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 탱 쥬스 드셔보셨나요 ?

2011. 1. 2. 19:00Turkey 2010





콘야로 가는 길은 하늘과 땅을 구분할수 없을 정도로 깜깜했다,

높은 고개에서 반짝이는 콘야의 야경에 감탄하며 내려왔지만 시내지리 역시 깜깜하다



중심지라는 표지판만 따라 계속 들어갔다.


몇십분 시가지가 계속 이어지는데 이러다가 콘야를 반대편으로 벗어나는거 아닌가 싶어 불안해진다.


아무래도 빨리 베이스캠프를 꾸려야 겠다. 내일 날 밝으면 정보수집해서 다녀도 늦지 않으리...

다행히 길가에 약간 규모가 있어보이는 호텔로 들어갔다.

 

호텔 프런트맨의 인상이 차갑다.

   " China ? " 냐고 묻는다

   " Guney Kore " 라고 터키말로 해주자 갑자기 표정이 밝아진다

말꼬를 터야 D.C 라도 받을수 있을거 같아, 한국사람 많이 오냐고 물으니

   " Sometimes ! " 

1박 200 TL 달라는걸 깍아서 180 으로 쑈부(勝負)보고 방을 가보니 여기도 404호다.

최악의 반디르마도 404호. 무스타파팬션도 404호, 여기도 ...Oh ~No !

 

그래도 404호 중엔 젤 깔끔하군


엑스트라베드.

짱이는 큰 정식침대보다 요렇게 귀엽게 만든 간이침대가 더 재밌나보다. 덩치만 컸지 아직도 애기다.


아직 잠자긴 일러서 프런트에 내려와 근처에 큰 마트같은게 있는지 물었다

요 바로 앞이 쇼핑센터라며 10시까지 문연다고 한다.



신나서 차를 돌려 갔다

우리나라 큰 대형할인마트 2개 합쳐놓은 크기로 한쪽은 마트, 한쪽은 쇼핑몰이었다

넓은 지하주차장에도 차들이 꽉 차있다. 이 나라와서 첨 보는 대형쇼핑센터여서 설렌다.


브랜드의류와 시계나 썬그라스를 파는 화려한 매장을 지나 -우리 취향이 아니라서- 


할인마트로 들어간다



역시 카펫나라답게 여러사이즈의 카펫이 팔리고 있었다. 보니 사고 싶네.



알라딘램프도 신기하게 보고



나 어렸을때 한동안 히트쳤던 탱 쥬스를 발견했다.

음료수 사먹긴 비싸니까 집에서 손님 오거나 하면 찬물에 한 봉지 타고 얼음 띄우면 환타 부럽지 않았는데


한봉지당 0.65 TL (488원) 으로 싸기도 하다. 신나서 종류대로 챙기니 5개나 되는데 현주가 째려봐서 한 봉지만 집었다

 - 얼마나 한다고,  남자의 유년시절 로망을 무참히 짓밟지 마라 !





한쪽엔 금붙임을 한 호화장정본 코란을 팔고 있었다,

우리나라 마트엔 성경,불경파는 코너가 없는데, 여기선 그만큼 많이 팔린다는 얘기군 !




터키식 디저트



신기한거 몇개사니 45  TL (33,750원)

시설은 좋은데 아무래도 운영이나 써비스는 떨어진다. 주차장 바닥은 먼지와 때로 쩌들었고 엘리베이터안엔 쓰레기가 곳곳에 버려져 있었다. 이마트나 홈플러스가 이곳에 진출하면 분명히 성공한다 

 

쇼핑센터를 나왔을때 방향감각을 약간 잃어버렸다.

동대문 두타를 북쪽에서 들어갔는데 나올땐 빙빙 돌아서 남쪽인지 동쪽인지 순간 헷깔리는것 처럼...


중앙분리대가 막혀있어 한참을 멀리 벗어났다가 유턴해서 간신히 마트앞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늦은 밤까지 화려한 조명등을 켜놓아서 우리같은 외지인들에겐 안도감을 주었다


사거리에서 신호에 걸려, 창문을 열고 우리가 묵는 호텔을 넋놓고 바라 보았다


방심한 사이 열린 창문으로 한 남자가 얼굴을 들이밀어 깜짝 놀랐다. 사내녀석이었다,

   " 야 X까, 깜짝 놀랐잖아 ! "  한국말로 소리쳤다.

   "  #$%&*(^#^&$  .. "   뭔 말인지 터키어로 쉴새없이 중얼거린다

   " 모 ?  모 ? "

가만히 보니 수첩만한 코란종이를 들고 사라고 하는거 같았다.  손가락을 3개 피고..(3TL ?)

   " 글자를 모르는데 내가 이걸 사서 모해 ?   나 까막눈이야.  그림도 없네 뭐.  안사. 가라 ~ "

   " ΨΖβνΝλυφ... χω3εΚζ !  ⅲΜΞⅧⅨ ..."

대로위에서 거창한 대화라도 나누듯이 두 사람은 각자의 언어로 지지않고 떠들어댔다

한 1분을 그렇게 혀운동을 하다가 질렸는지 중앙분리대 위로 돌아갔다. 말 통하는 다음 사람을 기다리는게 낫겠단 생각을 했나보다.

 

파란신호등이 깜빡인다.


내일 갈곳을 한바퀴 답사해 봤다.

숙소 정하고 먹을거 사놓으니 이렇게 맘이 편한걸


오텔 웨즈카이마크앞에서 장바구니 들고 ... 


호텔가면 당연히 할 일.

냉장고 안에 미니바 다 빼놓고 우리것 챙겨넣기.


마트에서 사온걸 펼쳐놓고 저녁을 먹는다.

남겨온 치킨에 자두, 김치대신 오이피클, 빵과 쨈. 소머리표 치즈... 한국에 있었음 저런식으론 전혀 끼니를 떼우진 않는데 TT 


식사를 한다는 것은 육체적인 배고픔을 채우는 것인줄 알았다. 그런데 여기와서 느낀것은 식사는 정신적인 허기의 보충이었다. 

빵이나 치즈나 과일로 배터지게 먹어도 여전히 밥을 먹은것 같지가 않아서 계속 뭔가 먹어야 한다는 생각에 자꾸 주전부리를 하게 된다. 그러나 조그만 컵라면 하나 먹은 날엔 포만감과 행복감을 금방 느꼈다.

 

배가 안 고파도 내 의식속에는 때가 됐으니 식사를 해야하고 식사는 반찬이 있는 한식이어야 한다는 습관이 꽤 깊게 새겨져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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