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 Utoro

2004. 7. 27. 18:30Japan 2004

 



훗카이도 동쪽 오호츠크해를 바라보고 달려본다.

 

아래 지도 빨간색 표시가 우토로(Utoro) 라는 조그만 바닷가 마을.

홋카이도 자연의 보고인 시레토코 국립공원을 둘러보는 초입에 있다

 

해안도로를 달리다 쉬어갈겸 백사장으로 차를 댄다. 7월말인데도 사람이 거의 안 보이네...

애들은 어른과 달라서 몸안에 기운이 뻗치니까 수시로 저렇게 뛰어놀게 해야 여행이 순조롭다. 안그럼 차안에서 지들끼리 치고 받고 뺏고 울고 하니까 어른들 여행기분까지 망친다

 

 

바닷가에서 진을 빼놔서 애들은 차안에서 잠들고,,,조용한 음악이 흘러나오고, 길은 한적하니 속도 낼 일도 없구.

늦은 오후,  이런 평화로운 시간이 여행의 참맛 !

 

 

멀리 우토로시내가 보이고 마침 차의 기름도 떨어져 초입에 있는 주유소로 좌회전.

윈도우를 열고

" Fill it up please ! " 하니

반갑게 뛰어온 알바생으로 보이는 애가 머리를 긁적이며

" 아리까리 ....조또...야로.. !! ?? "   일본말로 뭐라 중얼중얼한다.  난 저렇게 들리던데...아님 말구

뭐 서로 뭔 말인지 모르는 상황이니 화를 낼수도 없고..궁리하다가 결정타를 날렸다.

" 이빠이 ! "

한놈은 원숭이처럼 앞유리에 붙어 열심히 닦아주고, 갈때는 90도 정확히 줄서서 인사하고...몸에 밴 친절하나는 어느나라를 다녀봐도 이만한 곳은 절대 없쓰무니다.

 

우토로시내 도착하여 골목골목 차를 몰고 분위기부터 파악하고...  작고 깨끗하다.

지도위에 빨간 숫자로 쓴 번호는 사진 위치

 

 

마을 앞에 높이가 50m는 족히 되보이는 돌바위가 있다.

색깔도 거무틱틱하고 모양도 약깐 꼬부라지긴 했어도 잔뜩 성이 나있다.

 

 1   처다보고 있으니 약간 어질어질 몽환적인 기분이 든다. 고개를 너무 처들었어 ㅋㅋ

 

※ 오론코이와 : 높이 60m의 거대한 바위. 170여개의 계단을 오르면 평탄한 바위 정상에 도달한다.

    정상에서는 푸른 오호츠크해, 우토로 시내, 시레토코의 산들이 한눈에 들어온다  

 

 

 

 2     그 바위 넘어서 바다쪽으로 방파제를 따라 산책했다.

 

 

 

바위아래 차다니는 터널 크기를 보면 이 돌비석높이가 상상이 되시는지

 3     태풍이나 쓰나미가 와도 저 바위뒤쪽 마을은 머 끄떡없겠다.

 

 

 4    Seagull made in japan 

       (Seagull 발음이 seagirl 과 비숫해서 속어로는 '항구의 매춘부')

 

 

 5   돌산만 빼면 여느 조용한 항구다

 

 

 

 6    내일 가야할 산이 멀리 보인다.

        해가 뉘엿뉘엿 ..하루가 차분히 저문다.

 

 

 

동네규모에 비해 제법 큰 호텔들이 몇개 있는데 워낙 일본 물가에 데인터라...

그리고 가만히 안을 들여다보니 유카타입은 남자들이 떼로 몰려다니는게 이방인입장에선 선뜻 안 들어가진다.

바위산 근처에 여관이 보여 차를 대고 안사람과 들어갔다.

아저씨가 응대하더니 영어가 불편한지 딸을 부르는데...키가 좀 큰 미혼의 아가씨같다

   영어가 유창하다 것도 일본식 영어가 아니라 본토영어다.

안 사람이 영어교육전공인데 "나도다 더 영어를 잘하네 ! " 하며 질투를 한다.

 7    일본여행중 젤 유창한 영어를 구사한 사람으로 기억된다.

 

※ 민슈쿠 이시바시 : 가정적인 분위기를 느낄수 있는 민슈쿠로 온천시설도 있다.

                          저녁식사로 털게와 대구로 끓인 산페지루(채소와 함께 소금이나 된장으로 간을 맞추어 끓인 장국),

                          생선회등 지방특산 해산물로 만든 요리가 나온다                 

              

 

 

결코 싸지않은 방값을 내고 밥도 먹고 마트구경(젤 재밌음) 도 할겸 나왔다.

 8  길 옆에 공예품점이 있어서 들어가보니

      ※ 에조시카 공예관 : 목공예가인 주인이 사슴 뿔로 엑세서리나 열쇠고리등을 만들어 판다.

                                   목걸이는 800엔부터, 페이퍼 나이프는 1500엔 부터 있다.

 

 

우와 !  녹용이다 !!!!  저 비싼걸 바깥에다 기냥 놔뒀네,

시레토코반도에 널린게 사슴이고 곰도 산다고 한다.

 

 9   다음날 관광안내소 기념품점 가보니 다 곰,곰,곰 이었다            

 

 

 

날은 점점 어두워지고 뭘 먹을까 돌아다니다 안사람이 대게집을 보고 들어가잔다   

 10       조촐한 우토로 시내풍경

              

 

 

 

가게문을 열고 들어가니 손님은 하나도 없고 우락부락하게 생긴 아저씨가 접대를 한다.

TV앞에 자리를 잡고 앉아서 주문을 하는데.....완전 서로 벽보고 예기하는 수준이다.  하나도 못 알아듣는다. 서로,

나중엔 게를 가리키고 그릇들고 퍼 먹는 흉내까지 내가며,...  그 남자는 우리에게

몇인분 내와야 할지 ? 밥도 같이 줘야할지 ? 탕이나 찜은 어떻게 줄지 ? 묻는거 같은데

몇분을 그러다가 서로 포기하고 쓴웃음을 지으며 각자의 자리로 돌아갑니다.

 

 11       잠시후 음식이 나오고, 배가고파서 그런지 참 맛있게 먹었다

 

 

 

예과1학년때 교양선택으로 일본어를 하긴 했는데,시헙볼때 친구 답안지 베끼며 진땀흘리던 기억이 아련히...

 12   배 채운 아이들은 넋놓고 TV속으로 빠져든다.               

 

가게문이 '드르륵' 열리더니 서양 젊은 커플이 들어온다.

우리에게 질린 아저씨가 더 오리지널 잉글리쉬가 들어오니 사색이 되어 아직 초저녁인데도 " 장사 끝났으니 다른데 가셈 !"  거의 쫒아냈다

그걸 보고 와이프랑 키득키득 거리며

  " 제내들 정말 불쌍하다 이렇게 맛있는 게다리도 못먹고 ㅋㅋ "

                

 

숙소로 들어와 짐정리하고 상위에 군것질거리 올려놓고 일기도 쓰고 TV도 보고. 여기 온천이 있다고 해서 기대하고 여자들이 먼저 갔다오더니 무서워 혼났다고 한다. 아들과 같이 수건하나 들고 삐걱거리는 나무 계단을 내려와 지하 1층 온천을 가보니 우리나라 60년대 딱 그 수준입니다.

작은방 크기의 어두운 색 벽에 흐릿한 전등불하나, 타일로 만든 욕탕엔 철성분이 착색되어 누렇다못해 붉은 색을 띄고 바닥이 안 보이는 탁한 온천물 위론 김이 모락모락

 13   지옥 펄펄끓는 물탕에 처넣어지는 기분이 들어서 도저히 탕엔 들어갈 엄두가 안난다.

 

 

 

몸을 조금만 움직여도 침대가 삐걱, 방안에서 이상한 냄새가 나서 창문도 약간 열고

 14  자다 깨다 했더니 어드덧 새벽이다.  창문밖으로 여관앞 풍경 한컷 !

 

 

 

 15  조식포함. 근디 각자 앞에 나온 생선토막 하나가 엄청 비렸다.

 

 

 

 16  우토로를 떠나며 자꾸 뒤돌아봐진다.

         아쉬움을 남기며... 

 

 

일본사람들의 삶을 느낄수 있었던 우토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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