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맛있는 신발깔창

2010. 12. 25. 09:59Turkey 2010





토요일 이른 아침이라 거리가 한산했다.

내 나와바리인양 부둣가로, 버스정류장으로 휘젓고 다니며 접수했다.


양쪽에 높은 현대식 빌딩도 있고 제법 세련된 상점들, 이슬람국가에선 보기드문 크리스마스 장식들이 거리에 매달려 있었다.

신시가지의 베이올루와 탁심쪽인거 같은데...


창안으로 따뜻한 조명이 켜져있고

가계안에 더 따뜻한 미소를 띈 아저씨가 보여 길가에 차를 세우고 들어갔다


조그만 가게 안엔 따~끈한 국물음식은 별로 보이지 않고 진열장 안에 샌드위치만 쌓여있다

아침은 먹어야겠기에, 주문했더니


기계에 넣고 뜨겁게 눌러 요러코롬 만들어 주었다.

눌린 치즈에서 풍기는 꼬리꼬리한 냄새까지 가세해 완전히 신발깔창 먹는 기분이였다.

맛 ?  보장한다.


어디서 왔냐고 묻길래 ' 규네이 꼬레 ! ' 라고 하니 더 환한 미소를 지어 사람을 편하게 만들어준다. 

보아하니 생과일 쥬스를 먹을수 있을거 같다.


오렌지를 그대로 넣고 눌러짠 오리지널 생과일쥬스와 사과와 당근을 갈아 만들어준 쥬스




빌린 차. 씨트로엥 씨훠~(C4)   타고씨퍼 ?


샌드위치 2개, 생쥬스 2잔 모두 해서 11 TL (8250원) 를 냈다.

혹시나 경계하고 미리 가격 하나하나 물어보고 시킨 내가 일순간 머쓱해졌다.


가게앞 거리풍경


가게옆 골목풍경


카페옆 가게는 달디달은 터키식 과자나 디저트를 파는 곳같은데

2층 유리창에 붙어 열심히 청소하는 젊은이를 보는 순간 마음이 흐뭇해졌다 


일방통행이 많아 돌다보니 큰 길로 나오고, 밀려드는 인파와 고가도로, 눈을 뜨기 힘들 정도의 햇빛에...   길을 잃어 버렸다.

 

난 방향 감각이 좀 발달되어 있다.  네비없이도 전 세계의 도시나 지방도를 문제없이 찾아다니곤 한다.

본능적으로 멀어지고 있다는 경고음이 울린다.

나무줄기에서 가지로 잎으로 점점 좁아지는 수맥처럼 내 눈앞의 길도 점점 조여들고 있다.

 

불안한 마음과 반대로 눈은 반짝거리기 시작한다

흡사 서울의 봉천동이나 삼양동처럼, 관광객이 아닌 현지인들이 사는 동네가 보인다

   가게앞에 내놓은 배추덩이

   마을버스를 잡아타는 아가씨

   2층 창문열고 수다떠는 아줌마

   그리고 하품하며 아침거리를 찾는 개까지...

 

넋놓고 가다 동네길 로타리에 기관총을 맨 경찰이 보였다. 그 앞에 겁없이 차를 댄다.

난사당할 일은 없을 거라 믿으며...내려 길을 묻는데


잘 모르겠는지 창을 두드려 상사에게 뭐라고 하더니 나한테 들어오란다,

두려움보다 호기심에 두말 않고 들어갔다. 오늘 아니면 언제 이런댈 들어가보나 싶어 현주에게 얼른 사진을 찍으라고 눈짓


안엔 관공서라기보단 방이 많은 조그만 가정집 같았다.

한쪽방에선 등돌리고 전화교환함 같은걸 눌러보는 사람. 담배연기가 자욱한 방에선 젊은 녀석이 날 보더니 담배를 끄며 눈인사를 한다, 경찰복을 입어서 경찰인줄 알지, 딱 잡혀온 불량배같아 보이더구만, 상사는 젤 나이많아 보이던데 방 한쪽에 지도를 가리키며 길을 알려주었다.

(창 안쪽에 노란옷 입은 사람이 상사)


다행히 길은 쉬워서 조금가니 금각만이 내려다보인다.  휴우~ 다시 구시가지다.



아직도 시간은 오전 9시다. 





또 옆길로 샜다. 

로또를 파는지 아침부터 요 가계앞에만 사람들이 몰려있고




계속 빵빵거리는 뒷 택시에 쫓겨 길도 모르는데 앞차만 죽어라 쫓아갔다.


어라 ?  시장 한복판으로 들어와버렸네,

미안한 마음으로 길을 뚫고 가는데, 좁은 길을 비켜주는 사람들의 표정이 변화가 없다. 워낙 일상다반사였나보다.





나중에 알고보니 이쪽이 그 유명한 이집션바자르 뒷골목이었다. 그랜바자르에서 이어지는 시장통.

아침이니 망정이지 오후나 저녁같았으면 온전히 빠져나가지 못했을듯 

 

차가 막히건 말건 세워놓고 물건 싣는 사람에..(뭐 나도 바쁠건 없으니 같이 기다려주고)


그 와중에 길거리 세차하는 사람도 보인다.

세차하다 말고 친구가 오니 반갑게 껴앉는 여유까지 ㅋㅋ





간신히 빠져나와 새벽에 보았던 바닷가길로 내려가다



술탄 아흐멧지구에서 또 옆길로 샜다.



오래된 만큼 낡은 옛 오토만 가옥도 보이고 전반적으로 적막하다.











집에 전화를 해줘야 하는데... 방법이 없네.

돌다보니 internet telephone 방이 보였다. 골목안쪽에 주차한 다음 현주한테 차 안에 있으라고 당부하고 나왔다.

 

로마의 테르미니 역앞 전화방처럼 흑인들이 많이 보인다.

휴대폰을 만들 여력이 없는 불법체류자들이 자기네 나라에 전화할때 많이 오는거 같다. 통화가 안되어 나와 보니 맞은편에 폰을 전시해놓은 반지하의 전화방이 또 보인다. 죽 늘어선 부스에서 차도르를 쓴 한 여인이 열심히 수화기를 붙들고 쏼라 쏼라 거리고 일하는 젊은 녀석은 곁눈질로 날 쫓고있다. 역시 통화연결이 안되서 PTT 카드 살수 있냐고 물으니 서랍 안쪽까지 뒤지더니 다 떨어졌단다.

 

주차한곳으로 갔는데 내 차가 옆으로 이동주차 되어있다. 다행히 안에 가족은 그대로고... 뭔 일이냐고 물으니

" 형 가고 어떤 남자가 갑자기 차문을 열고 뭐라고 하는데 뭔 말인지도 모르겠고 차에 타더니 지맘대로 시동을 거는데 납치당하는줄 알고 엄청 무서웠어. 차를 앞뒤로 빼더니 여기다 주차해 놓고 웃으며 가던데 ? "

" 미안타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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