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12. 29. 15:00ㆍTurkey 2010
귀네스오텔 맞은편 건물 지하로 내려가면 악기의 장인을 만날수 있다.
1층 한가운데에 원형계단을 내려가니 지하층에도 몇칸의 점포들이 있었다
왼쪽 환한 방에서 한 청년이 나왔다. 구경좀 왔다고 하니 들어오라고 자기방으로 안내한다.
Baglama 를 들고 연주하는 폼을 잡는데 이 놈 기본이 안되어 있다. 왼손으로 연주한다.
잠시후 어두운 작업장쪽에 장인 할아버지가 나타났다
근데 오늘의 주인공이 아무래도 할아버지가 아니라 앵무새인거 같다.
옆에 새끼 앵무새는 소리만 꽥꽥 지르는데 이 엄마 앵무새는 곧잘 사람말을 한다
" 알로 ~ " - Hello 의 터키식 발음
" 구디브닝 " - Good Evening
너무 신기하고 귀여워서 해바라기씨를 집어주니 손가락을 꽉꽉 깨문다.
우리의 관심이 다 앵무새에게만 쏠리자 멋쩍은 썩소를 보내는 시난 할아버지.
자기도 봐달라고 앵무새와 뽀뽀를 하는 무리수를 두었다
그래서 장인 할아버지에게 관심을 줬다
어두컴컴한 구석에서 갑자기 사나운 개가 짖는다. 그 소리만으로도 덩치를 가름할 수 있을거 같다
가만보니 할아버지 뒤에 큰 수족관도 있는데 불은 꺼놨지만 물고기들이 평화롭게 헤엄치고 있다
지하 컴컴한 구석
먼지구덩이
화공약품 냄새나는곳에서
평생을 한눈 안 팔고 악기만을 만드는 이 할아버지에게 앵무새와 맹견과 물고기는 가축이자 가족이란 생각이 처연하게 들었다
Cura 로 보이는 이 작은 악기는 1500 TL (1,125,000 원)
어제 시장 짜이집에서 본 기타만한 크기의 Baglama 는 1850 TL (1,387,500원)
큰 첼로도 작업중이던데 5000 TL 정도 가격이라고 한다. (3,750,000원)
대략 한대당 3개월정도 걸린다
혹시 이런 악기들이 다른 나라에서도 사용하거나 수출하냐고 물으니 터키에서만 사용한단다.
사지도 않을거면서 구경만 실컷하고 인사 드리고 나왔다
2,543 m 의 울루산은 신비스런 이슬람 여인처럼 구름으로 얼굴을 가리고 그 산 아래 다닥다닥 붙어있는 부르사 달동네
이 부르사가 오스만투르크족의 최초의 수도였다,
그때 콘스탄티노플(이스탄불)을 수도로 삼고 비잔틴제국-동로마제국-이 견재해 있었는데 오스만투르크족은 그곳을 점령하고 수도를 그리로 옮기게 된다. 졸지에 끈떨어진 갓이 되버린 부르사 ㅋㅋ
늦은 저녁을 먹으러 시장으로 간다
현주랑 짱이가 맛있어 보이는 식당을 발견했다고 날 끌고 갔다
기본 찬이 깔리고 시키지도 않은 Ayran 을 놓고 간다.
내가 주문한거
짱이 것도 나왔다
나중 온 사람보다 현주음식이 너무 늦어 아줌마 불러 확인하니 깜빡 잊었나보다.
그래도 현주것이 젤 먹음직스러웠다,
그 사이 옆 테이불에 동네오빠가 여학생 둘을 데리고 와 앉았다. 점수좀 따려고 한턱 내는 분위기
여학생들이 자연스럽게 Ayran을 들고 흔들어 마신다,
아~ 저렇게 마시는 거였군
터키인들이 편집증처럼 마시는 이 Ayran의 맛 ?
큰 컵에 요플레 하나 넣고 찬물을 부어 저은 다음 마시면 딱 그 맛이다
이태원에서 맛본 후 내 취향이 아니라고 제껴놨다. 여기와 자의반 타의반 몇번 맛보니 그냥 저냥 먹겠는데 짱이는 영 아니올시다 다.
음식맛도 괜찮았지만 젤 맘에 들었던건 물이었다
수원지가 의심스럽고 물병의 생산년도가 한심스러웠지만 무한리필에 꽁짜였다
써~비스로 나온 달콤한 디저트. 이름은 잊어버렸다
아래는 반투명한 말랑말랑한 젤리에서 꿀즙이 흘러나오고
그 위에 소털같기도 하고 마른 잔디같기도 한 혐오스런 층이 두껍게
그 정도로도 충분히 달착지근한데 생크림같은걸 떠서 얹고
녹차같은 가루로 장식까지 해서 내왔다
꽁짜라면 양잿물도 마신다고, 혈당높은 내가 하나도 안 남겼다면 맛은 설명 안해도 알거이고.
우리 사진을 찍어주더니
당신네들 사진도 찍어달라고 하더니 명함을 주며 선전좀 해달라고 부탁까지.
음식값은 총 27 TL (20,250원) 카드는 안 받아요 !
가게 앞에서 멋진 포즈도 취해주었다
맛있는 밥 먹고 귀네스와서 핫산과 할머니께 작별 인사드리고 차 세워놓은 곳으로 왔다.
집 짓는 공사장 옆에 빈 공터가 있고 차 몇대 세워져 있어서 그 곳에 세워 놨었다,
시동걸고 짐 정리하는데 한 녀석이 느린 걸음으로 오더니 주치비 2 TL을 달란다. 무시하고 내 할일 하는데 창문을 두드리며 계속 요구했다, 창문을 열고 " 뭐여 ? " 하며 인상을 쓰니 구석에 전화부스만한 곳을 가르키며 유료주차장이니 돈 내야 한다고 한다.
- 미친놈아. 포장도 안된 흙바닥에 주차선도 없고 공사판 옆도 유료냐 ? 그럼 첨 댈때부터 지키고 있다가 확인증을 주던지 ~ 븅신같은 시끼가. 중얼대며 모르는척 영어로 " I don't know. I have no money. " 하며 차 끌고 나오는데 열린 차창을 잡고 한참을 뛰어온다. 골목에서 마주오는 차와 맞닥뜨렸는데 그대로 속도를 내서 밀어부치니 질렸는지 그제서야 손을 뗐다. 2 TL 이 아까운게 아니라 이 놈들이 관광객들 특히 동양인들을 봉으로 아는거 같아 더 화가 났다.
오늘 최악의 금전운에 1라운드가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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