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1. 24. 14:00ㆍAustralia 2012
소위 선진국에선 소위 미식가란 형이상학적인 직업을 가진 사람들이
모종의 cartel 을 형성하고 몰려다니며 레스토랑을 평가하는 식문화가 있는데
소시적 국민학생이란 직업이전에 이미 넝마주이를 경험해야 했던 나로서는 그들의 그 문화가
왠지 벨이 꼬이는데
배고프면 다 맛있고, 주방장 컨디션에 따라, 오늘 들어온 생태의 눈깔에 따라서도 맛이 일정치않은
음식을 갖고 식당을 평가한다는건 지극히 합리적이라고 자부하는 그들에게 진짜 이게 최선이냐고
되묻고 싶은데
짱이가 스테이크 먹고 싶단 한마다에 무조건적으로 맛집을 뒤지고 있는 나.
그분들의 조언대로 Swell 을 찾아간다.
이 레스토랑은 그분들의 디테일하고 센시티브한 舌頭의 기준으로 "아침상'을 수차례 수상했다고 한다
* swell : 너울파도.
비가 좀 더 세진다
차분한 Sydney 도 뭐 나쁘진 않았다.
이 레스로탕은 또한 바닷가에 있어, 비오는 오후를 분위기있게 보내고 싶었다
왼쪽은 본다이비치. 오른쪽은 브론테비치.
우리는 Right
언덕위 주택가 구불구불한 골목길을 헤쳐나오니
막막한 수평선이 내려다 보이는 급경사가 눈앞에 떨어진다.
해변 방풍림뒤로 식당들이 쪼르르 붙어있다.
손바닥만한 간판을 간신히 발견하고 식당 바로 앞에 차를 바싹 대 놓았다
- 여기 그냥 대놔도 되요 ?
- 오늘 비와서 단속 안 할거예요, Maybe ...
여종업원이 건성건성 대답하면서도 책임은 교묘히 회피한다.
내부를 둘러보니 상장같은걸 한쪽 벽에 걸어놓았는데
글자가 자잘한 걸로 봐선 ' 자세히 들여다보면 곤란하다' 는 뭐 그저 그런 상 아닐까 ?
이미지만 느껴보라는 인테리어 장식같다
3명의 웨이츄레스가 종횡무진 바쁘게 움직인다.
주문을 받는 활기찬 목소리에 우리도 덩달아 기분이 좋아졌다
맛집에 소개된 사진을 보여줬더니 목소리가 한 옥타브 더 높아졌다.
.
스테이크와 햄버거와 미트파이등을 시켰다.
아침 메뉴중 유명하다는 Eggs benedict (잉글리시 머핀위에 水卵을 올린 것) 를 먹을수 있냐고 물어보니
주방가서 알아보고는 ' 시간이 지나 못 만든다고 죄송하다' 하는데
그 말투가 너무 활기차도 진정성이 의심되는 부작용이 있구나
* 수란 : 끓는 물에 살짝 넣다 뺀 반숙의 계란
추가 주문한 Angel hair pasta
가늘고 탄력있는 면발에 치즈와 게살로 맛을 냈다.
' 천사의 머리카락이 이렇게 생겼구나 ! '
주차단속원이 차 주변을 두리번거려
밥 먹다 말고 탁자에 걸려 넘어질듯이 뛰쳐나갔더니
웨이츄레스가 깔깔 웃으며
" Postman ! "
이라고 한다. 우씨. 제복에 너무 긴장했어
맛있는 점심을 즐겁게 먹고 나오니 비까지 그쳤다.
번잡하지 않은 Bronte beach
느긋하게 시간을 보내는 사람들
한국에서 상상한 호주와 시드니, 막상 도착해서 느끼는 오감은 완전 별개의 다른 곳이었다
본다이에서 여기 브론테를 거쳐 쿠기비치까지 산책로가 이어져 있는데 가이 절경이라고 한다
밥 먹었으니 소화시킬겸 산책하라고
식구들을 본다이 비치에 내려주기로 했다.
<지도 클릭하면 확대됨>
빨간줄은 호텔에서 보른테 비치까지
파란줄은 본다이비치까지 해안 절벽산책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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