다로 흘러가는 Merri 강
강을 건너갈수 있는 나무다리가 놓여있었다
해안 산책하며 나오다가
혼자 자전거여행다니는 아저씨 부탁에 사진도 찍어주는 경재
길건너로 리조트 건물이 보이자 어제 문전박대당한게 떠올라
차 안에 뭐 또 버리고 갈거 없나 짱구를 굴려본다.
'Australia 2012' 카테고리의 다른 글
60> St Kilda, Melbourne (0) | 2012.02.02 |
---|---|
59> 타임머신 Lake pertobe (0) | 2012.02.02 |
57> 그레이트오션로드~ Warrnambool (0) | 2012.02.01 |
56> 그레이트오션로드~ London bridge (0) | 2012.02.01 |
55> 그레이트오션로드~ Loch Ard Gorge (0) | 2012.02.0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