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1. 27. 19:00ㆍAustralia 2012
오늘 차 안에서 노숙해야 되는거 아닌가 갑자기 불안한 맘에 조급해진다.
가는 길에 얼핏 본 간판이 기억나 그 곳을 찾아갔다,
Oceanview hotel, 여기도 아까본 Terrace hotel 같은 모터랏지 스타일,
식구들 차 안에 있으라고 하고 은재랑 1층 한쪽 구석에 프런트 문을 여니 중년여인이 앉아있다.
방 두개에 270 $ 를 부른다. 은재가 방을 보고 오더니 괜찮다고...
그럼 두번째 단계, 깍아 달라고 하니 딱 10 $ 깎아 260 $ (322,400 원)
덧붙여, 카드를 받는데 오늘 기계가 고장나 현찰 내라고 한다.
- 현찰이 모자라는데...
- 시내 무슨 은행 앞에 ATM 기계에서 찾을수 있어요.
- 돈은 저녁먹고 들어올때 줄테니 방 키나 주쇼, 짐부리게 !
- Okey !
우리방은 사진 왼쪽 1층 두개.
<인용사진> 클릭하면 확대됨
우와 ~! 창밖으로 이국적인 풍광이 !
너른 잔디밭에 알록달록한 놀이시설이 꽉 찼다.
여긴 호주가 아니라, 영화에서나 보았던 미국서부에 와 있는거 같았다.
우리는 정처없이 떠도는 Hippie 가족 !
방에서 왠 말똥냄새가 나 창문을 열고 발코니로 나갔다가 조다쉬(말대가리)만한 경재 얼굴에 깜짝 놀랐다.
그 너머로 Pony 마구간에서 나는 냄새였다
아침식사도 제공된다고 해서 방을 계약했는데
냉장고를 열어보니
조그만 오렌지 쥬스 2개. 식빵 네장, 우유
시리얼 두통, 과자 하나에 차셋트.
너무 진수성찬이다.
아침에 배 터지겠는걸 !
밥이나 먹고 오자 !
모텔 아줌마에게 스테이크 잘하는 집을 물어봤더니, 아까 그 Terrace hotel 1층에 식당을 추천해줬다.
하필 그곳을 ~ 하며 가보니 문이 닫혀있다.
시내는 1km 남짓한 길을 따라 상가들이 빼곡히 들어차 있는 것이 다다
ATM 에서 1,000 $ 뽑고 나니 잔고가 300 $ 밖에 안 남았다
시내 골목안으로도 들어가봤는데 변변한 식당은 안 보이고
Take-out 을 겸하는 조그만 식당들만 몇개 있다.
피자집 테이블은 꽉 찼고 주문하면 30분 이상 기다려야 한다고 해서
옆에 Honky Dory's 라는 Fish & chip 가게을 들어갔다,
교촌치킨만한 박스셋트가 33 $ (40,920 원) 조그만 콜라 하나가 4,000원이 넘었다. only cash !
주인 할머니가 소금을 고르라며 몇 종류를 대길래 모르겠다고 하자 손바닥위에 조금씩 뿌려주며 맛을 보라고 한다.
가게 앞 파라솔에 앉아 10여분을 기다리니 우리 번호를 부른다
사진에서 보듯이 조그만 박스에
감자튀김을 깔고 생선살 튀김 두쪽 올려놓고 레몬 한 조각. 양에도 실망했는데...
꽈배기에 설탕 묻히듯 뭔 소금을 잔뜩 뿌려놔서 엄청 짰다
하나씩 집어먹을때마다 눈에 허옇게 보이는 소금 털어 먹다가 모두 다 짜증이 나 버렸다.
호주 여행중 최악의 식사였다
사비스도 가격도 맛도 양도...
저녁 6시쯤 되니 상가들이 하나둘 문울 닫고 있다
다들 배가 덜 차, 아까 피자집에 다시 가서 가장 싼 피자 한판 주문했다 14 $ (17,360 원) 역시 only cash !
기다리는 동안 현주랑 은,경재는 혹시 마트 있나 둘러보러 갔고
난 주차장에 가서 차를 끌고 왔다.
마침 근처에 할인마트를 발견
피자 싣고 저녁거리를 더 사러 Woolworth 로 달려간다.
안쪽 깊숙한 매장안엔 과일과 음료수와 초코렛이 산더미처럼 쌓여있고....
큰 오븐구이 통닭을 만오천원정도에 팔고 있는데
한국가면 길가트럭 빨간 불빛아래 빨가벗고 포개져 돌고있는 세마리 만원짜리 그 통닭이었다,
반 돌다가, 천천히 쇼핑하라고 하고 나 먼저 계산대 밖으로 나와 앉아있었다,
내 앉은 바로 앞이 조그만 고객센터와 담배창구를 겸하고 있었다
한 백인 여자가 DVD 케이스를 가져와 반픔해달라고 하는거 같았다
직원이 케이스 안을 열어 내용물이 없다고 다른 직원에게도 보여주고 하더니 순순히 돈으로 반환해주었다.
여긴 아직도 DVD를 직접 사 보나보다.
담배는 철재 케비넷에 슴겨놓고 이름을 대면 꺼내주는 식이었다.
불량스러운 남자 둘이 와 담배를 사간다. 작은 키의 남자는 다운이(다운증후군) 였다
그리고 한동안 따분한 시간이 흐르는데
다운이가 내 옆에 풀썩 앉더니 그 옆에 아까 불량남자가 같이 앉았다,
한 벤치에 불량감자 세개가 쪼르르 앉아있는 꼴이라니 !
난 다운이가 싸구려 스마트폰 가지고 노는거 옆으로 힐끗힐끗 보고 그들은 날 투명인간 보듯하고...
그 남자는 다운이 아빠였고 잠시후 터프한 엄마가 부르는 소리에 두 불량감자는 떼구르 굴러나갔다.
은재가 기따란 장난감 막대같은걸 사갖고 나오며
" 아빠한테 혼날 각오하고 샀다 " 고 해 혼낼 각오하고 보니 비눗방울이었다,
세일러 문 요술지팡이를 흔들자
무지개빛 비눗방울이 후루룩 만들어지더니 둥둥 하늘로 날아올랐다
아름다운 방울을 보기만 해도 얼굴에 미소가 생기고 마음이 보드라와졌다
대딩이나 고딩이나 초딩이나
이 순간엔 모두 유치원생이 되버렸다,
싸구려 장난감 하나가 값을 매길수 없는 소중한 시간을 선사해주었다
저 언덕길을 올라가
능선위에서 좌회전해서
바다를 향해 내려간다.
아이들이
이젠 제법 여행을 만들어 즐길줄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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