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 7. 27. 13:24ㆍJapan 2004
태평양을 보고 싶었다.
홋카이도 동쪽으로만, 동쪽으로만 차를 몬다. 바다를 향햔 구릉지들이 점점 나타나는걸 보니 다이쎄스산맥을 벗어나고 있다. 급기야 스위스 풍경같은 초원이 눈앞에 시원하게 펼쳐졌다.
푸른 풀밭으로 들어가 큰 원을 돌아 한가운데에 차를 세웠다. 차안에서 답답했을 아이들에게
" 쩌기까지 뛰어갔다 와 ~" 하며 손가락으로 먼 곳을 가르키는데
말도 끝나기전에 벌써 풀어놓은 강아지처럼 튀어나갔다.
가슴속까지 시원하다 ! 태평양을 본것처럼...
맑은 공기에 기를 발산하고 나니 차안 분위기가 급 밝아졌다.
이름모를 큰 도시에 들어왔다.
일직선으로 도시를 관통해 나간다.
거리는 휴지하나 없이 깨끗한데 도시치곤 좀 조용하다.
변두리로 빠질 즈음에 큰 슈퍼를 만났다.
' 개가 X 을 끊겠냐 !' 며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신나서 들어간다.
외국을 돌아다니면 수퍼마켓 구경이 쏠쏠하다.
출국할때 짐을 줄이기 위해 칫솔이나 치약등을 일부러 챙기지 않는다. 도착하면 먼저 생필품사러 수퍼에 간다. 여행내내 쓰고 남으면 가져오는데 그게 또 기념품이 되었다. 명품쇼핑은 돈 없어 못하고 큰 마트는 너무 시간을 뺏기고 구멍가게는 물건이 별로 없다.프랑스에서는 Monoplex 이태리에서는 sMa 일본에서는 이 A-coop 을 주로 다닌거 같다.
이국적인 생필품도 구경하고 과자도 사고 빵도 사고...
그런데 반조리된 생선이 맛있게 보여서 직원아줌마에게 어떻게 해먹어야 되냐고 물어보았는데 한 마디도 서로 의사소통이 안되었다.
아쉽게 내려놓고 컵라면에 뜨거운 물을 부어 얼른 차에 올라탔다.
아무리 인스턴트로 떼운다지만 아무데서나 먹을순 없지 ! 좀 조용한 공원같은데를 찾아나섰다.
뒤에선 칼국수 컵라면이냐고 소리지르지,
국물 흘릴까봐 속도는 못 내지.
공원은 안 나타나지...미치겠는데
왠 관공서 같은 큰 건물이 보였다. 아쉬운대로 들어갔다.
그늘밑에 자리를 잡고 오늘 쇼핑한걸 풀어놓는다.
이건 뭐 노숙자도 아니구 거지도 아니구... 애들이나 안사람이 좀 황당하다는 표정이다.
비닐봉투 깔고 앉아서 맛있게 점심을 먹었다. 무슨 맛인지 기억은 안나지만 ...
경비가 와서 쫒아낼까봐 허겁지겁 끼니를 떼우고 둘러보니 장소섭외가 꽤 성공적이었다란 생각이 든다.
" 잠자리 날라다니는 한적한 고향땅~ ㅋㅋ "
경재는 벌써 무슨 공원같은 곳으로 뛰어가더니 콘크리트 더미위에 올라가 신나게 놀고 있다.
아바시리로 가는 길 옆엔 긴 호수와 울창한 숲이 길게 이어져 장관이다.
오후 늦게 아바시리 덴토산(天都山) 전망대에 도착했다.
도대체 왜놈들이 컵라면속에 뭐를 넣길래 애들이 저렇게 신났는지 갑자기 궁금해진다
한겨울엔 이 앞바다에 시베리아 아무르 강에서 흘러온 유빙이 가득차서 신비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일본내에서도 쇄빙선을 타고 유빙관광하는 코스가 여기서 출발한다. 이 아바시리의 한자가 網(그물 망) 走(달릴 주) 인걸 보면 물고기도 많이 잡히나보다.
해무가 없으면 저 바다넘어 시레토코의 설산들이 보일텐데 아쉽다.
전망대도 높은데 더 높은 저 첨탑을 보고 있으려니 하체가 후들거리다. 피뢰침인가 ?
일본도 휴가철일텐데 너무 조용하다.
저 아가씨는 바다를 한없이 바라보며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
아바시리 시내
조용한 시내를 벗어나 시레토코반도쪽으로 향했다
오호츠크해를 향한 한적한 바닷가
여독이 안 풀린 안사람은 나른하게 오수에 빠지고...
7월말이지만 역시 북한보다 높은 위도라서 바닷물이 차다.
수영하는 사람이 없다.
모레가 검고 굵은걸로 봐서 제주도처럼 화산용암이 굳어 생긴 현무암이다.
훗카이도를 돌아다니다 보면 꼬깔콘처럼 뽀족한 산들이 종종 보이는데 그 이유를 알거같다
아 추워 !
빨간 줄이 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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