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1. 7. 18:30ㆍTurkey 2010
석양에 비춰진 古都의 분위기는 급조된 현대도시에서는 절대 느낄수 없는 그 무언가가 있다
시내로 들어가는 길은 최악의 교통정체다, 샛길로 빠졌는데 하필 막다른 길이였다,
나가는 차량이 차 댈곳 없다고 들어오지 말고 차 빼라고 손짓을 해도 죽을줄 알면서도 불속으로 뛰어드는 불나방처럼 차들이 계속 밀고 들어왔고 급기야 운전수들끼리 싸움판이 벌어졌다.
간신히 후진하여 일방통행길로 들어간 곳은 더 지옥이었다
길가는 사람에,
담벼락에 붙어 할일없이 서있는 사람들에,
차선도 없는 좁은 길이라 차끼리 닿는건 기본이었다
매일 이런 길을 참으며 다니는 터키인들이 존경스럽다.
우리같음 세금 낸거 어따 쓰냐고 곧바로 민원폭주 !
그 와중에 한 남자가 눈에 들어왔다
소아마비로 뒤틀린 양 다리...뽀얀 발을 보니 한번도 땅을 디딘적이 없었구나.
저러다 지나가는 차에 깔리는건 아닌지...남일 같지 않아 맘이 무거웠다
엎어진 김에 제사지낸다고, 여기까지 왔으니 현주랑 짱이는 내려서 이집션바자르를 구경하기로 했다 3:45
1시간후에 좀 떨어진 곳에서 만나기로 약속.
30초면 갈거리를 15분 걸려 도착해서 조그만 틈바구니에 차를 세웠다.
전차가 무심하게 시르케지(Sirkeci) 역앞을 지나간다
유럽대륙에서 오는 철도의 종점
백여년동안 수많은 유럽부자들이 저 앞의 광장에 내려 이국적인 신비로움에 넋을 뺏겼으리라
비행기에 그 영광을 뺏긴 지금은 주유소와 잔디밭에 광장을 뺏기고 관광객들도 잘 찾지 않고 보수의 손길도 못 받은채 쓸쓸히 역사속으로 사라지고 있다
비잔틴과 오스만시대 건축물로 가득한 주변모습과는 좀 다른 느낌을 주는데 1880년 독일건축가에 의해 지어졌다
역앞 잔디밭
정체모를 남자들의 탈의실이 되었고 동네 개들의 배설센터가 되었다.
퇴근시간이다.
도로엔 차들이 꽉 찼고 버스를 기다리는 사람들, 항구에 들어오는 배는 차와 사람을 쏟아내는 이스탄불의 저녁풍경...
전봇대처럼 그들 틈에 조용히 서 오감으로 느끼고 있다
남자 셋이 신호 기다리는 차만 보면 달려가 뭐라고 하는데 ...궁금하다
폼 잡고 서있는데 머리위에 뭐가 떨어졌다,
툭툭털고 하늘을 올려다보려는 순간, 이번엔 좀 더 묵직한 것이 어깨위를 강타하고 땅바닥에 또 덜어졌다
놀라며 보니... 닭다리였다 !
살 붙어있는 것을 던져줘도 모자랄 판에 다 먹고난 뻑따구를 ?
소리를 지르며 하늘을 보니 새가 짐짓 안 그런척 딴청을 피우고 있었다
우짜겠는가... 내가 자리를 피해야지.
기름이 떨어진 차를 두 남자가 힘겹게 끌고 올라가고 있었다
무심히 내려오던 한 남자가 갑자기 차 뒤로 가더니 같이 밀어주었다.
그 무겁던 차가 가볍게 언덕을 올라간다.
'Turkey 2010' 카테고리의 다른 글
96> 이집션바자르 = 양념시장 (0) | 2011.01.08 |
---|---|
95> 갈라타타워의 변천사 (0) | 2011.01.07 |
93> 짧은 인연 (0) | 2011.01.07 |
92> 꼬장꼬장한 노인네. 이스탄불 (0) | 2011.01.07 |
91> 가이드북을 찢고 싶었던 Olivium (0) | 2011.01.0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