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12. 26. 14:00ㆍTurkey 2010
성벽을 돌아 차도로 나오니 아가씨들은 이미 일렬로 횡단보도를 건너고 있다.
갑자기 졸립다. 2:10분 우리나라에선 밤 9시가 넘는구나. 호텔에 들어와 좀 쉬기로 했다.
시내 풍경.
창밖에 또 빗방울이 떨어진다.
세련되고 날씬한 저 아가씨들도 결혼후 몇년지나면 다 이 아줌마들처럼 변한다는거.
픽 ! 펑 !
갑자기 동쪽하늘에 매연이 검게 퍼진다. 자세히 보니 불꽃놀이다.
미친거아냐 ? 비도 오고 환한 대낮에 뭔 불꽃놀이 ?
그러고보니 광장에 사람들이 엄청 많아졌다
짱이 표현대로 '우글우글 바글바글 ' 수준이었다
* 짱이는 따로 혼냈으니 진정하시길. 사람에게 그런 표현쓰는거 아니라고.
번잡한 광장을 벗어났으면 이 정도쯤에선 한가해야 정상인데 더 버글버글하다
거기다 터키국기와 모르는 국기를 흔드는 사람들이 눈에 띄었다
버스기다리는 사람들도 국기를 하나씩 들고,
카메라를 든 현주에게 손짓하는 아가씨도 보이고
호텔쪽으로 가는 해안도로인데도 빵구난 쌀자루처럼 어디선가 사람들이 밀려 내려온다
차는 이미 사람걸음보다 더 느려졌다
도로가운데에 무슨 푯말이 붙어있긴 한데 뭔 말인지...
훅시 축구대회같은거라도 열린건가 ?
점점 진앙지가 가까워진거 같다.
사람들이 담위에까지 올라가 바다쪽을 내려다보고 있고 마이크에선 치렁치렁 격양된 목소리가 울린다.
귤하네공원 안쪽에도 사람들이 꽉 찼다
사람많은 곳에 빠지지 않는 포장마차에선 뭘 굽는지 맛있는 냄새가 사방으로 퍼지고
가족단위도 많이 보였다
TV 중계차까지 ?
호텔에 들어와 프런트맨에게 사진을 보여주며 무슨 일인가 묻자 짧은 영어로 설명을 하는데 그제서야 지난해 일어난 사건이 기억났다.
<이스라엘, 터키 구호선 공격 19명 사살> 2010년 5월 31일
'인도주의’에 총 쏘다니…국제사회 비난 빗발 | |
이스라엘 구호선 공격 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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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자지구에 인도적 물자를 지원하려던 국제구호선단을 31일 새벽 공해상에서 기습공격한 이스라엘에 대해 국제사회의 비난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구호선단을 주도한 터키는 이스라엘주재 자국 대사를 소환한 데 이어 즉각적인 유엔안보리 긴급이사회 소집을 요구해 이를 관철시켰다. 자국민이 구호선단에 참여했던 프랑스, 스페인, 그리스, 스웨덴, 이집트, 덴마크 등 6개국도 자국 주재 이스라엘 대사를 외무부로 불러 강력하게 항의하고 참사에 대한 해명을 요구했다. 그리스는 이스라엘과의 합동 군사훈련을 취소했다. 유럽연합은 “국제법 위반”이라고 비판하며 이스라엘에 철저한 진상조사를 촉구하는 한편 27개 회원국 대사급 긴급회의를 소집했다. 유엔은 국제수역에서의 민간인에 대한 폭력행사를 규탄했다. 그러나 친이스라엘인 미국과 영국만은 유감을 표명하는 수준에 그쳤다.
그 나포되었던 배가 오늘 터키로 돌아오는 날이라는 말인거 같다. 그 국기가 팔레스타인 거였구나 !
이스라엘 이놈들은 2007년에도 터키중재로 시리아와 협상도 했었는데 왜 그나마 아랍 창구역활을 한 터키를 공격해서 쪽박을 깼을까 ?
팔레스타인 지역은 16~20세기에 오스만투르크가 점령하여 실질적으로 이슬람영토. 1차 세계대전에서 터키가 패한후 터키령이었던 이 땅을 영국이 위임통치했으니 엄밀히 따지면 터키도 숟갈 들고 덤빌 위치는 된다.
중동과 이슬람지역 참 복잡한 땅이다.
객실 창밖을 보니 아직도 그쪽으로 향하는 차는 꼬리를 물고 있다.
누가 잘한건지, 누구 땅인지, 앞으로 어떻게 될지 ....나른한 오수(午睡)에 빠져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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