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12. 29. 11:00ㆍTurkey 2010
아흐멧이 그려준 지도를 달랑달당 들고 Sema 네 집을 찾아간다.
그 집에 가면 유기농으로 차려진 아침상을 -돈내고-받을수 있다고 했다.
아흐멧은 Schol, Haus 라고 독일어를 썼는데 본인 말로는 영어보다 독일어를 더 잘한다고 한다
검은 볼펜으로 쓴 Ahmet Miyase Fatmanur 는 이제 고1인 그의 딸 이름이다
터키에서 가끔 나이드신 분들과 예기를 하다보면 독일과 관련되었거나 독일어를 잘하는 경우를 종종 본다.
제 1차 세계대전때 독일편으로 들어갔다가 패전하여 개피본 쓰라린 경험도 있던데
두 나라의 관계가 의심스럽다. 불륜...
동네길을 올라가니 정말로 Market 이라고 쓴 구멍가게가 보이고 우측에 Camii 도 있다.
마침 Sema 의 아들이 가게문을 열고 나왔다.
" 아흐멧 소개로 아침밥 먹으러 왔는데, 어머님 계세요 ? "
" 어서 오시이소. 오시느라 욕봤지예 ? "
" 아닙니다. 금방 찾았어요 "
마켓 옆 하얀 오스만집 대문을 열고 안에 엄마에게 소리친다.
" 어매~ 손님 왔씸더 ! "
Sema 가 하얀 스카프를 메고 위층애서 내려오며
" 워매 추버라...퍼뜩 들어오시이소 ! 이적지 진지도 못 잡숫고,,,우짜쓰까나 ~ 쪼깐 지두리쇼이 "
뭐 대충 이런 말 아니였을까 ?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마다 실내화를 예쁘게 놓았는데...
올라갈때 신으라는 건지 내려갈때 벗어놓으라는 건지 신발코가 우리를 향해있다.
이층 거실은 우리나라 단독주택에 한때 유행했던 스타일
나무 합판대기에 니스칠해서 둘래댄 어두껌껌한 인테리어였다.
방으로 들어가니
한쪽애 따뜻한 난로가 있고 그 위에 이층주전자에서 짜이가 보글보글 끓고 있다.
흰 벽에, 바닥은 카펫을 깔아 냉기를 막았다.
추은 바깥에서 따뜻한 실내로 들어오니 내집처럼 편안하다.
Sema 아줌마는 여느 터키중년여인과는 좀 다르게 얼굴선이 가늘고 피부가 하애서 러시아쪽 인종이 아닌가 싶었다.
터키 북쪽은 흑해고 그 건너편이 러시아다.
'소치 ' 라고 기억하실라나 ? 동계올림픽때 평창과 경쟁한 러시아 휴양도시인데 흑해 연안에 터키랑 마주보고 있다.
그래서 그런지 터키 여행객중 러시아사람들도 종종 보이고 주민들중에도 좀 섞여있는거 같다.
현주는 이층주전자가 욕심이 나서 사고싶어했다. 난 별로던데 ...
하얀 레이스커텐에 동네 실루엣이 비친다.
궁금해서 커텐을 젖히고 집앞에 자미와 동네 풍경을 내다보았다.
잠시 몸을 녹이고 있으니 세마가 바닥에 비닐을 깔고 상을 차린다.
드디어 터키인의 일상적인 아침식사가 시작되었다.
근데 치즈 몇종류랑 쨈, 빵...
더 나올것이 있나 기대하니 양은냄비에 계란을 부쳐내왔다.
따끈한 스프나 국물이 나오길 은근히 기대했지만 뻑뻑한 빵을 짜이로 국물삼아 삼켜야 했다.
아침식사니 그러려니 해야지. 거기다 유기농이라는데 TT ... 일인당 10 TL 총 30 TL (22500원)
1층엔 테이블들이 몇개 놓여있는걸로 봐서 날씨 좋으면 제법 손님들이 오는거 같았다.
한쪽 벽엔 관광객들에게 파는 꿀과 잡곡등이 깔끔하게 진열되어 있었다.
하긴 여기 주민들에게 외지인들의 지갑은 눈먼 돈이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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