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9. 14. 14:43ㆍGeorgia 2019
아침을 먹으러 9시반쯤 1층으로 내려갔다
식당 직원들에게 " 우리 오늘 떠난다. 다시 보길 바란다 " 고 했더니 청년이 바로 모닝커피를 대령했다.
팬케익과 콘프레이크, 과일등으로 가볍게 배를 채웠다,
서양노인이 지나가며 또 아는체를 한다. 안면 트고 싶은가본데 정들자 이별이다.
' 저 할아버지랑 더 친해지면 룸으로 전화해서 " 오늘 늦게 내려간다, 오늘은 펜케익이 맛있다 " 는 둥 별 이야기를 다 하는거 아냐 ? ' 라며 우리끼리 낄낄거렸다,
창밖 광고판에 샤워하는 애기 사진을 계속 보고 있으니 우리도 뽀얘지고 순수해지는 느낌이다.
매번 apricot 잼을 먹고 싶어 집어왔다가 오늘도 제자리에 고이 놓고 나왔다.
방에 와 짐 챙겨 11시 20분쯤 먼저 내려왔다, 벨보이와 인사를 나누고 차에 와서 일단 조심조심 시동부터 걸었다. 별 속 안 썩이고 잘 걸렸다. 마지막날까지 어찌어찌 차를 끌고 갈 수 있어서 얼마나 다행인지... H가 차에서 신발과 야상잠바를 꺼내가더니, 호텔 프런트에 가서 직원에게 ' 버려 달라' 고 하려는걸 현주가 ' 공항가서 버리는게 좋겠다 ' 고 말렸다. 벨보이가 여성분들 짐까지 다 실어 주어서 30분에 공항으로 출발.
오늘은 더울 정도로 날이 화창하다. 막판까지 긴장을 놓지 않고 시내통과.
현주에게 ' 바빠 ? 안 바쁨 사진이나 찍어봐 " 라고 했더니 오기로 셔터에서 손가락을 떼지 않고 있다.
이젠 눈에 익은 이정표.
저 굴뚝같은 기념탑을 끼고 우측으로 빠지면 바로 공항이다.
끝까지 몸을 사렸는데 거의 다 와서 허를 찔렸다,
뜸금없이 제한속도 40 이란 도로표지판과 단속카메라가 나타났다. 놀라서 계기판을 보니 난 80.
관광객들 돈을 탈탈 털겠단 심뽀가 고약하다. 귀국후 딱지가 날라올 줄 알았는데 아직까진 잠잠한 걸 보면 내차선은 아니였나보다.
청사앞에 현주를 내려주며 " 베카를 불러오라 " 고 하고 잠시 서 있는데 경찰차가 바로 뒤에 와 '차빼라' 고 방송을 했다. 주변에 있던 사람들이 일제히 우리를 처다보았다, 내가 내려 ' 장애인' 이라는 제스처를 취해도 스피커에선 막무가내 '차빼라' 는 명령만 흘러나왔다,
현주가 바로 나와서 " 베카 금방 나온대 " 라고 했지만 당장 연행할듯한 기세에 눌려 마지못해 주차장쪽으로 이동했다.
베카는 다행히 현주를 보자마자 바로 알아보고 내차를 쫓아 왔다.
베카에게 " 매일 아침 시동이 잘 안 걸리더라, 베터리가 다 됐나보다 " 고 했는데 그 말뜻을 이해하지 못했다. 차를 대충 둘러본 베카에게 " 우리를 청사입구에 내려 달라 " 고 했더니 그건 알아듣고 우리를 태우고 빙 돌아 아까 서 있었던 장소에 내려주고 다시 차를 끌고 갔다.
청사안으로 들어가자 다른 렌터카 직원으로 보이는 남자가 " 여기는 입국장이고 출국장은 옆이다 " 라고 친절하게 설명을 해 주었다. 그 남자가 Arrival 과 Departure 를 바꿔 말했지만 이미 알고 있는터라 그저 ' 고맙다' 는 말만 해줬다.
조지아 트빌리시도 최근 급격히 늘어나는 관광객들을 감당못해 바로 옆에 출국전용 청사를 새로 지었다,
잠시후 베카가 돌아와 ' 이상없다' 며 보증금 400 US $를 돌려 주었다,
79,910 km 에 빌려 81,450 km에 돌려줬우니 limit 도 초과 안했고 연료도 처음처럼 1/4 채워왔고... Clear !
한결 홀가분한 맘으로 옆 출국청사로 이동했다. 여기는 더 썰렁하다.
우리랑 동행할 한국인들도 간간히 보이는데, 나이든 아줌마가 로비를 배회하며 자꾸 현주랑 눈을 마주쳐 현주가 미소 지어주었더니 다가와 말을 걸었다. 그런데... 중국어,
아까 렌터카 사무실 앞에서도 왠 젊은 백인남녀가 다가와 여자가 친한척 말을 거는데... 유창한 중국어인거다, 우리는 한국인이라고 했더니 미안하다는 말 한마디 하고 돌아갔다, 중국인이 조지아도 이미 접수했음.
우리 뱅기 보딩패스 창구도 아직 정해지지 않아서 한참을 기다렸다.
H가 짐 packing 하는 것을 보고 환전소까지 찾아가 달러를 라리로 바꿔 갔더니, 포장비가 피프틴 라리가 아니라 피브티 라리 (6,300원) 라고 해서 그냥 돌아왔다.
H가 쥬스를 사주었다. 한모금 마셔보니 시원하고 달콤하다. Natakhtari 라는 브랜드.
오후 1시가 다 되어서야 전광판에 창구번호가 떴다. 1,2 그리고 5번.
가보니 한국인들이 여기 다 모여 있었다. 내 배낭을 수화물로 부치려고 했더니 무게랑 상관없이 짐은 인당 한개씩이라고,,,
승차권을 받아쥐고 ' 이제 어디로 가야되냐 ? ' 고 물었더니 윗층이라고 한다. 여기도 오키나와 공항만큼 직관적인 안내판이 미흡하다.
보안검색대를 통과할때 H가 사준 음료수를 다 못 마셔 아쉽게 놓고 와야 했다.
H는 무슨 이유인지 검색이 좀 까다로웠다.
바로 Prime lounge를 찾아갔다.
카드 보여주고 들어가면 라운지가 양쪽으로 나눠진다. 왼편은 약간 어둡고 고급스런 분위기, 오른편은 케주얼한 밝은 분위기. 사람들이 많은 오른쪽으로 들어갔다
음식 가짓수가 많지는 않은데 맛은 괜찮았다.
냉장고에 초록색 병, 맥주인가 싶아 가져왔는데 술이 아니라 탄산이 약하게 들어간 음료수였다.
난생 첨 먹어보는 맛인데 굳이 찾아보면 할명수에 물 타면 이럴거 같다. 첫모금부터 중독성이 느껴졌다. 현주와 H에게도 권해보니 맛있다고... 브랜드 Zedazeni. 강추 !
서양여자가 고만고만한 애를 셋이나 데리고 들어왔는데 애들이 번갈아 빽빽 울어대도 달랠 생각을 안한다.
조용한 라운지가 갑자기 시장바닥이 됐다,
옆엔 인도 대가족. 동행한 남자의 딱 두배 덩치인 인도여자 4명이 라운지 음식을 코끼리처럼 초토화시키고 있다.
우리 들어오기전부터 우리 나간 이후까지 굳세게 자리 차지하고 있음
3시쯤 나와 102 게이트로 이동했다.
브릿지가 연결되어 있어 안심이 됐다.
3인용 벤치 한가운데에 사람이 있어 양편 빈자리에 앉으려는데 갑자기 사내가 다리를 쭉 뻗어 옆 트렁크위에 올려놓고 가로막으며 퉁명스럽게 ' 자리 있쑤 ! ' 하는게 아닌가.
그 뻔뻔한 면상을 지팡이로 찍어 버리고 싶은 살인 충동이 치밀었다.
뒤로 돌아가 앉으며 분을 못 참고 욕을 했더니 옆에 있던 한국 아기씨가 놀라서 슬그머니 사라졌다.
잠시후 등뒤에서 무례한 놈과 돌아온 일행이 투닥거리며 말다툼하는 소리가 들렸다,
출국시간이 다가오자 줄이 갑자기 길어졌다.
줄끝에서 천천히 들어가면서 보니 아까 그 무식한 놈이 팔걸이 사이에 낑겨 죽은 듯이 자고 있었다,
좌석을 찾아 안으로 안으로 들어간다. 한국인들은 모두 비행기 꼬리에 몰아 놓았다. 경유하는 사람들은 덜 바쁘니까...라고 좋게 봐줄래도 썩 기분 좋은 광경은 아니였다.
기내식 거부하고 화장실 한번 다녀온거 빼고 내처 잤다. 애새끼 둘이 빽빽 울어대서 귀마개 하고 다시 잠듬
약 3시간후 알마티공항에 착륙했다. 사람들이 박수를 처댔다. 이번엔 기내에 악취는 안 나는데 매연이 들어와 생기침이 났다. 활주로에서 셔틀버스로 이동.
지난번 본 시골총각이 이번에도 혼자 세월아 네월아 입국수속을 보고 있다. 한명한명 세워놓고 여권과 얼굴을 번갈아 처다보고 남자에겐 한 마디도 안하면서, 지 맘에 드는 여자에겐 실실 웃으며 수작도 걸고, 한국인 하다 말고 벽쪽 의자에 쪼르르 앉아 있는 중국인들 먼저 처리해 주고... 수백명을 세워놓고 그 지랄을 수십분째 하고 있다. 인원보강 서비스같은 건 는 전혀 없었다. ' 내가 다시 알마티공항에 오면 성을 간다 ! ' 는 말이 절로 나왔다, 2주전 내 앞에 있었던 남자 셋이 우연하게도 오늘은 뒤에 서있다. 그들의 구수한 남도사투리 입담을 듣는 걸로 버틸 수 있었다.
보안검색에서는 또 금속 없냐고 몸수색,
2층 대합실에 올라왔다. 비행기가 연착된 거 같다.
현주가 뿌리고 온 테스트 향수냄새에 두통이 생길 정도로 예민해져 있다.
면세점에서 사온 카자흐스탄 사탕
한봉지 1,300 원 정도. 맛 괜찮음.
그 시간, 애들은 집에서 ' 더 잘 먹고 있다' 고 사진을 보내왔다
우리를 기다리는건 만수르밖에 없나보다.
오매불망 창밖을 바라보며 선물 기다리고 있음
탑승게이트가 열려 긴 복도를 통과하는데 뒤에서 아줌마가 툭 치고 가고 기내탑승 전까지 표검사를 세번이나 더 했다.
마지막엔 군복에 훈장같은걸 주렁주렁 매단 배불뚝이 중년남자가 표검사 하는데 욕이 절로 나왔다. 어딘 인원이 모자라고 어딘 남아돌고...
비행기 기종이 한물간 보잉 757로 바뀌었다. 3X3열. 좁아터진 자리에 등받이까지 고장나 폐쇄공포증에 걸릴 지경이다. 늑적지근한 현주도 불편해서 기내식을 걸렀다. 나도 면만 조금 먹고 반납,
가까스로 잠이 들었는데 누군가 고압적인 말투에 깨버렸다,
승무원중 사무장 복장을 한 짜리몽땅한 카자흐 중년여자가 통로에 건방진 자세로 서서 H에게 지적질을 하고 있었다.
한국에 종살이 오는 외노자 주제에 어디 고객에게 그것도 영어나 한국어도 아니고 카자흐말로 명령질하나 싶어 성질이 났다. (나 철저한 Racist)
그 사무장여자에게 인상을 쓰며 한국말로 " 뭐 ! " 라고 하니 ' 아니 저 여자 ' 라는 식으로 얼버무리다 갔다.
인천공항 도착
마침표를 찍기 위해 카페를 찾다가 현주 배 고플거 같아 국수집에 들어갔다.
매운 걸 잘 못먹는데도 오랜만에 먹는 한국음식은 맛있었다, 앞으로 귀국 세레머니가 이 집으로 바뀔거 같은 예감이 들었다
※ 70번 비행기를 갈아 타고 25개국을 336일간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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