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1. 2. 21:00ㆍTurkey 2010
투숙객에겐 하맘(터키식 대중목욕탕)이 무료란 소리를 프런트에서 들었다,
현주가 ' 하맘 ! 하맘 !' 노래를 부르니 잘 됐다 싶어 세면도구를 챙겨 지하로 내려갔다
아직 문닫으려면 한시간은 남았는데 손님이 없는지 청소중이던 허연 멀대가 우리를 보고 놀란 표정이다.
- 숙박객인데 하맘 무료라서 왔다
어디로 전화를 걸어 이 상황에 대해 예기를 나누더니, 들어오라고한다
목욕수건만한 크기의 얇은 천을 하나씩 주고 신발장에 신발과 귀중품을 넣으라고 하더니 열쇠 두개로 잠그고 하나는 날 준다.
뭘 어쩌라는건가 어리둥절하고 있는데 털보가 물이 뚝뚝 떨어지는 천으로 하체만 간신히 가린채 올챙이배를 내놓고 나타났다.
산적같은 남자의 등장에 현주 일차 놀란다.
나한테 옆 탈의실에 가서 자기처럼 입고 나오란다. 허걱 !
그럼 여자들은 어떻게 하는거냐고 물으니 우리를 끌고 마네킹앞에 데려갔다,
여자는 요렇게 -속옷 다 벗고- 현주 이차 놀란다.
' 그래 어디까지 망가지나 해보자 ! '
탈의실에 가서 옷을 다 벗고 저 빨간 보자기를 두르고 나왔다.
털보가 맛사지나 때 밀거냐고 물어서
- 음 ~ 상황 파악좀 하고...
그럼 필요할때 부르라며 진짜 'HAMAM' 이라고 쓴 문을 알려준다.
빠꼼히 열고 들어가니 습한 열기가 훅 쏟아진다. 다행히 아무도 없다
걸터앉을수 있는 턱이 빙 둘러있고 돌 항아리 위에 수도꼭지가 두개있고 그 위에 바가지 하날 올려놓았다
돌항아리 바닥에 조그만 구멍이 있어서 물을 받아 놓아도 금방 빠져버린다.
* 터키사람들은 고여있는 물은 더럽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세수할때도 수도물을 틀어놓고 하는데 조그만 호텔 욕조에 마개가 없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조금있으니 현주랑 짱이가 수건을 두르고 들어 왔는데 아무리 가족이지만 남녀혼탕이니 정말 불편하다.
슬슬 짜증이 밀려올 즈음 털보가 문을 벌컥 열고 들어와 현주 세번째 놀랐다.
영어로 된 하맘 설명서를 주며 저기 별모양 돌판위에서 때를 밀어주고 맛사지도 해준다고 한다.
물론 여성고객도 똑같은 방식으로.
- 달래 터키탕이겠냐 ?
도저히 불편해서 현주한테 먼저 나가서 기다린다고 하고 나왔다
* 터키탕이란 명칭은 1996년 터키정부의 공식항의로 우리나라에선 증기탕으로 바꿔부르게 된다 ㅋㅋ
예비 터키여행자들에게 하맘의 실상(?)을 낱낱이 알리기 위해 이 남자들을 불러 설명을 요구했다
허연 맬대는 건식사우나와
잠을 잘수 있는 휴게실을 보여주었다
털보한테는 옷좀 입고 나오라고 해서
수영장과
* Bay :남 Bayan :여 Pazar :일요일
나머지 시설을 소개받았다
그 사이 짱이가 문밖에서 아빠 빨리 오라고 부른다
터키탕 최고 !
하맘 최고 ! 라고 엄지손가락 치켜주니 잘 가라고 손을 흔든다.
하맘을 폄하할 생각 전혀없으며 그 나라 문화를 존중한다.
그러나 한국사람들에겐 낯설고 불편하다는 것이 내 결론 !
엘리베이터에 층별 안내도.
H 층이 하맘과 수영장이 있는 곳인데 호텔 규모는 큰데도 전통 목욕방식을 고수하는게 좋아보였다.
현주는 문화적인 충격에서 한 동안 깨어나질 못했다.
너무 놀랐나 보다,
정신 차린다고 Mini Bar 에서 콜라와 맥주를 꺼내먹는 걸 보니 아직 제 정신이 아닌거 같다
TV 채널을 돌리다보니 ...어라 ? 들린다 !
" 하나님 감사합니다 ! 제가 드디어 터키채널에 자막 안보고도 귀가 트였습니다 ㅋㅋ"
근데 가만히 들어보니, 구수한 남도사투리가 들린다 !
터키방송채널에서 한국영화를 틀어 준것이다. 지구 반대편, 지극히 터키리쉬한 이 콘야에서 만난 한국이 넘 반갑다.
객실에서 내려다 본 호텔뒷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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