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 최악의 음식과 최고의 장난감

2012. 1. 27. 19:00Australia 2012

 

 

 

오늘 차 안에서 노숙해야 되는거 아닌가 갑자기 불안한 맘에 조급해진다.

 

가는 길에 얼핏 본 간판이 기억나 그 곳을 찾아갔다,

Oceanview hotel,  여기도 아까본 Terrace hotel 같은 모터랏지 스타일,

 

식구들 차 안에 있으라고 하고 은재랑 1층 한쪽 구석에 프런트 문을 여니 중년여인이 앉아있다.

방 두개에 270 $ 를 부른다. 은재가 방을 보고 오더니 괜찮다고...

그럼 두번째 단계, 깍아 달라고 하니 딱 10 $ 깎아 260 $ (322,400 원)

덧붙여, 카드를 받는데 오늘 기계가 고장나 현찰 내라고 한다.

  - 현찰이 모자라는데...

  - 시내 무슨 은행 앞에 ATM 기계에서 찾을수 있어요.

  - 돈은 저녁먹고 들어올때 줄테니 방 키나 주쇼, 짐부리게 !

  - Okey !

 

우리방은 사진 왼쪽 1층 두개.

<인용사진> 클릭하면 확대됨

 

 

 

 

우와 ~! 창밖으로 이국적인 풍광이 !

너른 잔디밭에 알록달록한 놀이시설이 꽉 찼다.

 

여긴 호주가 아니라, 영화에서나 보았던 미국서부에 와 있는거 같았다.

우리는 정처없이 떠도는 Hippie 가족 !

 

 

 

방에서 왠 말똥냄새가 나 창문을 열고 발코니로 나갔다가 조다쉬(말대가리)만한 경재 얼굴에 깜짝 놀랐다.

그 너머로 Pony 마구간에서 나는 냄새였다

 

 

 

 

아침식사도 제공된다고 해서 방을 계약했는데

냉장고를 열어보니

 

조그만 오렌지 쥬스 2개. 식빵 네장, 우유

 

시리얼 두통, 과자 하나에 차셋트.

너무 진수성찬이다.

아침에 배 터지겠는걸 !

 

밥이나 먹고 오자 !

 

 

 

모텔 아줌마에게 스테이크 잘하는 집을 물어봤더니, 아까 그 Terrace hotel 1층에 식당을 추천해줬다.

하필 그곳을 ~ 하며 가보니 문이 닫혀있다.

 

 

 

시내는 1km 남짓한 길을 따라 상가들이 빼곡히 들어차 있는 것이 다다

 

 

 

 

 

 

ATM 에서 1,000 $ 뽑고 나니 잔고가 300 $ 밖에 안 남았다

시내 골목안으로도 들어가봤는데 변변한 식당은 안 보이고

 

Take-out 을 겸하는 조그만 식당들만 몇개 있다.

 

 

피자집 테이블은 꽉 찼고 주문하면 30분 이상 기다려야 한다고 해서

 

옆에 Honky Dory's 라는 Fish & chip 가게을 들어갔다,

교촌치킨만한 박스셋트가 33 $ (40,920 원)  조그만 콜라 하나가 4,000원이 넘었다.   only cash !

주인 할머니가 소금을 고르라며 몇 종류를 대길래 모르겠다고 하자 손바닥위에 조금씩 뿌려주며 맛을 보라고 한다.

 

 

 

가게 앞 파라솔에 앉아 10여분을 기다리니 우리 번호를 부른다

 

 

사진에서 보듯이 조그만 박스에

감자튀김을 깔고 생선살 튀김 두쪽 올려놓고 레몬 한 조각. 양에도 실망했는데...

꽈배기에 설탕 묻히듯 뭔 소금을 잔뜩 뿌려놔서 엄청 짰다

하나씩 집어먹을때마다 눈에 허옇게 보이는 소금 털어 먹다가 모두 다 짜증이 나 버렸다.

 

호주 여행중 최악의 식사였다

사비스도 가격도 맛도 양도... 

 

 

 

저녁 6시쯤 되니 상가들이 하나둘 문울 닫고 있다

 

 

다들 배가 덜 차, 아까 피자집에 다시 가서 가장 싼 피자 한판 주문했다 14 $ (17,360 원)    역시 only cash !

기다리는 동안 현주랑 은,경재는 혹시 마트 있나 둘러보러 갔고

난 주차장에 가서 차를 끌고 왔다.

 

 

마침 근처에 할인마트를 발견

피자 싣고 저녁거리를 더 사러 Woolworth 로 달려간다.

 

 

안쪽 깊숙한 매장안엔 과일과 음료수와 초코렛이 산더미처럼 쌓여있고....

큰 오븐구이 통닭을 만오천원정도에 팔고 있는데

한국가면 길가트럭 빨간 불빛아래 빨가벗고 포개져 돌고있는 세마리 만원짜리 그 통닭이었다,

 

반 돌다가, 천천히 쇼핑하라고 하고 나 먼저 계산대 밖으로 나와 앉아있었다,

내 앉은 바로 앞이 조그만 고객센터와 담배창구를 겸하고 있었다

한 백인 여자가 DVD 케이스를 가져와 반픔해달라고 하는거 같았다

직원이 케이스 안을 열어 내용물이 없다고 다른 직원에게도 보여주고 하더니 순순히 돈으로 반환해주었다.

여긴 아직도 DVD를 직접 사 보나보다.

담배는 철재 케비넷에 슴겨놓고 이름을 대면 꺼내주는 식이었다.

불량스러운 남자 둘이 와 담배를 사간다. 작은 키의 남자는 다운이(다운증후군) 였다 

 

그리고 한동안 따분한 시간이 흐르는데

다운이가 내 옆에 풀썩 앉더니 그 옆에 아까 불량남자가 같이 앉았다,

한 벤치에 불량감자 세개가 쪼르르 앉아있는 꼴이라니 !

난 다운이가 싸구려 스마트폰 가지고 노는거 옆으로 힐끗힐끗 보고 그들은 날 투명인간 보듯하고...

그 남자는 다운이 아빠였고 잠시후 터프한 엄마가 부르는 소리에 두 불량감자는 떼구르 굴러나갔다.

 

은재가 기따란 장난감 막대같은걸 사갖고 나오며

  " 아빠한테 혼날 각오하고 샀다 " 고 해 혼낼 각오하고 보니 비눗방울이었다,

 

 

세일러 문 요술지팡이를 흔들자

무지개빛 비눗방울이 후루룩 만들어지더니 둥둥 하늘로 날아올랐다

아름다운 방울을 보기만 해도 얼굴에 미소가 생기고 마음이 보드라와졌다

 

대딩이나 고딩이나 초딩이나

이 순간엔 모두 유치원생이 되버렸다,

싸구려 장난감 하나가 값을 매길수 없는 소중한 시간을 선사해주었다

 

 

 

 

저 언덕길을 올라가

 

능선위에서 좌회전해서

 

바다를 향해 내려간다.

 

 

아이들이

이젠 제법 여행을 만들어 즐길줄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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