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8. 24. 17:52ㆍGermany 2023
6. 17. 토. 점심
독일엔 자칭 7대 가도가 있다. 이번 여행코스에선 그 중 3개의 가도를 달린다. 낭만가도, 알펜가도, 고성가도.
가장 유명한 길은 낭만가도지만 개인적으론 젤 아름다운 길은 알펜가도(Alpen strasse)가 아닐까 싶다. 만년설 고봉의 연속인 알프스산맥을 배경으로 초록의 구릉과 에머랄드빛 호수들을 실컷 감상할 수 있다. 보덴제 린다우(Lindau)를 시작으로 알고이 지방(Allgau) 을 거쳐 퓌센(Fussen), 그리고 오늘 목적지 가르미슈파르텐키르헨 (Garmisch-partenkirchen) 이후 미텐발트(Mittenwald) 까지 알펜가도위에 차를 올릴 것이다.
가르미슈를 찍자 네비가 아래 지도의 파란선을 그리는데 별로 내키지 않았다. 시간이 더 걸리더라도 알프스 자연을 깊숙히 느끼고 싶어서 한적한 길을 찾다보니 L255 지방도로(빨간 화살표 하얀도로)가 그려졌다.
2박3일 타이어 닮도록 돌아다닌 퓌센을 복기하듯 지나간다.
레히강폭포앞 주차장에 오늘은 대형 관광버스가 세워져 있을 정도로 여기저기 관광객들로 난리다. 직진도로에서 L255로 차를 빼자마자 한적한 강을 만났다
현주가 옆에서 오늘 아침에 만난 중국인 부부이야기를 재잘거린다.
갑자기 폰이 난리가 났다. 통신사, 입국, 세관등 안내문자들이 쏟아져 들어왔다. 나도 모르게 국경을 넘는 걸 폰은 알았나보다. 오스트리아 입국했다.
이름모를 작은 동네를 지나
알프스 만년설봉을 바라보며 달리는 기분
Reutte 라는 제법 큰 마을을 관통해
시 서쪽 변두리로 나가면 고속도로 밑을 지나간다. 산위로 올라가며 내려다 본 고속도로 위에는 차들이 바짝바짝 붙은채 심하게 정체되어 있었다. 선경지명이 있던 건 아니지만 현주애게, ' 저거 보라고 우리가 잘못했음 저속에 있을뻔 했다' 고 은근히 뻐겼다
고개를 넘어 강줄기를 끼고 조금 달리자 큰 호수(Plansee)가 눈앞에 나타났다. 주변에 높은 산들에서 흘러내린 모든 물들이 다 이 호수로 모이는듯 가도가도 끝없는 긴 호수다.
나도 이렇게 좋은데 이곳 사람들은 얼마나 좋겠는가. 중앙선도 없는 차 두대 간신히 비켜갈 좁은 길에 오토바이, 자전거, 차들이 뒤섞여 제대로 감상할 틈이 없다. 뒷차들을 좀 보내려고 차를 갓길에 댔다가 다 보내고 다시 달리지만 이내 또 날파리떼처럼 바로 달라붙기 일쑤다.
유람선도 떠다녔다
내가 운전에만 집중하느라 경치감상을 못하자 현주가 신통하게도 나중에 나 보라고 동영상 촬영을 연습했다.
긴 호수를 지나도 주변은 거친 바위와 원시림의 숲과 계곡이 계속됐다.
내가 느린것도 아닌데 앞뒤의 차들은 딱 나의 1.5배의 속도로 이 좁은 길들을 질주하고 있다.
어느새 길이 도로가 되었다. 왕복 2차선. 여기부터 다시 독일땅이다.
산길만 달리다가 갑자기 웅장한 궁전을 만났다. Ettal 이란 작은 마을은 자기 싸이즈에 안 어울리게 엄청 크고 화려한 돔형 성당을 품고 있었다.
- 이곳이 Ettal 수도원과 독일 3대 수도원맥주중 하나인 베네딕티너(Benediktiner) 그리고 Ettaler 맥주로 유명한 곳이었다는 걸 나중에 알게 됐다.
작은 마을을 순식간에 통과해서 나가다가 길가에 작은 목공예품점을 발견.
현주에게 ' 들를까 ? " 하니 "pass ! " 한다. 100 여 m를 더 지나갔는데 아무래도 아쉬워 바로 차를 돌려 다시 찾아갔다.
가게 안으로 들어갔는데 아무도 없다. 무안해지는 순간 뒤에서 주인아저씨가 나타났다. 아마 출입구에 감지센서를 달아놓았나보다
' 아줌마 새총 그렇게 쏘면 죽어 ~ "
열쇠고리도 있는데 현대자동차 마크고리가 많아서 놀랬다.
골고루 다 만들었는데 현대것만 많이 남은건가 ?
빈손으로 나오기 뭐해 난 와인마개 4 e (5,700 원)
현주는 치즈가는 것 12 e (17,000 원) 샀다.
금속원통은 이탈리아, 나무 틀만 아저씨가 만든 것인데 현주가 나무 보울과 ' 바꿀까 ? ' 고민하다 그냥 선택.
청년이 집집마다 다니며 전단지인지 신문인지를 돌리고 있다.
이 지역이 아주 높은 고지대였나보다. 이후 한참을 산밑으로 내려왔다.
산아래에 큰 동네가 있고 초입에 마트들이 다 모여 있었다. 여기가 오늘 목적지 가르미슈인줄 알았는데 아니였다
마을을 통과하는 길이 공사중이라 차들이 양방향으로 많이 정체됐다.
이후 다른 도로와 합류하며 더 번잡한 고속화 도로가 되었다, 남쪽으로 한참을 달리자 저 멀리 독일의 최고봉 추크슈피체(zugspitze 2962m)가 웅장하게 모습을 드러냈다,
추크슈피체의 도시 가르미슈파르텐키르헨 (Garmisch-partenkirchen) 이 가까워오자 차선이 줄어들며 차들이 밀렸다
원래 서쪽에 가르미슈 (Garmisch) 가 있고 동쪽의 파르텐키르헨 (Partenkirchen) 이 각각 있었는데 동계올림픽을 치루기 위해 한 마을로 행정을 통합했다. 그러나 지금도 따로 취급하려는 경향이 있다고...
시내를 지나다보니 현대자동차 대리점도 있을 정도로 꽤 비중있는 도시인가보다
기르미슈를 지나 서쪽으로 쭉 나가자 예약한 호텔 간판이 추크슈피체 산을 배경으로 세워져 있다.
산과 점점 가까워질수록 심박수가 빨라짐이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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