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 7. 28. 09:00ㆍJapan 2004
홋카이도 동부의 시레토코 반도에 위치한 시레토코 국립공원(知床国立公園)은 일본에서 가장 아름답고 훼손되지 않은 국립공원들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반도의 약 3/4 이상은 길이 없고, 북쪽 끝만 배로 관광하거나 며칠 간 트래킹 투어를 통해 볼 수 있게 되어있다. 이 반도는 불곰,사슴,여우를 포함한 다양한 야생동물의 서식지인데, 오호츠크해에 인접한 반도의 겨울 해안은 유빙을 볼 수 있는 북반구의 최남단 지역들 중 하나에 속한다. 2005년 7월, 시레토코는 반도의 생태계와 생물의 다양성 덕분에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추가되었다.
홋카이도에서도 상당히 멀리 이동을 해야 하는 곳이고, 자동차를 이용하지 않는다면 둘러보기에는 조금 어려움이 따를 수 있지만, 그만큼 빼어난 자연을 즐길 수 있어 들려볼 가치가 있는 곳이다
아침 일찍 베이스캠프인 우토로를 나와 시레토코반도 깊숙히 들어갔다
우리가 왔는데도 거들떠도 안 보는 사슴들을 보니 지대로 국립공원이구나 싶다.
비가 와서 더욱 깨끗한 자연
먼 산은 안개에 가려져 신령스럽기까지 했다.
시레토코고코 (知床五湖)
먼 산에서 흘러내린 물이 바다에 닿기전에 원시림속에 5개의 호수를 이룬 곳이다.
한적한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기념품점부터 들어가보았다
우리나라 흔한 기념품점과 별반 다를건 없었는데 곰 기념품이 주로 많았다는게 특징 ? 곰이 많다고 유난떨지만 캐나다처럼 도로 한복판에서 곰새끼를 만나봐야 곰 좀 있네 하지 쩝.
원시림과 반도의 높은 산들을 조망할수 있는 전망대언덕 가는 길
차로 갈수 있는 가장 안 쪽이 시레토코고코라서 다시 돌려나왔다. 자연보호의 뜻은 알겠는데 수박겉핣기식의 관람밖에 안되니 아쉽다.
우리가 갔다 온 헤어핀로드가 발 아래 보인다
반도 한가운데는 높은 산들이 줄지어 있어 반대편으로 넘어가려면 산맥을 넘어야 한다
계속되는 급경사를 올라가는데 길옆으로 백인여자 혼자 Recumbent Bike 를 타고 열심히 올라가고 있다. 용감하다.
시레토코도게 (知床峠)
우토로와 라우스를 연결하는 시레토코 횡단도로의 정점에 해당하는 해발 736 m 지점고개.
평평한 분지같은 곳에 화장실이 있고 너른 전망대가 있어서 차를 세웠다
등뒤로 1660m 의 라우스다케 (羅臼岳)가 보이는 곳에 도무지 외국 관광객의 얼굴과 복장이라고 할수 없는 편한 상태로 애들이랑 장난치며 놀았다. 일본 할아버지는 국립공원보단 짱이의 그림이 더 재밌는듯
짱이가 도화지에 뭔가를 열심히 그리다가 펜을 놓쳐 10 여 m 아래 풀숲으로 떨어져 버렸다,
잡초사이로 펜이 조금 보이니 갑자기 경재가 그걸 줏어다 준다고 겁도 없이 내려갔다
펜도 아들도 잃나보다 마음 쫄이고 있는데 거의 수직에 가까운 저 벽을 신기하게도 별 어려움 없이 쑥쑥 올라왔다.
주변에 있던 일본인들도 다 놀란 표정이다. Spider Man 이 아닌지 DNA 검사를 해야 할거 같다.
아까 올라올때 봤던 백인여자도 드디어 자전거를 끌고 고개에 도착했다
각각도 드문 일인데 백인여자가 리컴번트를 타고 이 높은 곳까지 왔다는게 왜소한 극동아人에겐 확실히 재밌는 볼거리라 사람들이 그녀주위를 우르르 에워싸고 한 마디씩 감탄사를 내뱉고 있다.
북해도를 동서로 횡단하는 길은 서울-부산거리 이상 멀었다.
점심으로 또 컵라면과 요깃거리를 사며 집으로 안부전화를 했는데 우리 아파트에 도둑이 들었다는 아버지의 걱정스런 목소리가 동해를 건너 이 먼곳까지 들려온다. 해외만 나와있으면 세무조사가 나오질 않나 직원들이 다 그만 두는등 산전수전을 다 겪어 별로 걱정도 안된다
아니 정확하게 말하면 여행을 망치기 싫어 의미를 축소시키고 싶은게 솔직한 심정이다.
어수선한 심정으로 차안에서 점심을 떼우는데 애들은 그 분위기속에서도 슬슬 장난이다
산속을 구비구비 돌다보니 깨끗한 휴게소가 나타나 잠깐 쉬어 간다.
남자 점원이 친절하게 사탕도 그냥 주었다
드디어 Toyako (洞爺湖)에 도착했다
오늘 운전한 거리를 지도에 표시해보았다,
난 원래 네비게이션을 좋아하지 않는다. 해외에서 네비없이 길을 찾노라면 귀국해서도 지명이나 여정이 또렷히 기억난다.
몇번을 입안으로 중얼거리며 지도와 도로표지판을 유심히 보아야 하니 안 그러겠는가 ?
그런데 이 나라 일본은 그런 차원을 넘는 어려움이 있다, 한자로 된 지명을 읽을수가 없다. 설령 아는 한자라 해도 일본식 발음은 전혀 모르니 도움이 안된다. 물론 영어로 된 북해도 지도가 있고 도로표지판에 큼지막하게 영어가 써 있다면 조금 쉬울지 몰라도 달리는 차안에서 깨알같은 알파벳을 식별하는건 더 위험해 네비게이션을 유용하게 썼다
전적으로 네비게이션에 의존하다보니 어느 길로 왔는지 알수가 없어 그냥 일직선을 그어버렸다.
중간에 비싼 통행료내고 고속도로도 달리고 편도 1차선 산길로 안내할땐 네비가 고장난게 아닌가 불안하기도 하고 해안도로도 신나게 달리고 했는데 그 길을 잃어버려 너무 아쉽다. 머리속엔 오로지 -네비에서 나오는- 간드러진 일본여자 목소리만 남아있을 뿐이다.
오전 9시에 우토로를 출발해 도야코의 Toya Sun Palace Hotel 에 여장을 푸니 밤 9시다
많이 비쌌지만 하루 종일 시달린 식구들을 위해 과감히 Check-in 했다.
이 호수에선 한 여름 6개월간 매일 저녁 8시 45분에 '도야코롱런불꿏놀이' 가 벌어진다
Lobby 커피숖에 앉아 창밖의 불꽃놀이를 보고 있자니 주변에서 한국말이 들린다. 한국사람들도 많이 오는 유명관광지인가 보다.
밤중에 시내 편의점에 가서 군것질거리를 사왔다
남자끼리 여자끼리 방을 나눴다가 몇년후엔 어른끼리 애들끼리 방을 나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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