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1. 23. 11:00ㆍAustralia 2012
어제 미리 성묘갔다오고, 오전에 얼른 제사 치룬 다음 출발한 시간이
11시 5분.
들뜬 기분으로 수원외곽 고속도로를 한 5분 신나게 달리는데 저 멀리 차 들이 꽉 막혀있다.
설날 오전부터 귀성전쟁인가 ?
금쪽같은 30여분을 쌩으로 날리며 기어가다보니 1차선에서 젊은이들이 차 두대 붙여놓고
팔짱을 끼고 서 있다,
여러 사람 참 깝깝한 시츄에이션이구만
그 이후는 당연히 차가 잘 빠지더니 영동고속도로에 들어서자 아예 양방향으로 꽉 찼다,
다 나처럼 공항 가는 사람들로 보인다
왠걸 ! 인천공항 길로 빠지자 마자 갑자기 도로가 횡했다.
급격히 신난 은재
12시 30분에 도착한 공항. 청사내에도 사람이 너무 없다.
뉴스에선 분명히 구정연휴에 출국인파가 사상 최대라고 했는데...
(이선생에게 들으니 구정 전날은 새벽부터 사람들이 엄청 많아 기다리다 기다리다 1시간 남겨놓고
비행기표 뺏다시피 해서 뛰어 들어갔다고 한다)
이젠 Boarding pass 정돈 우습다는 표정의 현주,
나랑 짱이는 공항 라운지로
현주랑 은재 경재는 면세점으로 각자 헤쳐 모이기로 했다.
면세점에서 기념으로 지폐북을 받았는데 진짜 쓸수 있는 돈이라고 신난 경재.
1달러 10장이 한장씩 뜯을수 있게 붙어있다
기축통화 발행국이 좋긴 좋구나. 지네들 돈을 싸구려 수첩만들듯 맘껏 찍어 비싼 값에 팔수 있으니...
홍콩으로 우리를 태우고 갈 Cathay Pacific
한편, 엄마따라 간다는 짱이를 컵라면으로 꼬셔서 4층 Hub Lounge 를 찾아갔다,
난 내 카드로 무료입장하고, 짱이는 얼마전 발급받은 현주카드로 들어가려는데...
현주 카드가 거부당했다.
라운지 무료로 이용하려고 카드발급 직원과 직접 통화까지 하며 확인했는데 황당해서 땀이 삐질삐질 났다,
카드회사에 통화해보려 해도 구정이라 ARS 만 반복.
그냥 가자니 짱이에게 체면이 안 서 23,730원 결재하고 들어갔다,
본전 뽑으려고 짱이랑 아이스크림 2개씩 먹고 3개를 가방에 넣고 일어났다,
(귀국후 과장광고로 민원넣었더니 열흘후 본사 직원의 답변전화가 왔다
전산실수로 그렇게 됐다고 원래 받아야 할 써비스니 환불해준다고 한다.
일단 나같은 피해자는 없냐고 일장훈시로 분위기를 조성한 다음...
- 그 날 망신을 당해 정신적인 보상을 받아야겠다
- ... 아 ... 아웃백 상품권이라도 보내드릴까요 ?
- 됐고. 23730 포인트를 적립해줘라. 10만원 백만원 달라는거 아니고
난 상징적인 의미로라도 이걸 받아야겠다
- 네.. 23730원은 환불해드리고 23730포인트 적립해 드리겠습니다 )
비행기에 타자마자 라운지에서 가져온 아이스크림을 나눠줬다.
스푼 필요없이 먹기좋게 녹아 기울여 ....마시더라.
은재가 짱이에게 해준 네일아트
기대하던 기내식이 별로였다,
짱이가, 갈아탄 비행기 기내식도 똑같으면 아예 안 먹는다고 할 정도로...
Transfer 하는 홍콩공항에서 삼엄한 짐검사가 있어 줄이 순식간에 몇 겹이 되었다
입국심사건 환승이건 홍콩은 좀 유난스러운데
짱딸막한 키의 검색대 직원 목청은 또 얼마나 시끄럽던지 특유의 성조가 아주 카리스마가 철철 넘친다.
갑자기 여기저기서
' 연예인이 우리랑 비행기 같이 타고 왔다 ' 며 수근거리길래 얼른 둘러보니
이렇게 생겼는데
여왕개미가 앞뒤로 병정개미 대동하고 아우라를 뽐어대고 있었다,
은재라인 짐 수색이 이유없이 오래 지체되어 위층에서 한 동안 기다렸다
34 Gate 찾아가며 은재랑 스타연예인들의 공허론에 대하여 신나게 수다를 떠는데
바로 뒤에서 우리를 추월해 성큼성큼 앞서가는 여왕개미를 보고 조용히 입을 다물었다,
저녁시간을 넘기자
34 Gate 주위가 한결 차분해졌다,
우리보다 먼저 와 기다리던 여자는 고개 꺽고 잠이 들었고
건너편 대기의자에선 중국중년 네댓이 모여 카드놀이를 하고 있다
자동보도는 텅빈채 혼자 쉬고 있고
High tone 은 독특한 복장의-모자에서부터 하얀 실루엣을 늘어트린- Emirates 스튜어디스 하이힐소리뿐이다.
나도 그 속에 묻혀 망중한을 즐겼다
2시간이나 남아 여자들은 면세점 구경을 가서 군것질거리를 사왔다,
젊을땐 먹을거라면 곧바로 입안에 던지고 봤는데
나이가 드니 멀찌기 놓고 한번씩 간 보는 버릇이 생겼다
인천공항에선 추워서 반팔속에 메리야스를 껴 입었다
좀 내려왔다고 온도가 상승했다. 호주에 도착하면 더울거 같아 화장실가서 메리야스를 벗고 반팔만 입었다.
드디어 환승비행기 탑승
잠시후 중국인들이 엄청 꾸역꾸역 들어오기 시작했다
하긴 시드니에 차이나타운도 있고 울렁공에 난티엔사원도 있고 정착역사도 오래 되었으니
한국인이 호주가는 숫자보다 훨씬 많은 중국인들이 호주를 왕래하겠구나.
여기저기서 아이패드와 스맛폰등을 꺼내놓는 그들을 보며 더 이상 중국인 가난하단 소리 못하겠단 생각이 절로 들었다
화려한 홍콩의 야경을 내려다보며
시드니행 긴 밤의 비행이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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