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1. 7. 10:30ㆍTurkey 2010
코앨료는 여행객들에게 도시를 여자로 비유했다.
여자를 알려면 오랜 시간을 두고 살펴봐야 하듯 도시도 며칠 묵으며 내면을 보라는 뜻으로...
난 도시가 하나의 사람같다.
혈액순환은 잘 되는지 -교통상황
화장이 요란한지 수수한지 -도시의 색
목욕은 자주 하는지 -골목의 쓰레기수거
젊은지 늙었는지 -도시의 활기
그러면 단순한 이미지로 귀결되는데...
파리는 귀족가문의 도도한 아가씨처럼
베니스는 거대한 수중왕릉으로
방콕은 국제창녀처럼
벤쿠버는 돈없는 백인청년으로
마닐라는 재벌의 숨겨진 아들을 꿈꾸는 거지로
이스탄불은 꼬장꼬장하고 안 닦은 노인네 같았다.
왜 이스탄불이 꼬장거리는 지저분한 노인네로만 보였을까 ?
(테오도시우스) 성벽과
(코자무스타파파샤) 골목길,
(카슴파샤) 공동묘지,
(바이람파샤) 차량정비소
(제이틴부르느) 공원등을 헤집고 다녔다
차량정비소옆 쓰레기더미위에서 만난 이스탄불.
시속 60 km 속도로 지나가며 보는 테오도시우스는 난공불락의 위엄있고 아름다운 성이었지만
차를 세우고 해자쪽을 내려다 보면 조그만 밭을 가꾸고 길가에 내놓고 파는 평생 일개미들이 보였다,
미니버스 정류장 뒤로 몇동의 차량 정비소들이 있었다
시미츠 수레를 끌고 가는 사람을 따라 그안으로 들어가 봤다,
일하다 나온 남자들이 한켠에서 시미츠장사가 꺼내주는 빵으로 점심을 떼우고 있다.
그들앞으로 흙탕물을 튀기며 지나가는 것도 미안할 지경이라 도저히 카메라를 들수가 없었다
지저분한 정비소 한구석에도 아타튀르크는 있었다. 반짝이는 얼굴에 해맑은 염화미소를 지으며..,
* 염화미소 : 이심전심의 뜻으로 쓴게 아니라 지저분한 진흙에서 깨끗한 연꽃이 피었다는 뜻으로 이 단어를 썼다.
한 남자가 자루에 열심히 흙덩어리를 퍼 담고 있었다
내가 지나다녀도 모를 정도로 열반의 경지였다.
복잡한 이스탄불 한가운데에 이렇게 방치된 공터가 있었다는게 신기했다.
작업대 위에 새기다 만 비석이 있었고 그 담넘어엔 공동묘지가 아주 넓게 퍼져 있었다.
공동묘지주변엔 꽃파는 상인들이 많았다.
저 꼬맹이는 꽃이 저리 좋을까 ?
성벽 밑으로 난 길을 따라 다른 동네로 넘어갔다
어귀에서 정답게 걸어가는 노부부 모습이 좋아보여 한동안 따라가봤다.
학교끝난 아이의 손을 잡고 가는 뒷모습
이발소-1
이발소-2
보기드물게 넓고 깨끗한 공원을 만났다.
제이틴부르느 구청이란 뜻인가 ?
공원쪽으로 난 창으로 집안 청소를 하는 주부의 모습이 간간히 비친다
평일 12시쯤
골목에서 남자들이 꾸역꾸역 쏟아져 나온다. 도대체 이 시간에 왜 남자들이 공원에 햇볕이나 쪼이러 나오고 있는지...
더 의아한 건, 공원 한가운데에 사복차림의 경찰이 무전기를 들고 서서 주변을 감시하고 있었다는 거.
학생둘이 달리기도 하고...
현주와 약속한 시간이 다 됐다
혹시라도 먼저 나와 있을까봐 1시전에 Olivium 앞에 차 세우고 기다렸다
몇분 안되는 시간에 젊은 넝마주이를 2명이나 봤다.
기다리며 먹다남은 초코렛을 다시 꺼냈다. 포장이 예뻐서 샀는데... 학교앞 문방구맛.
너무 단단해 깨물때마다 이가 부러졌는지 초코렛이 부서진건지 확인해야한다.
30분이나 늦어 놓고도 느긋하게 걸어오는 두 사람
이젠 말 안 통하는 객지에서 몇시간씩 떨어져 있어도 불안하지 않나 보다.
여행이 길어지면 간이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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