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9. 4. 22:00ㆍGeorgia 2019
그래도 오늘 일정을 다 소화하겠단 욕심에 이번엔 보드베수도원 (Bodbe monastry)을 찍고 출발.
마을 뒷길의 집들은 더 빈촌스러웠지만 주민들의 표정은 밝아 보였다
시그나기로 돌아오는 것도 시간이 꽤 걸렸다,
카헤티 평원이 끝나고 산길로 접어 들때쯤 현주가 배고프다고 했다. 보드베로 향하는 갈림길에서 미련없이 산위 시그나기로 방향을 틀었다.
어제 전망 좋은 곳에서 자연스럽게 차를 멈췄다,
몇번을 더 봐야 이 감동이 줄어들까 ?
바로 시청광장까지 올라와보니 장이 서있고 주변에서 음악소리가 들렸다
어제 간 식당이 만족스러워 골목 안쪽에 차를 세웠는데 현주와 H가 ' 오늘은 활기찬 광장을 보며 밥을 먹자 ' 고 해서 걸어 나왔다.
광장이 보이는 야외 파라솔 아래 빙 둘러 자리를 잡았다
식당이름이 Pirosmani
피로스마니는 조지아의 유명한 화가인데 그의 출생지가 이 근방이라 시그나기에 그의 박물관이 있다.
뭘 하나 주문하려해도 종업원이 안에 들어가 있어 여의치 않았다.
기다리다 못해 한국말로 " 여기요~ " 외치자 안쪽 테이불에 앉아 있던 마초 중년남자가 종업원을 대신 불러 주었다.
각자 음식 주문하고 여자들은 잠시 장구경을 갔다
음악에 감동했는지 남자에 감동했는지 알 순 없지만,
H가 버스커에게 동전을 주고 왔다.
때 맞춰 돌아오는 9기들
서빙하는 여자 둘 다 갓 소녀티를 탈피한 아가씨였는데 말투나 표정에서 마지못해 일하는 티가 역력했다.
음식을 내려 놓으며 " Enjoy ! " 하는 말이 내 귀엔 ' 먹쉬돈나 (처먹었음 쉬지말고 돈내고 나가) ' 로 들렸다, 손님에게 ' 얻어 먹으러 온 기분' 이 들게 만드는 신묘한 기술을 가진 식당이다.
설상가상, 배가 고파 어지간하면 맛있을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나오는 음식마다 실망스러웠다.
느끼하고
바닥이 탔고
양이 적고
퍽퍽했다
' 여긴 음식을 많이 남긴다' 는 정도는 빠삭한 동네 개들이... 진을 치고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개들만 포식함
늦은 점심을 먹은 후 나는 숙소로 돌아와 빨래 걷고 샤워하고 면도하고 일기쓰고... 현주와 H는 동네 마실 가서 용케 성벽을 찾아 한바퀴 돌고 왔다. 아래 사진들은 현주가 찍었음
주변이 어두워져 걱정 들때쯤 현주랑 H가 무사히 돌아왔다.
샴페인 안주거리 산다고 돈 20라리를 달래서,근처 마트에 다시 나갔다 왔다.
낮에 와이너리에서 산 삼페인과 안주거리를 들고 베란다로 나갔더니 게라리가 술상을 봐주었다
H가 게라리에게 당당하게 과일 달라고 해서 좀 민망했지만 덕분에 술상이 푸짐해졌다
우리가 사온 샴페인이 빠바에서 파는 무알콜 탄산음료가 아니라 진짜 알콜이 있는 화이트와인에 거품이 적당히 있어서 현주가 더 좋아했다.
수줍어 하는 안주인 타마라에게도 한잔 권했다.
처음엔 사양하더니 술이 들어가자 이내 더 밝아지고 저녁 파티에 적극적으로 함께 했다
' 끝이 좋으면 다 좋다 '
비록 가이드로서는 오점을 남긴 오늘이었지만 내 인생에서 아름다웠던 하루로 추억될 거 같다
슬슬 추워져 시계을 보니 10시가 거의 다 되어 간다.
옆 테이블에 러시아 사람들이 담배를 피우길래 얼른 일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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