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8. 28. 17:40ㆍGermany 2023
6. 19. 월. 오후
거리의 목각인형공방 프레스코화 건물들을 보러 오버아머가우 (Oberammergau) 로 간다.
비가 다 온 줄 았았는데 또 한번 소나기가 초원위로 쏟아진다
삼거리에서 남쪽은 추크슈피체, 북쪽은 뮌헨 가는 길, 북쪽으로 몇 분 운전하자 오른편으로 면 소재지만한 마을이 자리잡고 있다. 오버아머가우 초입부터 집집마다 벽에 그림을 그려 놓았다,
프란츠 제라프 츠빙크의 최고 걸작 프레스코화가 그려진 필라투스하우스(pilatushaus)를 네비에 찍고 갔는데 작은 마을 한가운데 한적한 거리에 비슷비슷한 집들만 있는 곳이라 딱 눈에 띄지 않았다. 그저 네비가 이 집이라고, 한 남자가 그 집앞 의자에 앉아 있거나 한 남자가 지나가다 카메라를 들어 사진을 찍는 것이외로 특별난 건 없었다,
온 김에 나도 사진 한두장 찍고 오던길 그대로 돌아나간다. 방금 본 린더호프성이 너무나 화려했고 한국의 영화간판화가가 심심할때 낙서한 수준이라서 잠시 쉬어갈 흥미도 안 일어났다,
오늘의 세번째 목적지 미텐발트를 네비에 찍을때도 별 기대가 안됐다. 위치마저 가르미슈를 지나 더 남쪽에 위치해 있고 40분이나 걸리는 거리라서 약간 고민이 되었다. 가다 피곤하면 그냥 포기하고 숙소로 들어가야지.
아침에 왔던 길따라 가르미슈에 다시 도착, 멀리 보이는 추크슈피체산 정상이 구름모자를 눌러 썼다. 오늘 케이블카타고 정상 올라간 사람들은 아무것도 안 보여 낭패겠는걸...
가르미슈 남쪽 올림픽 스키점프대를 오른편에 두고 고개를 하나 넘었을뿐인데 풍경이 달라졌다. 텔레토비가 뛰어노는 동산, 부드러운 구릉과 호수(Schmalsee), 멀리 보이는 만년설 알프스 산.
고원지대를 내려와 제법 큰 마을에 도착했다. 오버아머가우가 면소재지라면 여긴 읍소재지정도, 미텐발트(Mittenwald)
마을 중심지를 차로 지나가며 분위기를 느낀 후 근처 공용주차장에 도착.
덩치는 도사견, 자세는 핏불테리어, 표정은 로트와일러 3대 맹견의 무기만 다 갖춘 개새끼가 우리를 노려보길래 쫄아서 멀찌기 주차후 광장으로 얼른 도망갔다.
벤치에 앉아 있던 아저씨가 나 오는거 보고 옆자리 앉으라고 하는데 행색을 보니 일 생길거 같아 그냥 지나쳤다,
뒤를 돌아보니 마을 남쪽으로 평지에 갑자기 거대한 돌산이 병풍처럼 떡 버티고 솟아 있었다
저 산을 경계로 오스트리아와 국경이 나눠진다. 산넘으면 바로 인스부르크 (Innsbruck)
빈 자리에 앉아 넋놓고 산만 바라보았다, 어느 루트로 올라가야 저 산꼭데기를 쉽게 올라갈 수 있을까 째려보며.
왠 사람들이 강의식 의자배치에 앉아 한 방향을 바라보고 있다. 약장수라도 왔나 ?
시내 메인 거리를 걸어본다.
어렸을때 생각하면 하수구 또랑인데 맑은 물이 흐르는 시냇물.
오버아머가우는 종교적인 색체가 강한데 여긴 프레스코화 주제가 다양하다고 한다. 또 바이올린 제작으로 유명한 동네라고 조사해 왔지만 그런건 까맣게 잊고 멋진 산, 동화처럼 아기자기한 거라의 매력에 폭 빠져 버렸다
광장 근처 카페에 자리를 잡았다. 현주는 옆 과일가게가서 피자두 사오고
카푸치노와 커피 주문. 케익은 아쉽게도 취급 안함
주인아줌마는 거의 황소에 치마만 두른 수준, 팔목에 문신까지 해서 무서움. 황소가 ' 우유좀 줄까 ? ' 하는데 놀라 거절함
이 마을 이름을 현지발음으로 듣고 싶어서 불어보니, 미텐발드, 미튼왈드도 이나고 ' 미튼봘드 '
길이 고리처럼 부드럽게 휘어져 있어서 차들이 속도를 안 내고 사람들은 활기차게 걸어다니고 시원한 산바람 솔솔 불어오고, 알록달록 아이스크림가에, 가로수 아래 벤치... 딱 에버랜드 유럽동화마을에 앉아 있는 느낌인데 여긴 리얼이라는거.
커피가 소태같이 쓰다고 하니 현주가 죽어라죽어라 한다.
거리에 현대차들 많이 다님.
대낮부터 맥주 마시는 유러피안
현주에게 안에 들어가 계산하라고. 3.5 + 3.0 = 6.5 e 일줄 알았는데 계산이 좀 더 나왔다고 한다. 이유는 모름
오다가 아이스크림 집 줄서 있어서 우리도 뒤에 섬. 독일은 아이스크림을 애들보다 어른이 더 먹음
장사가 너무 잘돼 퉁명스런 아줌마에게 1.8 e (2,560원) 내고 하나 사옴
현주가 조금먹고 다 나에게 양보해서 호강했다
기대하지 않은 곳에서 환상의 한나절을 보내고,
원형 헤드램프시절의 BMW5 (1988~1995)가 전시되어 있는 클레식카 매장을 지나 미텐발트를 떠난다
아름다운 알프스 자락을 넘나들며 현주랑
' 오스트리아 독일간 전쟁을 일으키려해도 이런 지역 사람들은 국적도 애매해 선동시키는 것 자체가 힘들거라' 고 수다
벌써 가르미슈에 도착했다.
EDEKA를 찾아가는데 근처 도로공사로 폐쇄되어 길 잃고 헤맴. 숙소 찍고 돌아오다 LiDL 발견. 반가워 유턴해 주차장 직행
매대 통로에서 마주오던 청년과 카트 비켜주다 내가 컵라면을 떨어트렸다. 그 청년이 얼른 집어주길래 당케 ! 했더니
" korean ? " 이냐고 대뜸 물음. 그렇다니
" Danke 를 한국말로 뭐라고 합니까 ? " 고 물어 " 고-맙-습-니-다 " 라고 알려줌
호텔 들어가는 언덕길이 꽤 경사가 높고 긴데 그 길을 자전거로, 그것도 뒤에 카트를 달고 사람까지 태우고 올라가고 있다.
독일인에게 자전거랑 맥주 뺏으면 다 미칠듯
호텔에 도칙했는데 안마당 주차장은 만석. 밖에 주차후 운동겸 걸어 들어왔다
방에 와 마트에서 산 컵라면, 샐러드, 과자등 먹으며 TV 봄
오늘 찍은 사진들 보다가 느즈막하게 수영복 챙겨 나왔다,
엘리베이터가 양쪽으로 열리며 두 독일청년이 따로따로 타는데 너무 닮아 나도 모르게 " Twin ? " 이냐고 물었더니 현주가 진짜 쌍둥이냐고 더 놀람.
수영장 왔는데 불이 꺼져 있어서 이상. 문도 잠겨 있다. 마침 독일 커플이 수건 걸치고 수영장 들어가려는데 다 못 들어감. 종이가 붙어 있길래 뭐라고 써 있냐니 독일여자가 " 내일까지 문 닫는다 " 고 함. 그 밑에 영어로도 써 있길래 보니 내일까지 청소한다고...
로비에 와서 현주는 호숫가 산책가고 난 소파에 앉아 쉬며 기다린다.
관광버스가 들어오고 동양인 여자가 씩씩하게 들어와 프런트에 가서 ' 레스토랑... 9시 ... " 뭐라 대화하더니 잠시후 버스에서 동양인들이 떼로 내림. 대부분이 중년이후 노인들인데 들리는 말이 일본인.
각자 들고 온 큰 트렁크를 로비 구석에 쌓아두고 가이드가 설명하면서 팔을 내젖다가 뒤에 노인 얼굴을 침. 일행들은 다 웃고 난 비웃고... 모두 2층 레스토랑으로 올라갔다.
아래 사진은 현주 산책가서 찍은 것
좀 한가해졌길래 프런트 가서 ' 수영장 언제 다시 여냐 ' 고 물으니 직원이 잘 모르는지 뒤에 있는 다른 직원에게 되물었다.
첫날 나 체크인했던 뒤 직원이
" 내일 오후에 여는데 언제 열지 정확히 알 수 없다, 2시, 3시 ? "
" 나 내일 체크아웃이라 못 가는데... " 했더니 설명이 장황하게 이어진다. 그만해도 될 거 같은대. 그러더니 책상 선반에서 뭘 주섬주섬 찾아 쿠폰을 두장 줬다. Bar 가서 맥주나 칵테일등을 한잔 마실 수 있는 쿠폰.
Bar 내일 몇시에 여냐니 오후 5시란다. 오늘은 몇시까지냐니 밤 12시라고 한다.
고맙다고 하고 방에 와 카메라 챙겨 3층에서 기다리니 마침 현주가 올라왔다,
그렇잖아도 Bar 인테리어가 분위기 있고 고급스러워 한번 가보고 싶긴 했는데 잘 됐다 싶어 바로 바 직행.
가운데 홀에는 독일인들 한팀이 화기애애. 별실 룸으로 들어갔다. 여긴 서재. 옆방은 당구테이블이 있다.
조명과 바닥 대리석과 좌석배치등을 고급스럽게 해서 밀실 느낌이 들었다.
난 오래간만에 아페롤, 현주는 맥주 주문
이번 여행이 현주에게 어떤 의미였는지, 내 여행기에 대한 의견, 24년 우리 생활의 변화예상등 ... 유익한 대화의 시간
담배가 피고 싶다.... 빨대를 담배 삼아 깊이 빨이 들이고 재 터는 시늉이라도 하니 좀 낫다.
챙피하게 그 순간 직원이 다시 들어와 내 룸번호를 묻길래, 왜 그러냐니
" 수영장 다시 열면 알려드리려고 그런다 " 고 뻥을 쳤다. 눈치보니 프런트에서 쿠폰발행하고 장부에 적아야 하는데 룸번호를 몰라 확인해 오라고 시킨거구만.
시간 가는줄 모르고 놀다가 Bar 나올땐 10시
.
욕조에 들어가 면도하고 나와 일기쓰며 남은 참치샐러드 다 먹음.. 현주는 내가 일기쓰느라 자기랑 안 놀아 준다고 투덜.
밤엔 번개치고 비가 꽤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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