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 뮌헨 영국정원 Englischer garden

2023. 8. 28. 23:18Germany 2023

6. 20. 화

 

현주는 새벽에 잠을 설처 아침에 단잠을 자고 있고 나는 7시 넘어 일어나 부지런을 떨고 있다.

 

오늘 아침엔 애플파이, 롤케익등 단빵을 가져다 먹었더니 세상 행복하다

 

현주는 짐 챙기러 방으로, 난 멀리 댄 차 끌어다 안마당에 대고 짐 카트 끌어다 방문 앞에 괴어 놨다. 카트에 짐 쳥겨 올리고 현주가 음식종류 가방에 담으라고 해서 차곡차곡 챙겼는데 현주가 다 꺼내 다시 싸길래

“ 내가 싼게 더 낫네 ” 라고 해줬다.

카트 끌고 갈때부터 현주가 맛탱이 간거 같다.

프런트에서 체크아웃하는데 인당 하루 3e 씩. 총 18 e 도시세를 내라고 한다. ‘ 관광객들에게 해주는 건 없으면서 아주 이 돈 모아 부자되것쑤. 독일 진짜 질린다 ’ 궁시렁대며 돈 냈더니 미안했는지 프레첼 담긴 봉지를 하나 준다.

그새 현주가 카트에서 짐을 내려 문앞에 갖다 놓았다. 나도 좀 꼬인 상태여서 “ 정신없을 때 왜 더 일을 복잡하게 하냐 ” 고 정색을 했다. 카트 밀고 주차장으로 나가다 경사로에서 큰 트렁크가 바닥으로 떨어져 나뒹굴었다. 왜 괜히 카트를 건드려 이 사단을 만드는지 짜증이 이빠이 났다.

호수쪽으로 차 대고 현주는 호수산책을 갔고 난 네비 세팅후 화를 다스리려는데 계속 짜증이 났다

 

잠시후 현주 돌아와 카메라 맡기고 화장실 다녀 온다고 갔다. 그이후 서로 아무 말 안함.

가르미슈 시내에서 기름을 넣는데 56.01 e (리터당 1.809 e) 이 나왔다. 안에 들어가 계산하는데 지폐 냈더니 0.01 e 자투리까지 다 받아서 동전이 더 수북해졌다. 계속 짜증나는 일만 생기는구만.

뮌헨가는 중간쯤에 있는 Buchheim Museum of Imagination을 찾아갔다. 그런데 이 구석탱이에 뭐 볼게 있다고 넓은 주차장이 차들로 꽉 찼다. 미술관 정원 호숫가에서 좀 쉴려고 했는데 그것마저 틀어지고 덥고 짜증나서 바로 차 돌려 뮌헨으로. 한적한 시골길로 가려는데 트럭이 마을길을 막고 한참을 서있는 바람에 네비표시대로 가까운 고속도로에 진입했다. 고속도로가 편하긴 첨이다. 정속대로 가도 뒷차가 똥침 놓을 일 없이 추월해 가니까.

바이에른 주의 주도 뮌헨에 거의 도착하니 정체가 시작됐다. 지하도, 서민동네, 외곽 도로등 묵묵히 운전만 하며 무사히 호텔에 도착했다.

 

2시, 아직 체크인시간이 안되어 가방 몇 개만 가지고 프런트앞에 섰다. 먼저 온 인도인 가족이 수속 밟느라 오래 걸리는데 내 뒤에 온 아랍계놈은 택시 어쩌구 하며 나에게 양해 구해서 먼저 처리하게 양보했다. 그 두 팀 끝나고도 직원들이 자기 할 일 한참 해서 그냥 소파 가서 앉고 싶을 정도였는데 그제야 나를 부른다. 주차비 청구하길래 장애인 카드 보여주니 무료. 나머지 호텔비 현장 결재 344 e

 

489호 찾아간다. 알려준대로 안으로 들어가 오른쪽 문 열고 또 복도 끝까지 가서 왼편으로 꺾어져 끝까지 가면 엘리베이터. 근데 300번대 밖에 안간다. 다시 나와 현주가 맞은편 복도도 가보고 프런트가서 다시 물어보고 오는 사이 난 다 때려부수고 싶을 정도로 짜증나고 힘들었다. 마침 복도에서 청소하는 여자를 만나 엘리베이터를 물으니 오른편으로 꺾어지라고 알려줬다. 오른편 복도끝에서 방화문을 열고 들어가자 숨어있는 엘베가 보였다. 구조도 개판, 직관도 개판인 호텔.

 

미로 찾듯 한참 걸어 489도착.

방은 현대적으로 깔끔. 그런데 비싼 돈내며 예약한 목적인 주방이 무용지물이다. 접시만 몇 개 있고 냄비나 후라이펜 그릇이 없어 인덕션이 있어도 그림의 떡이다.

 

현주 혼자 나머지 짐 가지러 차에 내려갔다 오고 피곤해서 1시간 정도 곯아 떨어졌다.

 

늦은 오후, 뮌헨시내구경을 나섰다. 프런트에 들려 ‘ 조리용 냄비나 후라이팬을 빌려달라 ’고 번역기로 찍어 직원에게 보여주니 그 직원이 다른 직원에게 번역 내용을 보여줬다. 서로 무슨 세트이야기 하더니 (준비되어 있었나) 순순히 ‘빌려주겠다’ 고 한다. ‘ 방에 갖다놔달라 ’ 고 부탁하고 우린 나왔다.

 

영국정원 서핑포인트를 찍고 외곽고속도로로 시내 접근. 우측 출구차선을 놓치는 바람에 지하도로 들어가 한참을 빙돌아 시내 정체구간, 작은 숲길을 돌아내려오는데 이름만 근사하게 ‘영국정원’ 이라고 붙여놨지. 팔달산보다 못했다.

‘ 이게 영국정원이면 팔달산은 영국궁전이다 ’ 라고 뇌까리며 꽉 막힌 차들, 오토바이와 자전거족들로 정신없는 도로를 간신히 통과한다.

 

아이스바흐(eisbachwelle) 서핑포인트 도착. 작은 다리에 사람들이 모여 있는 곳을 보니 잘 찾은거 같다. 그런데 주변에 주차할 곳이 없다. 한참 더 가 갓길주차 자리 하나 발견. 어렵게 주차하는데 뒤 벤츠 SUV가 빵빵댄다. 독일놈들 차만 타면 배려심 전혀 없음.

한참 걸어가 공원안으로 들어가자 숲속에 많은 사람들이 서퍼들을 구경하고 있었다. 주변에 의자 하나 없어서 나도 그들틈에 끼어 진기한 광경에 놀란다. 어떻게 도심한복판에 이런 공간이 있을 수 있지 ? 또 바다가 거의 없는 독일에서 이 많은 서퍼들은 어디에 숨어 있다 온 걸까 ? 그들의 젊음이, 이런 환경이 그저 부럽다. 현주도 예상 못한 광경에 즐거워했다.

 

사람들 때문에 잘 안 보여서 한적한 곳을 찾아 조금 아래로 내려갔다. 한 청년이 그루터기에 앉아 있다가 나에게 자리를 양보하길래 옆에 같이 앉자니 괜찮다고 엄지 척.

 

 

 

현주도 옆에 와 발 담그고 물을 즐겼다.

거센 물결에서 보드를 타는 것도 멋졌지만 물에 빠져 하류로 떠내려가다 발목에 서핑밴드 묶고 강물을 거슬러 헤엄처 올라오는 모습이 더 멋져 보였다.

 

 

 

 

 

그 아래 잔디밭은 아담과 이브의 낙원 그 자체였다. 수영복만 걸친 청춘들이 세상 즐겁게 놀고 있었다. 그들 뒤엔 소방차량이 위급상황을 대비해 든든하게 세워져 있었다.

 

 

 

 

 

현주는 그들의 기럭지, 신체적 우월등 타령 또 시작이다.

현주가 의미심장한 명언을 남겼다.

“ 독일은 싱글, 처녀, 총각일 때 와야지, 신혼부부가 오면 안돼. 배우자가 오징어로 보여 ”

 

현주 공원 안쪽까지 산책가고 나도 벤치 찾아 더 걸어 들어가는데 불친절하게도 그런 편의시설은 전혀 없었다. 쉴 곳이 없으니 힘들고 피곤해 오래 못 있고 현주랑 공원을 나왔다.

 

 

인도를 걷다가 나무껍질 틈에 꽂혀 있는 20 e 짜리 지폐를 발견했다. 현주를 부르며 펴보니...가짜 돈. 내가 낚인 걸 보고 옆에 서핑온 아가씨가 웃었다. 다른 분도 당하라고 나도 똑같이 꽂아놓았다.

 

주차되어 있는 미술관앞으로 걸어 오는데 현주가 저만치 앞서 가길래 “ 좀 구경좀 하며 천천히 가. 하기 싫으면 숙소 들어가고 ” 라고 짜증을 냈다.

 

차 타고 이번엔 일본찻집 중국식 탑을 보러 영국정원(englischer garden) 안으로 깊숙이 들어갔다. 영국정원이 워낙 넓어서 차로도 꽤 걸렸다.

 

주차장이 있긴했는데 입구에서 남자가 주차료를 받고 있었다. 내가 장애인 표지를 보여주자 마지못한 표정으로 그냥 입장시켰다. 차 대고 숲으로 들어가니 바로 Beer garden을 만났다.

 

눈을 반짝이며 사람들 어떻게 하나 보고 우리도 그 안으로 들어갔다. 각 음식코너에서 먹고 싶은거 담아 출구에서 한꺼번에 계산, 수저도 출구에 비치. 맥주컵 보증금 환불해주는 코너도 따로 보였다. 샐러드, 햄, 치킨, 감자요리, 케익, 맥주 등 먹거리가 다양하다. 치킨 반마리 12.9 e (18.400원) 감자으깬거 4.4 e (6.260원) 접시에 담아 숲속 테이블에 자리를 잡았다.

 

처음 자리는 옆에서 중년남자새끼가 신문보며 담배를 피웠다. 현주 차에 가서 생수 가져 왔길래 자리를 옮기며 내가 혼잣말로 욕을 했더니 현주가 ‘ 그 사람도 알아듣는다’ 고 못하게 했다. 일부러 맨 끝자리를 찾아 앉았는데 이번엔 근처 앉은 여자의 향수냄새가 진동했다.

 

닭고기는 짜서 바로 포크 내려 놓음. 나중에 살만 조금씩 떼어 먹으니 그나마 조금 덜 짜서 그걸로 배체웠다. 한국 길거리 트럭 로스트치킨 딱 그 맛인데 가격은 C8.

 

공원 한켠에선 젊은 남녀 몇 명이 속옷만 입은채 옷을 갈아입고 시내에선 비키니수영복만 입고 거리를 활보하고 공원 곳곳에도 남녀수영복 차림으로 돌아다니는 사람들이 종종 보였다. 그냥 벗는 것에 대해선 머릿속이 우리랑 완전히 다른 구조.

 

담배피며 신문 읽던 새끼가 맥주한잔 사들고 우리 옆 탁자로 오길래 바로 일어났다. 치우는건 셀프가 아니고 치워주는 사람은 따로 있었다.

현주가 어제 린더호프성에서 본 이야기를 해줬다. 고등학생 단체중에 흑인여자애가 혼자 다니는데 백인 여자애가 불러들여 다른 학생들이 빙둘러 싸고 웃더라고. 독일애들 집단 따돌림, 소수인종차별이 심한거 같다고. 하긴 손흥민도 유소년팀 시절 독일 인종차별을 많이 당해 복수를 벼뤘다는 할 정도니 뭐. 그런 독일인을 개인적으로 불러내 대응하면 또 바로 꼬리 내린다고 한다.

 

중국탑근처에 와서 난 쉬고 현주는 잠깐 산책갔다가 길 잃을까 무서워 바로 돌아 옴.

 

인력자전거 두 대가 백인여자, 동양인 3명 노인을 태우고 왔다. 공원유람이 끝났는지 그들이 독일어로 한참 대화를 나눈 후 작별하는데 인력거 남자가 동양인 노인들에게 ‘ 리스펙, 리스펙 ! ’ 하는데 가증스러워 보였다.

 

비어가든을 지나 공원을 나왔다. 네비에 숙소를, 경유지로 EDEKA를 찍었는데 오다보니 마트가 없다.

 

다른 마트 찾아가다 또 지하차도. 길 헤매다 SAMSUNG 글자가 크게 박힌 모던한 건물을 발견. 직원들이 한꺼번에 빌딩을 나와 퇴근하는 모습이 장관이다.

 

또 다른 EDEKA를 찍고 가는데 차가 엄청 막힌다. 꾸역꾸역 간신히 도착해보니 문 닫았는지 깃발만 나부끼고 주변 분위기가 이상하다. 오다가 본 REWE라도 가려고 U턴 거듭하며 도착. 빈자리 하나 있길래 개구리 주차하려고 후진하는데 쿵하는 충격에 차사고 난줄 알고 깜짝 놀랬다. 뒤를 보니 아무것도 없는데 왜 그랬지 ? 간신히 주차하고 난 내릴 기운도 없어서 현주 혼자 들여보내고 난 차안에서 기다렸다.

대도시의 스트레스가 장난아니게 심하다. 오늘 내가 많이 꼬여서 그랬는지 거리의 독일인들 일상도 별로 행복해보이지 않았다. 그냥 빨리 귀국하고만 싶다. 길가는 사람들을 보면 남자나 여자나 성적으로 어필하려는 건지, 아님 전혀 반대인지 핫펜티, 메리야스만 입고 다니거나 호모같은 애들도 보인다.

현주가 장 본걸 무겁게 낑낑대며 들고 왔다. 계란 10개들이를 샀는데 계산하려고 보니 하나가 비어 있어서 다시 바꾸느라 늦었다고 한다. 어제 가르미슈 LiDL에서도 정상적인 제품사이에 먹고 난 빈병이 놓여 있는 것을 봤다. 이 나라도 별 미친 또라이들 참 많다.

호텔 돌아오는 외곽 고속도로. 출구가 너무 많다보니 그 거리 맞는 출구 찾느라 긴장을 늦출 수가 없다. 교차로에서 내 신호받고 진입해도 자전거들이 확확 들이대니 급브레이크 밟기 일쑤고.

 

호텔에 도착, 차 문 잠그려는데 안 잠김. 현주가 차 키를 차 안에 둔 것이었다. 그것마저 짜증이 난다.

방에 와보니 그래도 냄비 3종류가 들어있는 통이 배달되어 있었다.

현주는 마트에서 소금을 사왔다. 요즘 일본 오염수 방류로 한국에서 소금파동이 났다는데 독일은 샤워할 때 물맛이 짤 정도로 땅속이 다 짤쯔(Salz)다.

시원한 콜라 마시고 빨레, 샤워까지 하고 나니 좀 나아졌다.

이 호텔은 청소 안해도 된다는 푯말 걸어 놓으면 Bar에서 무료음료준다고 꼬신다. 독일 호텔들 진짜 지독하다 볼펜 하자루, 방에 티슈한장같은 기본 서비스도 없으면서 바용절감하는덴 아주 비상한 머리를 쓰고 있다.

 

복숭아, 자두, 인스턴트 커피로 저녁을 떼웠다.

10시쯤 천둥 번개 장대비가 갑자기 퍼붓는다. 여행하는 20여일 그렇게 찌고 비한방울 안오더니 오면 겁나게 무섭게 온다. 투숙객들이 밖에서 혼비백산이다.

비는 그쳤는데 수십분째 번개가 계속 치고 있다. 처음엔 신기해서 찍다가 계속 그러고 있으니 찍는 게 귀찮을 정도다. 바로 근처를 때리던 번개는 이제 천둥소리도 안 들릴 정도로 멀어져 북쪽과 동쪽하늘에서 계속 번쩍거리는데 50평생 살면서 이런 장관은 또 첨 본다. 참 대단한 독일이다.

 

 

쓸게 별로 없는 날이라 생각했는데 하루하루가 어메이징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