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 8. 3. 21:00ㆍItaly 2007
거리 아랫쪽까지 내려갔다가
수퍼에 들려 먹을걸 사들고 오는 식구들.
※ 내가 제일 좋아하는 사진이다.
길가에 예쁜 식당에 앉아 피자를 주문한다
웨이터가 중년 아저씨인데 얼음좀 갖다 달라고 했더니 알았다는 듯이 OK ! 해놓곤 계속 안 가져왔다,
다시 재촉해도 대답만 우렁차다 ...끝끝내 못 먹었다
피자 나오길 기다리다 길건너에 예쁜 가게가 보인다
Animalia ? 에니메이션 인가 ? 아이들 장남감 같은 것도 팔겠군 싶어 가보라고 했더니...잠시후 징그러워서 혼났다고 현주가 고개를 흔든다.
에니메이션이 아니라 animal 애완동물가게였다. 뱀 같은거 있는 ㅋㅋ
몸매는 쥑이는데 약간 지능이 떨어지는 듯. 허리에 감싼 리본도 그렇고 여튼 꽤 신경쓴 옷차림이다
드디어 한판씩 !
우리가 갔던 식당. Gran caffe Plebiscito
<인용사진>
저녁먹고 나오니 해가 저물었다
길옆 건물벽에선 한눈에 봐도 어린 것들이 열심히 키스를 하고 있다. 혹시 작년에 본 애들은 아니겠지 ?
은재가 넋을 빼놓고 처다 보다 현주에게 핀잔을 들었다,
나폴리 항구에 불빛이 내려앉았다,
광장에 와서 신나게 노는 동네 애들
갑자기 한밤에 스페인구역을 가보고 싶었다,
Quartieri Spagnoli 라 불리는 스페인구역은 나폴리에서도 인구밀도가 가장 높은 곳으로 꼽힌다. 17세기에 좁은 거리들을 격자형으로 배치했던 스페인 군대에서 유래되었는데 나폴리 사람들의 전형적인 삶의 모습을 볼수 있는 곳으로 특히 빨레를 골목위에 널어 놓은 풍경이 인상적이다. 낮의 활기에 비해 밤은 좀 위험한 분위기가 감돈다.
아이들을 테우고 드디어 공포의 스페인구역 앞에 섰다, 눈 앞엔 고바위에서 아래로 급하게 꺽이며 굽이치는 골목이 시커먼 입을 벌리고 음흉하게 미소짓고 있다. 심호흡 한번 하고 어두운 골목길로 들어갔다
차 한대 딱 빠져나갈 정도의 길,
차와 채 1m 도 안 떨어진 집안에 부엌이 그대로 보인다. 식탁에 앉아 왁자지껄 저녁을 먹는 가족도 보이고 지저분한 소파에 앉아 작은 TV를 보고 있는 사람들, 번뜩이는 눈빛으로 어깨를 굽히고 걷는 불량스러워 보이는 사내녀석들. 미로와도 같은 일방통행길
네비는 우리가 어디서 들어왔는지 어디로 나가야 할지 알 수 없는 수많은 사각형의 바둑판만 보여주고 있다,
꼭 마피아 본거지 중심부에 허락없이 들어온 순진한 아가씨처럼 공포스러워 앞차만 쫒아가는데 골목 끝부분에서 경찰차가 요란한 싸이렌을 울리며 거슬러 올라온다. 일방통행길을 우리가 맞게 가고 있음에도 바로 앞 차는 경찰차의 기세에 눌려 옆길로 차를 쑤셔박고 어서 가시라 비켜주는데 갑자기 오기가 생겨 난 그대로 서 버렸다, 조수석에 경찰이 내려서 우리 차로 다가온다. 차창을 열고 모르는척 뭔 일이냐는 눈빛을 보냈더니 뭐라고 하려다 말고 차 안에 동양인들이 꽉 차있는걸 보고 그냥 돌아가 자기네 차를 비켜주었다.
속으론 " 경찰보다 더 무서운 눈 찢어진 동양놈들 " 이라고 욕했겠지 ?
무사히 이 구역을 빠져나오며 모든 식구들이 안도의 한숨을 쉰다.
써고 괜찮은 호텔을 발견했다.
어둡고 무서운 골목옆에 있는 호텔이었지만 아기자기하고 포근했다,
경재가 어연일로 자기 빨래를 자기가 한다고 한손으로 주물럭거린다.
파란만장한 하루가 이렇게 저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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