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12. 28. 15:00ㆍTurkey 2010
이즈닉도 우리나라의 해미읍성처럼 크지 않은 고성이 시내를 빙 둘러싸고 있다.
고성을 가진 도시들 대부분이 더 팽창하여 성바깥까지 시가지가 넓어지곤 하는데 이 마을은 왠지 만들어졌던 당시의 크기 그대로인거 같다.
① 그 성의 동쪽 Lefke Kapi (레프케 문)
몇 백년 미래엔 혹시 관광객이나 거주민으로 북적거릴진 몰라도 지금은 인적이 없다. 애들 숨바꼭질 하긴 최고의 장소.
② 중간중간 허물어지고 끊어지긴 했지만 일자로 곧게 뻗은 성벽에서 포스가 느껴졌다
동문 옆 성벽은 많이 무너져서 자연스럽게 로타리가 만들어졌다.
③ 성밖으로 잠깐 나와보니 고만고만한 건물 한두개 퍼져있는 횡한 변두리다.
④ 수원의 동문도 끊어진 상태로 있다가 몇년전에 위를 연결하는 공사를 해놨다.
그런데 기존 성벽과 새로 만든 부분은 한눈에 봐도 차이가 너무 나서 눈에 거슬린다. 의욕만 앞섰다간 귀중한 유적까지 훼손한 짝이다.
이 성벽은 아예 신경을 너무 안써서 돌틈에 잡초들이 자란다. 저러면 틈이 벌어져 쉽게 무너져버린다. 한곳에선 과하고 한곳에선 불급하고 !
⑤ 도로가 열악해서 이정표는 주택가 골목길로 우리를 안내한다. 맨 아래 우리가 가야할 Bursa
어느 곳이던 Sehir Merkezi 표시를 따라가면 시내중심지였다. 이 나라에서 요 표지판 하나는 칭찬해 줄만.
* Sehir Merkezi = City Center
이 길이 부르사가는 길인데... 그냥 트렉터의 하이웨이다.
⑥ 골목에서 동네 아낙들이 모여 수다를 떨고있다.
여기 겨울은 우리의 늦가을 날씨다. 그러다보니 난방문화가 미비하여 조금 추우면 사람들이 옷으로 몸을 칭칭 감고 다녔다.
⑦ 주택가 안쪽에서 자미를 만드는 모습을 볼수 있었다
⑧ 이즈닉을 북에서 남쪽으로 관통하는 메인 도로
⑨ 하늘에 먹구름이 끼기 시작하는 저 곳이 우리가 오늘 가야할 길
⑩ 이즈닉의 남쪽엔 성문까지도 허물어져 모형에 그림으로 대체했다. Yenisehir Kapi (예니세히르 문)
흐린 겨울의 오후.
노인 한분이 차를 기다리는 모습이 더 쓸쓸하게 보였다. 맘 같아선 어디 가시냐고 차로 데려다 드리고 싶은데 뭔 말이 통해야지....
끊어진 성을 지나며 이즈닉을 나온다
성 두께가 장난이 아닌듯.
●
이즈닉에서 부르사 가-는-길
한쪽은 잔잔한 호수
반대편엔 기암절벽
그 사이에 미류나무가 도열한 한적한 도로가 굽이친다.
멀리서 늘씬한 자동차가 헤드라이트를 비추고 달려온다
차소리에 놀란 기러기들이 푸드득 날아오르고 음악소리에 맞춰 손가락으로 핸들을 가볍게 두드리는 드라이버.
미끄러지듯이 차는 언덕위로 사라진다 ...
그러나 현실은
호수 둘레를 3시 방향에서 8시 방향까지 달린다.
간간히 와이퍼로 닦아줘야 할 정도로만 내리는 비.
찬 바람 가득한 겨울 호수가엔 갈대밭만 무성하고
인적없이
몇 십분을 달려도 계속 이어지는 호수의 크기에 두려움을 느꼈다
그 순간 주유램프에 빨간 불이 번쩍인다...
호수가 끝나고 큰 마을이 나타났다
말에 짐을 싣고 가는 아저씨가 신기해서 길도 물을겸 그를 불러 세웠다.
부르사 어디로 가냐고 물으니 투박한 손으로 앞을 가르친다. 말은 만사가 귀찮은듯 곁눈질도 주지 않는다...
차들도 거의 안 다니고 인가도 별로 없는 이 길을 혼자 걷는 남자를 봤다.
나도 그처럼 홀로 이 길을 가고 있다면 어떤 기분이 들었을까 ?
Sentimental 할 기회를 안 주는 현주와 짱이가 고맙다 한없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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