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 1. 3. 16:12ㆍItaly 2005
테르미니 역사에 렌트카 업체가 네댓개 모여있어서 알아봤는데 거의 수동차량이고 한곳만 오토메틱 차량이 있는데 Benz 라고 가격이 좀 쎄다.
예약후 역사내부를 구경하고 다녔다
어제 구경하다 만 명품거리로 ...
골목 안쪽에 오토바이를 세워놓고 피자집에 들어갔다
둥근 피자만 보다 넙적한 걸보니 신기하다.
잘라판다고 해서 시금치가 올려진 걸 가르키며 생선튀김과 음료수까지 샀는데 정작 앉을 자리가 없다. Take out 해가는 사람들이 대부분인지 ..좁은 구석에 간이 테이블이 있긴 하다. 이건 뭐...맛이 환상이어서 거지처럼 서서 먹어도 충분히 행복했다.
든든하게 먹고났더니 기운이 난다. 명품거리로 쭉 걸어 올라왔다
어느 매장앞엔 손님들이 바깥까지 쭈욱 줄을 서 있었다. 문앞에서 경비가 입장객수를 제한하여 조절하고 있었다, 저런 대접받고도 명품에 목 메다는 사람들 ... 이해가 안된다
Luxery Display
Highend Price !
물건은 못사고, 스페인광장이 내려다 보이는 전망 좋은 2층에도 올라가 보았다,
로마의 휴일에 주인공처럼..,
다시 명품거리를 내려오는데 오른쪽 골목으로 Cartier 매장 표시가 보였다,
현주가 시계사달라고 해서 '까짓거 여기까지 왔으니 하나 사주자' 고 맘 먹고 골목 안쪽으로 들어갔다. 안쪽에서 왼편으로 좀 더 들어가니 고급스런 외관의 카르티에 매장이 숨어있었다,
깊숙히 들어와있어 조용했다. 금색 손잡이는 잡고 돌렸다...잠겨있다.
현주는 그냥 가자는데 아쉬워 유리문 안에 매장을 둘러봐도 점원이 안 보였다.
칫 ! 돌아 나오는데, 매장문을 열고 약간 나이가 있어 보이는 금발의 이탈리아 여자가 들어오시라고 한다.
매장안엔 남자 직원한명이외론 아무도 없다,
반짝거리는 대리석 바닥, 궁전에서나 봄직한 묵직한 대리석 기둥, 비싼 가구안엔 한두개씩 진열된 시계가 보석처럼 대접받으며 반짝이고 있었다
기죽어 두리번 거리는 우리는 한 방으로 안내되었다
사장책상같은 곳에 서로 마주보며 앉았다,.시계보러 온건데 뭔 면접하는 것같은 분위기다.
운동화에 싸구려 잠바떼기 걸치고 촌스런 행색인 우리들이 부끄러워지는 순간이었다.
- 어떻게 왔냐 ?
= 안 사람 시계좀 보러왔다
- 특별히 원하는 시계가 있냐 ?
= 없다. 일단 보여줘봐라
- 시계 모양은 라운드를 원하냐 스퀘어를 원하냐
= 라운드
- 시계판은 숫자도 있고 로마자도 있다. 어느걸 원하냐
= 로마자
- 시계줄은 체인과 가죽중 어느걸 선택할래
= 가죽
몇가지 더 물어보더니 잠시만 기다려 달라고 하고 자리를 비웠다. 이건 뭐 꼼짝없이 사야 되는 상황에 빠진 꼴이다.
잠시후 보라색 고급스런 벨벳천 위에 시계를 하나 얹어왔다. 이쁘긴 하다,
= 얼마냐 ?
- 500만원
= .... 현주야 살래 ?
곤란한 상황에서 현주에게 공을 넘겼다.
생각해보고 오겠다고 나오는 뒤퉁수가 따갑다.
지금 현주의 손목엔 짝풍 Cartier 가 채워져있다.
더 이상 명품거리를 돌아디닐 전의를 상실하고 숙소에 거의 다 올 무렵,
일방통행에 반대로 진입한 우리의 오토바이를 보고 맞운편의 경찰차가 우리를 불러 세웠다. 교통법규를 위반했다고 해서 영어을 잘 모르는척 했다. 오토바이를 어디서 났냐는둥 어디에 묵고 있냐는 둥 꼬치꼬치 캐묻더니 이 미친 놈이 그럼 우리가 묵고 있는 곳까지 가자고 우리를 앞세우고 경찰차로 따라오는 것이 아닌가.
이러다 민박집까지 피해를 입히는거 아닌가 ?
오늘 X 됐구만 .. 하며 천천히 경찰차를 이끌고 앞장서 가고 있는데... 천우신조랄까 ?
길 옆에서 다툼같은게 벌어졌는데 그 일 처리하느라 경찰차가 서서 오질 않는 것이다.
그대로 뺑소니쳤다.
그 순간의 스릴을 생각하면 ㅋㅋ
Pizza Yok 근처에 저녁 먹을 곳을 두리번 거리다 한 식당엘 들어갔는데 식당이라기보단 식료품점이랄까 ?
저녁때가 되니 현주가 많이 추워했다
배도 고프고 아이들도 보고싶고 낯선 객지라 더 헛헛한거 같아 안따까웠다
이럴땐 따뜻한 음식을 먹여줘야 하는데, 입맛에도 안 맞는 빵과 시큼한 해물 샐러드 밖에 없으니 ...
차가운 저녁을 쓸쓸히 먹고 있는데 젊은 점원이 드셔 보시라고 과자 몇개를 건네주었다,
받아보니 갓 구어내서 따뜻한 온기가 손으로 느껴졌다. 아까 따뜻한 음식 찾으니 없다고 미안해 하더니..
양 미간에 점이 하나 있던 이 이탈리아 청년에게서 부처의 모습을 보았다
고마워서 같이 기념사진을 찍었다.
그 식료품점 외관,
1월의 추운 로마 밤 공기가 훈훈하게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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