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 8. 3. 10:41ㆍItaly 2007
여행중 한 도시에 4일 이상 머문 곳이 없었다, 3일이면 질릴 정도로 충분했다.
그러나 로마는 작년에도 며칠 머물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번에 5일간이나 돌아다녔지만 아직도 아쉽다.
오늘은 렌터카를 찾아서 남부로 내려갈 계획이다.
아이들 호텔에서 기다리라고 하고, 현주랑 스쿠터를 타고 테르미니역안에 사무실에 가서 키를 받아 근처 주차빌딩에서 차를 찾아 나온다.
스쿠터 반환을 해야 하기에, 로마에서의 운전이 불안한 현주에게 나만 따라오면 괜찮다고 하며 스쿠터를 타고 건물을 벗아났다. 현주도 나만 보며 블럭을 벗어나는 골목길 사거리
꽝 !
놀라서 뒤를 보니 조그만 차가 현주차 조수석쪽 펜다를 받은 것이 아닌가.
" X 됐다 !" 란 말이 절로 나왔다, 현주는 렌터카 등록을 안해서 보험 적용이 안된다. 차안에서 벌벌 떨고 잇는 현주를 불러 오토바이를 한 켠에 세우고 차를 살펴보았다, 펜더는 좀 찌그러졌는데 상대편 차가 작은거라 바퀴에 큰 충격을 가해서 안쪽으로 기울어져 버렸다,
상대방 운전자는 순한 인상의 나랑 나이가 비슷한 사무직 이탈리아인 같아 보였다, 지도 한눈 팔며 골목길에서 우리 차를 받은거니까 일말의 책임을 느끼는지 악다구를 쓰지는 않는다. 더구나 상대방의 차는 낡고 조그만 소형차고 우리차는 벤츠 새차니 지도 당황스럽겠지. 난 경찰오기전에 빨리 해결하려고, 서로 각자 고치는 걸로 하자고 예기가 거의 다 되었는데, 상대방이 내 렌터카 사무실에 전화한 후에는 또 약간의 이견이 생겼다. 입이 바짝바짝 타고 정신이 하나도 없다.
갑자기 작년에 민박했던 집이 이 근처라는게 생각나서 주인내외에게 도움을 청하려 현주를 보냈다, 현주는 건물입구에 도착했지만 몇층 몇호인지 기억이 안나더란다. 1년반이 지난 일이고 여행일체는 나에게 다 맡기면서 다녔고 지금처럼 사고와중에 기억 안나는게 당연하다
다행히 누가 들어가길래 얼른 따라 들어갈수 있었다.
기억을 더듬어 층수와 호실을 찾아 초인종을 누르니 조선족민박집 주인내외는 없고 이탈리아 여자가 나오더란다. 정신이 하나도 없어 영어와 한국어를 섞어 물어보니 이사갔다는 청천벽력과도 같은 말을 들었다.낙담하며 내려와 우리도 상대방도 어찌할바를 모르고 있고 구경꾼들만 사방에 모여들었다
그런데 ! 그런데 !
저쪽에서 민박집 아저씨 모습이 보이는게 아닌가.
구세주를 만난 것처럼 반가워서 막 부르니 우릴 보고 다가온다
로마에 왔으면서 연락도 안하고 다른곳에서 숙박했다는 미안함도 생겼지만 그건 다음에 사과하자. 민박집 아저씨가 유창한 이탈리아어로 대화를 하고 우리는 그제야 반 안심을 하고 결과를 기다렸다. 잠시후 상대방 운전수와 악수를 하고 그를 보낼수 있었다. 각자 고치는걸로 했다고 한다. 민박집 아저씨랑 반가운 인사와 그동안의 사연도 예기하며 좀 마음이 놓였다,
' 민박집이 근처로 이사를 했다, 오늘 여기 볼일이 있어서 왔다 가는 길이다 '
40년을 살며 딱 하나 배운게 있다. 인연은 언제 또 만나서 상황이 역전될수도 있으니 항상 인덕을 쌓자 !
아저씨에게 고맙다고 인사하고 운전을 도저히 못하겠다는 현주를 달래 렌터카 사무실에 다시 가 사고상황을 예기-당연히 현주가 운전했다는 말은 빼고-하며 차를 바꿔 줄수 있냐고 물었다. 그 정도면 타고 다닐수 있다-차를 확인도 안 해보고-고 또 바꿔줄 차도 없다고 별일 아닌듯이 예기한다.
뭐 난 예기 한거구 너네들이 괜찮다고 한거니 알았다고 하고 나왔다. 거기서 마지오레까지는 결코 짧은 거리가 아니지만 현주는 죽어라 날 쫒아오고 난 이번엔 신호 봐가며 아주 천천히 스쿠터 반환소까지 내려갔다,
호텔에 도착하니 아이들도 뭔 일인가 걱정으로 눈이 왕방울만해져 있다. 다 태우고 짐 다 싣고 로마를 벗어나는데 아무래도 차 상태가 궁금해
EUR 사각 콜로세움 앞에까지 한적한 곳을 찾아가서 차를 살펴본다. 현주에게 내려서 차가 똑바로 가는지 봐 달라고 하고 내가 멀찌기서 운전하며 다가왔다, 바퀴가 약간 눕긴 했는데 덜렁거리진 않는다고 해서 불안해도 그냥 몰아보기로 했다,
나폴리 내려가는 길에 고속도로 휴게소에 들려 건물뒤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쉬어간다
우리가 빌린 렌터카
찌그러진 부위
차만 타면 조는 은재,
해안가를 따라 가다보니 해수욕장이 보인다
당연히 사람이 많겠지 ? 하며 가봣는데, 긴 백사장에 듬성듬성 사람들이 쉬고 있고 흔한 교통무질서도, 차도 별로 없었다,
경재는 팔깁스때문에 다른 애들까지 수영도 못하고 발만 담그다 나와야 했다
아쉬움을 모래 흙장난으로 달래는 경재.
우리나라 같으면 이런 곳에 이런 휴가시즌이면 사람만큼 많은 차량에 좁은 길을 점령한 노점상에 진을 다 뺐겼을텐데 진짜 여긴 여유로웠다,
부러움을 뒤로 하고 나폴리를 향해 달린다.
여름 산불이 장난아니다.
먼 산등성이가 종이 가장자리 타들어 가듯이 벌건 불꽃을 넬름거리고 연기가 파란 하늘위로 퍼져가고 있다. 도로 앞에 흰 연기가 자욱하고 소방차도 와있고 교통정리를 하고 있다, 그 불이 여기까지 내려와 도로를 건너가고 있었다, 연기속에서 마주오는 차와 충돌할수 있으며 도로옆 나무들에서 불길이 차 위로 덮치지 않게 잔불정리를 하고 있다.하도 여름산불이 많아 먼 산은 그냥 방치해 놓는 상황이라고 한다.
경재야 뭐해 ?
길가에 문닫은 수영장 옆 공터에 차를 세우고
애들 옷도 갈아입고
잠시 쉬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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