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 움브리아의 보석 Assisi

2006. 1. 11. 16:18Italy 2005


 

 

 ' 이탈리아의 푸른 심장 ' 으로 불리는 Umbria

조용하고 목가적인 전원과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은 높은 산악지대로 이루어진 아름다운 곳.

 누군가 그랬지... 토스카나의  '순한 여동생'  으로 오랫동안 관심밖으로 밀려나 있던 움브리아가 최근 언니의 그늘에서 벗어나고 있다...고

 

오늘날 움브리아州 의 주 자랑거리는 옛 도시들이다. 

그 중에 아시시를 찾아가 보았다.  

  

아시시를 가기 위해서는 언덕 아래 이 도시를 거쳐야 한다.

우연하게 마주친   Basillica di Santa Maria degli angeli  

 

 멀리 언덕위에 아시시 전경.  좌측에 길다랗게 보이는 곳이 대성당이다

 

언덕길을 올라 마을에 도착하니 경찰들이 모든 차들을 입구 주차장으로 안내한다. 중세도시라 길이 좁고 복잡하여 차량통행금지인거 같다. 

주차장이 차들로 꽉 찬만큼 유명하긴 한가보다. 구석에 간신히 대고 걸어나오니 셔틀버스가 시동을 걸어놓고 서 있다. 표를 끊고 버스를 타려는데 젊은 POLIZIA 가 오더니 나한테 ' 차를 끌고 올라가도 된다' 고 한다.  어짜피 버스표도 끊었겠다 많은 사람들 비집고 차 끌고 다니는 것도 볼썽사나울거 같아 고맙다고 하고 차에 올랐다

 

버스엔 사람들이 별로 없었다. 관광객들의 주 관심사인 대성당은 언덕위 좌측에 길게 누워있어 천천히 바라보며 걸어가기 좋거든. 우리가 탄 버스는 아시시 한가운데 젤 높은 중앙광장쪽으로 올라가더니 서쪽으로 꺾어져 내려간다. 그 동네 끝에서 노인한분이 벽에 등을 부딪치며 눈을 까뒤집고 혼자 방언 비슷하게 중얼거리는 진풍경에 적잖이 놀랬다.

버스는 이 좁은 길을 내려간다.


아시시를 북쪽으로 도는 길은 그늘지고 가파른 산길이다. 사람이 별로 안 사는지 쓸쓸하다. 짓다만 건축 자재들만 무질서하게 흐트러져 있다.

크지 않은 동네를 금방 돌아 동쪽끝의 로타리 부근 이다


아사시의 동쪽은 관광지랑은 분위기가 다른 조용한 주택가

아래사진에 할머니가 타더니 맨 뒷자리에 앉아서 우리랑 눈인사를 했다. 앞에 탄 할아버지랑 뭐라고 인사말을 하는걸 보니 동네노인분들인거 같다.

차는 동네 구석구석을 다 돌아 어느덧 우리가 원래 타던 곳에 도착했는데... 날도 춥고 머뭇거리는 사이에 차가 또 출발했다.  얼떨결에 한번 더 마을버스를 타고 동네를 둘러보게 되었다. 그때서야 눈에 들어오는게 있었는데, 이 차는 동네노인들의 노인정이고 놀이터며 묻지마 관광버스라는 것이다.  두바퀴 도는 동안 할머니 할아버지 몇분은 그 자리 그대로 앉아 맹수들을, 아니 외지 관광객들을 구경하며 사파리를 즐기고 있었던 것이다.

더 앉아있다간 이 분들에게 " 새로 이사왔쑤 ? " 라는 희롱을 당할까봐 두 바퀴째에 내렸다. 

  

회색빛 마을이 석양을 받으니 새색시 볼터치처럼 곱게 달아오른다.

 

 성당앞 광장의 내리막길이 독특하게 아름답다 

  

  이 길은 동네 올라가는 길. 

 

 

  

 난 무교라서 잘 모르는데 이 아시시가 순례자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기독교 성지라고 한다. 

성 프란체스코의 유해가 이 성당에 모셔져 있으며,  조토의『성 프란체스코의 생애』는 이탈리아 최고의 프레스코 작품으로 꼽힌다고 한다.

 

관광객들이 빠져나가고 고단한 몸을 쉬고 있는  Basillica di San Francesco

  

 

저녁때가 되어 텅 빈 광장으로 차를 끌고 들어갔다. 

  

삼각대가 없어서 카메라를 차 본넷위에 올려놓고 찍어 그나마 건진 사진,

  

대도시는 그렇다쳐도 이 시골구석까지 점포의 디스플레이는 환상이었다. 우리나라나 일본 시골을 다니면 보이는 구멍가게. 손떼묻은 문틀과 선반위에 날짜 지난 과자와 색이 바랜 사탕봉지가 있는... 그런 곳을 들어갈땐 부담이 없는데 이 나라는 아이스크림집까지도 고급스럽게 해놔서 영 선뜻 들어가지지를 않는다.

 

 

  

어둡고 낡은 골목길을 들어가는 노파의 어깨가 무거워보인다.  해저무니 더 쓸쓸하다. 

  

 Assisi 의 느낌....   

우리에겐 기독교성지도 휴양도시도 아닌 한적하다 못해 적적하고 빤히 보이는 여생을 무기력하게나마  잡고 싶은 인간의 모습을 보았다.

 

아래 지도에 움부리아의 주도인 페루자도 보이고 우측 십자가 부분이 Assisi.

 

날이 완전히 저물었다. 딱히 쉴만한 숙소나 Pizzeria 도 안 보여서 차를 돌려 나왔다

서쪽으로 난 고속도로를 열심히 달리면 오늘 밤 씨에나에 가서 늦은 저녁을 먹을수 있으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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