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8. 23. 20:56ㆍGermany 2023
6. 16. 금. 오후
현주 돌아온 후 점심도 먹어야 하고 오후 시간도 많이 남아 퓌센 시내로 나간다.
가로수길 양편 넓다란 초지에 얼룩소들이 드문드문 흩어져 풀 만찬을 즐기고 있다.
차창문을 열자 소방울소리가 경쾌하게 들려와서 길옆 나무아래 차를 세우지 않을 수가 없었다.
백미러를 보니 아까부터 내 뒤를 따라오던 차도 멀찌기 뒤에서 우리처럼 갓길에 차를 멈추고 있었다.
퓌센 시 남쪽 외곽도로를 통해 레히강 폭포(Lechfall) 도착.
길건너에 조촐한 카페.
한국에서 인터넷으로 봤을땐 ' 퓌센 참 볼거 없나보다. 뭐 이런곳도 명소라고 하나 ' 치부했는데 막상 보니 그 위용에 말문이 막혔다. 파란 얼음 아이스크림 색깔의 깨끗한 물이 엄청나게 넘처나는데 그 폭포소리에 대화가 묻힐 정도다, 대동강 물장수 봉이 김선달처럼 저 물만 받아 생수로 팔아도 대대손손 돈이 넘처날거 같다.
근데 이 엄청난 수량의 강을 어찌 막고 저런 콘크리트 보를 만들었다냐 ?
하류로 조금 내려가면 신성로마제국 황제였던 막시밀리언 2세의 흉상이 뜬금없이 절벽안에 모셔저 있다. 그가 비록 독일에서 죽긴 했지만 출생은 오스트리아 빈인데 이 길에서 1 km 정도만 내려가면 오스트리아 국경이긴 하다,
의외로 이 폭포를 보러 오는 사람들이 꽤 많았다.
다시 남쪽으로 1km 쯤 내려오면 오스트리아 국경바로 못 가 바움크로네베그(baumkroneweg)
자연속 캠프를 즐기고 숲길 산책도 할 수 있는 곳, 여기에 공중 2 m 높이에 데크 길을 걸을 수 있다고 해서 찾아왔다. 아래 지도상의 빨간 루트같았다,
화장실 들렸다 산책로 입구로 가보니 매표소. 한국엔 그보다 더 좋은 곳들이 다 무료라서 그냥 안 들어감
다시 차 돌려 퓌센으로, 어제 맥도널드를 다시 찾아간다.
시내를 관통하며 어제 들렸던 슐로스크로네 호텔앞을 지나
네비없이 잘 찾아간다,
" 퓌센에서 택시 운전이나 할까 ? "
" 대학나와 택시운전하냐 ! "
" 넌 그럴려고 영교과 나왔냐 ? " 하며 차안에서 서로 킥킥거림
" 하긴 택시하려고 6년제는 좀 그렇지 ? 2년제 나올껄 " 했더니 현주가 종지부를 찍는다
" 2년제도 아까워 ! "
맥 도착. 키오스크 주문할때마다 ' 포인트 적립하면 한국에서 쓸 수 있나 ? ' 궁금하고 아깝다
오늘은 내가 밥생각이 없을 정도로 지처서 너겟만, 현주가 Mc 치킨 크리스피를 주문했다. 16.58 e (23,600 원)
주변 둘러보면 반이상이 테이블서비스를 이용하고 있어서 우리도 번호표 탁자위에 놓고 대기. 독일인이 서빙해주는 거 받아 먹는 재미도 쏠쏠하다
현주 맛있게 먹음. 내가 먹어봐도 맥크리스피 맛있다.
팀홀튼(Tim hortons) 을 빼놓고 캐나다를 추억할 수 없듯 이번 독일여행에선 맥이 진리다. 다른 음식에 비해 저렴하고 맛있고 뭐니뭐니 해도 팁 신경 안써도 되니.
사이드메뉴인 파이나 맥플러리가 종류도 다양하고 질이 더 높아 보인다,
천천히 먹으며 사진보고 와이파이 되니 쁘샤 바꾸고 푹 쉰다.
하늘이 갑자기 흐려지더니 강풍과 소나기가 순식간에 쏟아졌다, 밖에서 먹던 사람들이 안으로 대피, 우리가 오전에 노인수발성에 올라갔다 온 건 신에 한 수.
커피 마시려다 현주가 조용한 카페에 가자고 해서 검색해보니 퓌센 옆 동네, 노인수발 아래 슈방가우(Schwangau)에 괜찮은 곳 발견.
우리가 나올때쯤 학생들이 단체로 들어와 왁자지껄
맥 주차장 옆 건물벽화
모범택시처럼 스무스하게 퓌센 시내 통과해 건너편 들판으로 넘어간다
초원을 달리다가 우측에 보이는 노인수발성에 반해 현주가 카메라로 연신 사진을 찍디가 갑자기
" 어머, 내 폰 맥에 놓고 왔어 ! "
" 어디 ? 아까 대충보니 놓고 온거 없는거 같던데... "
" 탁자위에 ! "
아까 학생들 단체가 들어와, 찾긴 다 틀렸단 불길함이 머리속에 떠오르며 반사적으로 핸들을 틀어 다시 시내로 들어가는데, 현주가 차량 충전잭에 연결해 놓은 폰 발견. 핸들을 쥐고 있던 힘이 풀리며 갓길로 차가 빠졌다. 이 상황이 웃기면서도 철렁했다. 지옥과 천당을 순간이동한 기분.
첫번째 찾아간 마을 안쪽에 카페는 수영장에 딸린 곳이었다. 담너머로 독일인들이 인도어풀에서 수영을 즐기는 모습이 비쳤다, 외지 관광객들은 저 노인수발성 아래에, 현지인들은 이런 조용한 곳에... 노는 물이 달랐구나.
담옆에 차 세우고 두번째 카페 찍은후 출발. 자전거를 타고 옆을 지나가던 노인이 먼저 간다고 손을 들어 신호를 보낸다.
도로옆에 있는 카페를 발견했는데 타이밍을 놓처서 마을 뒷길로 들판을 넓게 빙 돌아야만 했다.
덕분에 노인수발성도 실컷 보고 자유롭게 방목해서 키우는 닭장도 보고...
카페 옆에 주차장이 넓게 있어서 편하게 차 대고 들어감
머리 곱슬 흑인청년이 생글생글 미소로 손님을 맞는다
현주는 라떼와 프레첼 (pretzel), 난 카페 크레마. 7.70 e (11,000원)
계산은 독일 젊은 여자가 했는데 약간 퉁명스러웠다,
우린 실내 창가자리에 앉았다. 사람들이 수시로 와서 쉬며 아이스크림, 커피등을 즐기고 있다
시골이라고 커피값이 싸서 더 기분좋음
현주는 창밖에 시골길 차 다니는 풍경이 예쁘다고 연신 사진
오랜 세월이 흐른후엔 이런 잔잔한 시간들이 더 그리워질거 같다,
4시쯤 됐는데 더 갈 곳도 없고 살짝 피곤해서 호텔로 돌아가기로 했다,
작은 마을이지만 맘에 드는 레스토랑 몇개 보며 저녁 먹으러 와도 좋겠다고 점찍음
백조가 양 날개를 접고 앉아 있는 형상이라는데 난 잘 모르겠다, 멀리서보면 큰 저택 같은데 가가이 가보면 장난아니게 웅장한 건 사실,
산위로 올라가는 길목에서 흑인 또 만남. 우리가 멀리서 주차확인표 들어 보여주자, 기억난다는 듯 미소, 나도 손 흔들어 인사하고 올라옴.
4시반 넘어 숙소 도착. 그새 방 청소가 되어 있었다. 현주가 이불 덮어줘 푹 잠
5시 40여분에 일어났는데 창밖을 보니 오늘은 어제보다 성을 오가는 사람들이 확실히 적다
현주는 알레르기때문에 코가 계속 나와 힘들어 한다. 오늘 저녁은 이래저래 안 나갈 분위기
일찍 샤워하고 와서 현주 손수건 양말 주물러 널어주고 TV 봄 (제품명 KENDO라는 첨 보는 브랜드)
아무리 중년여인이라지만 음부만 모자익처리하고 젖가슴을 그대로 다 내 놓은 화면이 공중파에서 나오는 대단한 나라.
111 tolle traumtypen (111 명의 멋진 꿈을 꾸는 녀석들) 이란 fun video 같은 프로 보며 긴 저녁시간 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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