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12. 26. 13:00ㆍTurkey 2010
번화한 교차로 뒷골목엔 어김없이 조그만 식당이 있고 짜이를 마실수 있었다
실내는 여중학교 앞 분식점보다 더 촌스러워 추워도 밖에 앉았다.
쌀쌀한 날에 그나마 짜이가 있어 도움이 된다. 한잔에 1 TL
병뚜껑으로 장난을 치고 있는데 주차요원 할아버지가 한심한 듯이 처다본다
어디서 한 무리의 아가씨들이 우르르 몰려와 주차된 차 사이를 비집고 조그만 문으로 들어간다.
히잡을 쓴 얼굴들이 다 예뻐보여 사진기를 드니 한 아가씨가 일행들에게 뭐라고 말했다.
그러자 얼른 얼굴들을 가렸다. 너무 Over 하는거 아녀 ?
뭔가 궁금해서 정면으로 가보니 (성벽) Edirne 문에 Mihrimah Camii (미리마 자미)라고 적혀 있었다
주차 아저씨가 들어가보라고 한다. 알았다고 말하고 자리로 오다가 땅바닥 턱에 걸려서 보기좋게 엎푸러졌다.
카메라를 지키기 위해 일부러 낙법을 안 쓰고 온몸으로 지면의 충격을 받아들였다. 젖은 흙이 묻은 바지가 가관이다.
식당안에 수도가 있어서 손을 닦는데 짱이가 와서 도와주었다.
일촌이라도 핏줄이 낫다.
반 평생을 같이 살았지만 안 사람은 꼬소운지 싱글벙글이다. 달래 무촌이겠어 ?
큰 자미 치곤 입구가 소박하다.
아까 무리지어 온 아가씨들이 입구에 모여 설명을 듣고 있다.
난 주제에 남자라고 예배당안으로 거침없이 들어갔다.
빨간 카펫을 깐 넓은 공간.
어린애 둘이 지네집 안방인양 부드러운 카펫 위에서 까르르거리며 장난을 친다
기둥옆에 있던 좀 큰애가 입에 손가락을 대고 쉬 ! 주의를 준다.
막내 기집애가 언니 손을 끌고 같이 놀자고 졸랐다.
내 손을 잡아 댕겼다면 두말 않고 뒹굴고 빙빙돌고 뛰고 넘어지고 소리지르고 눕고 ...싶다.
점잖 빼고 있는 내 뒤에선 사내애가 철봉을 하고 있다.
가지가지 한다. 여기가 놀이방이가 ?
철푸데기 앉아 중앙무대로 진출할까 말까 고민하고 있는데
문밖에 있던 아가씨들이 줄을 지어 예배당 안으로 들어왔다,
얼른 무릎꿇고 고개 숙여 경건한 척 했더니 내 앞을 지나가며 한 마디씩 던지는거 같았다
' 다 봤거든 '
갑자기 조명이 켜졌다
아래 사진의 계단식 구조물은 이슬람의 설교제단인 '민바르' 다
넓은 홀을 한 바퀴 둘러보는데 휘장 처진 안 쪽에 짱이랑 현주가 벌 받듯이 서있다. 머리에 히잡을 뒤집어 쓰고...
2층에 올라간줄 알았는데 거기서 뭐하냐고 눈짓하니, 가려진 옆을 가르킨다.
아가씨들이 이리로 와서 같이 예배드리자고 강제로 끌고 들어가 스카프까지 빌려줬다 한다.
자리 바꾸고 싶다. 흐미 !
문고리에서 큰 소리가 나 놀란 상황
한 아가씨가 역동적인 포즈를 취했다
" 할렐루야 !? "
Whoopi Goldberg 의 'Sister Act ' 영화가 떠오른다
단체사진도 찍고...
부드러운 카펫
밖에 나와서도 기도하는 현주.
혹시 한번 더 넘어지라고 ?
자미를 나온 아가씨무리가 작살맞은 뱀처럼 테오도시우스 성문쪽으로 사라진다.
우리도 차를 몰고 아가씨들을 쫓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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