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1. 30. 15:00ㆍAustralia 2012
호주 대륙은 계란같아서 노란자위에 해당하는 가운데 지역은 사막이다
그 노른자위를 싸고 있는 흰자위는 스텝기후 (Steppe Climate)라 하여
강수량이 많지 않아 나무들이 별로 없고 초지가 넓게 퍼져있다.
이렇게 쓸모없는 황무지가 호주땅의 70 % 다.
대부분의 호주인은 해안에서 80 Km 이내에 다 모여산다.
아래 지도 흰 부분이 스텝지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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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indabyne 을 벗어나자마자
나무들이 듬성듬성 꽂혀있는 언덕이 물결처럼 지평선끝까지 이어져
촛점을 맞추느라 수정체가 늘어날대로 늘어났다.
1시간여 달리자 푸른 나무가 우거지고 인가가 몇채 모여있는 동네가 보인다.
차들이 거의 안 다니는지, 삐걱거리는 나무다리를 조심조심 건너 마을로 들어간다.
물이 있는 곳에 아름다운 야생화가 군락을 이루고
어느 집 앞 마당에 새들이 모여 평화롭게 모이를 먹고 있다.
금방이라도 부서질것 같은 녹슨 주유기
마을에 유일한 잡화점앞에 시동도 안 끈채 잠깐 차를 세웠다,
길건너 집에서 강아지와 아줌마가 나오더니 수상한 외지인을 경계하는 눈빛을 보이며 잡화점쪽으로 건나간다.
미련없이 엑셀을 밟았다.
또 광활한 스텝이다.
초지 한가운데 나무 한그루.
그 그늘아래 양이나 소들이 햇볕을 피해 옹기종기 모여있는것 빼곤
움직임이 없는 박제된 풍경의 연속이다
수다떨던 아이들도 지루한 풍경에 다 새끈새끈 자고있어.
나 혼자 운전하자니 외로움이 점점 두려움으로 바뀌고 있다,
이런 길을 빨리 빠져나가고 싶어 시속 100 km 로 달린다.
두세대 마주친 차들도 같은 속도로 돌진해와 순간적으로 비켜 지나간다.
그들도 이 길은 두려움인가 보다
녹슨 함석지붕 창고옆에 녹슬어가고 있는 컨테이너에 HANJIN 글자가 선명했다.
5대양 6대주를 누비고 다녀야 할 녀석이
무슨 운명으로 오지 한가운데에 버려진 신세가 된 걸까 ?
진다바인을 출발한지 두시간만에 스텝을 완전히 벗어났다.
울창한 수풀과 제법 큰 동네들이 ...해안가가 그리 멀지 않음을 알려주고 있다.
니미타불 51 km
동네 이름도 참 ~!
BomBala 마을에 도착,
CAFE 라고 쓴 조그만 건물에
◀ MELB 530 Km SYD 520 Km ▶ 라고 페인트로 써놓았다
' 어짜피 오늘안으론 시드니나 멜버른은 글렀으니 여기와 차나 한잔 하는거야, 넌 ! '
단순한 거리표시가 참 많은걸 암시하는구나.
동네가 전체적으로 쇠락해버렸다,
주변에 이만한 큰 마을을 못 보았기에
150년전 호주에 골드러쉬 바람이 불때 생겨난 마을이 아닌가 싶다.
봄발라를 지나 바닷가 마을인 Lake Entrance 를 찾아가는 길.
길 양옆으로 키큰 유칼립투스 나무가 숲을 이루고 있다.
자는 애들 맑은 공기 마시라고 창문을 살짝 열었더니 Phytoncide (피톤치드) 향이 차안에 화~하게 퍼진다.
이 도로에도 캥거루주위 표지판을 세워놨는데 전혀 그런 동물은 눈에 띄지 않았다.
지리산 도로에서 반달곰 만나기를 바라는게 더 신상 편할듯,
우즈벡에 가면 김태희가 밭을 갈고 송혜교가 김을 매고 한가인이 소를 몬다는 상상
호주에 가면 들판에 캥거루가 나무위에 코알라가 호수에 오리너구리가 있을 거란 상상
다 절대 오산이다
호주 관광청놈들의 사기다. 그런걸 보고 싶으면 동물원 가서 돈내야 한다.
♧ ♧ ♧
3시에 Lakes Entrance 시내에 진입했다
출발할때 잠들더니, 도착하자마자 깬 경재. 여기가 어딘지 어리둥절하다.
Hertz 에서 얻은 해안마을 여행책자를 뒤적이며 아파트먼트 숙소를 골라본다
동네 끝에 위치한 Heyfield motel
<인용사진>
은재랑 방을 알아보러 가는데 짱이가 화장실이 급하다고 따라 내린다.
프런트에 아무도 없어 종을 치니 안쪽 방에서 인상좋은 중년남자가 나왔다,
은재가 짱이랑 모텔주인이랑 방을 둘러보고 와 괜찮다고 해서 가격 흥정에 들어갔다.
185 $ 달라는걸 깎아달라고 요따구로 처다봤더니
<인용사진>
10 $ 빼 175 $ (211,833 원) 로 해주며 다른 손님들에겐 절대 비밀이라고 신신당부를 한다.
비즈니스에서 그런 말은 안 믿는 나지만 이 남자의 순박한 얼굴에서 거짓말이 아님을 알수 있었다,
우리 객실 전경.
외부는 그저 그런 모텔인데 실내는 의외로 깔끔했다
조리시설이 있어 신난 현주
이번에 중학교에 올라가는 짱이가 엄마랑 열심히 한국에 연락을 취해보고 있다
여행기간이
짱이가 어디 중학교로 배정되는지, 예비소집날 교과서도 받아야 되고, 반 배치고사 일정과 다 겹쳐버렸다.
아빠엄마가 그런거 신경 안쓴다는걸 알지만,
최소한 자기 갈 중학교는 알아야 되지 않겠냐는게 짱이의 항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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