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1. 31. 10:00ㆍAustralia 2012
거실 소파에서 자다 추워서 깼다.
화장실에 갔다 왔는데 껌껌한 거실 한 구석에 귀신이 서 있는거 같고
거센 바닷바람에 집이 여기저기 삐걱거린다.
무서워 베게도 못 들고 경재방으로 뛰어들어가 침대옆에 자리를 비집고 누웠다,
경재가 자다가 내 찬 몸에 닿아 놀랄까봐 조심조심 잠이 들었다,
아침에
남은 스테이크 굽고, 칠리소스에 감자넣어 끓인 수튜를 감자탕 삼아 찬밥을 맛있게 먹는다.
오전에 바다가서 수영하자고 남자들은 Topless 로 여자들도 옷을 가볍게 입고 차를 타고 출발.
바닷가에 바람이 너무 불어 경재만 먼저 차 밖으로 내보내서 수온을 체크하라고 시켰다
발 담가보더니 피부가 닭살이 되는걸 보고 현주가 온 가족 다 독감걸리면 어떻하냐고 극구 말린다.
솔직히 나도 용기가 안나 다시 태우고 어제 전망 좋은 언덕으로 올라갔다.
아무도 차 안에서 내릴 생각을 안한다.
아래 사진은 언덕위에 집들.
거창하게 준비하고 나갔다가 -바람부는 이 아침에 웃통벗고 운전하는 꼴을 보여 -동네 사람들에게
웃음거리만 되고 모텔로 돌아왔다.
9 : 40 어짜피 수영복 입었으니 모텔 풀장이라도 들어가자고 애들을 꼬셔서 입수하려는 찰나
객실청소하는 백인여자가 마당을 가로질러 가다 퉁명스럽게 한마디 한다
" one-night 아녀 ? Check-out 10시여 ! "
이 나라 여자들은 뭔 말투가 저렇게 재수가 없는지 !
오기로 설겆이도 안해놓고 쓰레기 잔뜩 버리고 객실타올 한장 베낭애 쑤셔넣어 나왔다.
10시까지 나가라는 호주의 숙박문화는 고객우선이 아나라 청소직원 우선이라는 거.
기름 반정도 남았지만 채워 가야할거 같아 55 $ 넣고
Lakes Entrance 를 영원히 떠났다
목적지까지 도착 예상시간은 2시 반.
쉬지 않고 달렸다,
이번 route 는 황량한 들판도, 울창한 산림지역도 아닌 나무만 줄 맞춰 심어진 목장의 연속이다.
삐쭉임 하나 없는 완전 평면 지평선만 바라보며 운전하기. 지루하기. 짱이는 잠만자기.
현주가 꼭 보고 싶다는 그놈의 캥거루를 보여주려고 찾은 곳이 필립아일랜드 초입에 Wild World
너무 달려 예정보다 30분 일찍 도착했다.
에버랜드나 서울랜드 동물원을 상상했는데
사설이라 규모가 작고 시설이 조악해 주차장에 사람이 아무도 없다.
입구로 들어가는데 옆 건물에서 키 큰 Aussie (호주인) 가 무표정한 얼굴로 먼저 들어간다.
건물안은 기념품점과 천으로 덮어놓은 간이음식코너와 한쪽벽에 매표소가 있었는데
그늘져서 추운 실내에 아무도 없어 분위기까지 썰렁하다.
불켜진 매표소에 우리를 앞질러간 그 Aussie 가 앉아있다.
어른 2 애들 3 총 48 $ (59,520 원) 현찰 줬다
캥거루 사료를 조그만 통에 담아주며 먹이는 방법을 말해준다
사료줄때 손바닥을 낮게 주라고 !
먼저 간 곳은 파충류관.
나 국민학교 다닐때 과학실보다 더 촌스럽다.
한쪽 구석에선 매표소에 있던 Aussie 가 돌아와 다시 작업에 열중이다.
호주에만 산다는 Wombat 동굴 입구,
통통한 돼지새끼 보는 정도의 느낌
또다른 문을 삐걱 열고 들어가니
거친 흙마당에 널부러져 있던 캥거루 수십마리 X 2 눈깔들이 일순간 우리에게 확 쏠렸다
" 우씨 ~ 우리 여기 들어오면 안되는거 아냐 ? "
" 어여 ~ 나가요 ~ 아빠 ~~ "
그러나 이미 때는 늦었다.
슬금슬금 다가오는 캥거루들은 공포 그 자체였다.
중간보스로 보이는 저 캥거루는 갑자기 몸을 일으키더니 경재가 들고 있는 통을 툭 치는 거다
완전 깡패다.
경재가 열받아 캥거루를 패려다 만다.
캥거루가 사람 패면 뉴스거리가 안되지만 사람이 캥거루 패면 잡혀간다.
사료를 햛아먹는 캥거루의 주둥이 느낌이 환상적이다.
오~예 ~!
경재는 그때 이후 3일간 헛구역질을 하고 다녔다.
나도 당해보니 손바닥만 지옥속에 집어 넣은 느낌이었다.
캥거루의 더러운 이빨로 내 손바닥 살이 잘근잘근 씹힐거 같은 공포감
오매불망하던 캥거루를 만났지만 엄청 겁에 질린 현주.
실지로 캥거루가 자기한테 천천히 다가오면 상당히 무섭다.
갑바가 장난이 아니다.
저 팔과 꼬리로 한대 맞으면 전치 3주는 접고 들어간다.
갑자기 큰 캥거루 한마리가 현주앞에서
멋진 춤을 춰서 온 가족이 엄청 웃었다.
이젠 능글맞기까지 했다
캥거루 귀에 대고 소근댔다
" 우까까 우까까 !! "
" .... 한국말 몰라 짜샤~ "
캥거루 먹이줄때 손을 아래로 내리라는 이유를 알게 같다.
높이 들다간 캥거루 앞발에 채이기 쉽상이다.
갑자기 소란스러워 그쪽을 보니
다른 팀도 캥거루 우리속에 질못 들어와 곤욕을 치루고 있었다. 우까까 ㅋㅋ
코알라가 있다는 곳으로 따라갔다.
마침 그 Aussie 가 지나가길래 코알라가 안 보인다고 하니 나무 위를 가르친다.
자세히 보니 높은 가지사이에 끼어 유칼립투스 잎에 취해 자고 있다.
우리에게 " Hello ~ " 인사하던 앵무새
터키에서 만난 앵무새가 궁금하신 분은 여기를 클릭 !
실내 우리에 있는 코알라들은 다행히 잠깨서 놀고 있다.
코알라 사망의 주 원인은 졸다가 나무에서 떨어져 죽는거라는 믿기어려운 이야기가 있다.
1시간이면 다 구경할 정도로 좁다
상어 한마리 물에 담가놓은거 구경후 기념품점으로 나왔다
Aussie 에게 필립 아일랜드 팽귄 퍼레이드 시간을 물어보니
해질녁인데 요즘 같으면 8시 반이나 돼야 할거라고 한다 . 지금은 3시 23
그때까지 기다릴수도 없어 내친김에 Mornington 반도의 Sorrento 까지 가기로 했다
차에서 먹을걸 꺼내 야외 벤치에 앉아 늦은 점심을 먹으려다가
파리가 많아 차 안에서 현주가 샌드위치를 만들어 주었다,
경재는 손을 닦았음에도 비위가 상한다고 점심을 못 먹는다
캥거루를 보고 있자면 거친 근육질의 에버리진이 생각난다.
코알라는 털이 있어서 귀엽지 사실은 참 못생긴 두상-두개골-을 갖고 있고
성질이 게으르고 고약하다고 한다.
꼭 늙은 호주남자 보는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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