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10. 8. 09:00ㆍCanada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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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는 자연속의 라이프 스타일을 반강제로 실천하고 있다,
아침밥을 안해도 되는데 현주는 7시부터 일어나 혼자 분주하다.
난 면도를 안해도 되는데 욕조에 들어가 따뜻한 물에 수염을 불리고 깔끔하게 깎았다. 그런데 얼굴이 미끄덩거린다. 지독한 경수다.
8시전에 아침 먹으러 올라왔더니 두팀이나 벌써 앉아 아침식사를 기다리고 있다,
오른편엔 노부부, 왼편엔 세명의 가족 모두 서양인이다. 가볍게 목례하고 가운데에 앉았다,
오픈주방앞 긴 테이블에 과일과 빵등을 쭈욱 깔아 놓고 맘대로 갖다 먹으라고 한다.
덮어놓은 보자기를 들추자 갖 구어진 미니 머핀이 아직도 따뜻하다.
빵이 주식인 문화답게 빵들이 참 맛있다, 특히 미니 머핀은 시판제품하곤 비교 불가였다,
삐에르가 우리 테이블에 와서 메뉴 두개를 설명하다가 ' 보여주겠다' 고 하고 갔다.
잠시후 다른 테이블에 갖다 줄 오믈렛과 토스트를 먼저 가져와 보여주었다
호텔 주방장의 고급 요리를 아침에 받는 기분
현주도 ' 아침 식사중 최고' 라며 맛있게 먹었다,
부지런하게 아침 준비를 하는 삐에르에게 ' 옷이 잘 어울린다' 고 했더니 " I'm Chef " 라고 우쭐해했다
며칠 먹을 설탕을 아침한끼에 다 섭취하고 나오는데 삐에르가 오늘 뭐할건지 묻더니, 지도와 트레킹코스가 적힌 종이를 가져와 좋은 루트를 알려 주었다,
갑자기 내 정수리를 만지며 ' 이게 산정상이고 ' 내 등을 ' 산너머 지역' 이라고 설명했다. 그 무례함에 잠시 당황했다
나오다보니 Pctzl 과 Fofo 가 부엌 문 양쪽 케이지속에서 갇혀 있다. 케이지가 너무 작아 몸을 돌돌 말고 웅쿠리고 있어 좀 딱해 보였다,
방에 와서 삐에르가 알려준 정보를 자세히 분석해 보았는데 우리에겐 무리한 코스다. 3시간이상 걸리고 인적이 드물고 날씨도 안 좋아 철저한 준비가 필요했다. 삐에르가 우리를 리조트 관광객이 아니라 전문 트레커로 봤나보다.
외출하려고 뒷마당으로 나오자마자 비가 후두둑 떨어졌다
다행히 리조트 바로 앞 제1주차장은 빈자리가 많았다.
넓은 광장에서 한 동양여자가 나에게 오더니 손바닥만한 종이를 내밀었다. 중국어로 된 전도용 팜플렛이다, 내가 기분나빠 ' 중국인 아니다' 고 했더니 ' 그러냐' 면서도 전혀 감정의 동요없이 ' 하느님, 위, 아래 ' 찾고 지랄이다.
무신론자라고 해도 똑같을 거 같아 억지로 자리를 피했다
Cabriolet 라고 써 있는 리프트에 올라타면 리조트 위까지 편하게 갈 수 있다. 무료.
줄서 있다가 토론토에 산다는 한국인 중년부부를 우연히 만나 인사를 나눴다. 아줌마가 " 예전에 여기 한번 와봤는데 단풍이 이뻐서 다시 왔다. 올해는 덜 이쁘네 " 라고 하고 아저씨는 " 한국 단풍이 더 이쁘다 " 고 했다. 한국에서 지대로 단풍구경을 해 본 적이 없는 우리는 지금 이곳이 최곤데...
바구니 같이 생긴 곳에 올라타자 덜컹 하더니 빠른 속도로 올라가는데 은근히 스릴있고 재밌었다,
우리랑 같이 탄 여자가 커플사진을 찍어 주었다,
코스가 짧아 아쉬웠다,
몽트랑블랑 정상에서 내려다보는 풍경이 그리 멋있다는데...
로렌시아 고원이 온통 불바다라는데...
그럴려면 전망대까지 가는 곤돌라를 타야 한다.
사람들이 몰려 있는 매표소부터 달려 갔다. 창구 위에 붙여놓은 요금표를 자세히 살펴 보았다. 여러 종류의 요금중 곤돌라 왕복이 인당 21.99 (19,791 원) 스키시즌에 하루종일 무제한 곤돌라를 탈 수 있는 요금이라 우리같이 전망대 한번 보고 내려오는 사람들에겐 바가지다.
내 순서의 부스엔 선해 보이는 아줌마가 앉아 있었다, 장애인 할인여부를 물었더니 카드를 보여 달라고 했다. 가방을 뒤적거리다 장애인카드를 안 챙겨 온걸 깨달았다. 잡히는 대로 한국의 운전면허증을 내밀었다, 아줌마가 앞뒤로 보더니 ' (영여) 이름 써 있는 ID카드를 보여달라 ' 고 했다. 모르는 척 이번엔 신용카드를 내밀었다. 아줌마가 안되겠는지, 종이 한장을 내밀더니 " 이름 써라.... 전화번호 써라 ! "
척봐도 병신인데 근거 자료 없다고 안 해주기도 뭐해서 아줌마가 궁여지책으로 해주려는 것 같았다,
잠시후 아줌마가 ' 한명은 무료고 한명은 결재한다' 고 통크게 베풀었다. 신나서 신용카드를 단말기에 밀어 넣은후 빼고 표 달라고 아줌마 얼굴을 빤히 처다봤다.
아줌마가 두 손놓고 무표정하게 날 처다보는데 이런 말이 들리는 듯 했다 ' 가지가지 한다 '
확인 버튼을 안 눌르고 카드를 빼서 결재가 안된 것이었다. 계면쩍게 다시 넣고 단말기에 OK 버튼을 누르자 그제야 25.45 $ 결재가 됐다.
신나서 표 두장을 들고 현주에게 달려가 돈 굳었다고 자랑을 했다, 현주가 대뜸 물었다.
" 21.99 $ 달러라며, 왜 25.45 $ 야 ? "
※ 계속 찜짐했다가 나중에 알았다. 21.99 에 세금이 추가된 것이었다. 사람 참 가지가지로 병신 만든다.
옛날 용평리조트에서 애들 태워줬던 트램폴린이 여기에도 있다
현주가 인공암벽을 보더니
뜸금없이 ' 나도 해보고 싶다' 고 조르며 자리를 뜰 생각을 안했다,
일단 유아용에서 한번 연습해 보자고 달랬다.
한칸 올라가더니 조용히 내려왔다,
곤돌라에 우리랑 할머니 두분이 같이 타게 되자 직원이 곤돌라를 일시 정지시켜 주었다.
점점 올라갈수록 체감기온이 툭툭 떨어져서 추웠다
전망대까지 걸어 올라가는 사람도 간간히 보였다,
산 정상에 올라가자 바람이 세게 불고 추워서 제대로 걸을 수가 없다,
현주는 건너편 봉우리 전망대에 가보라고 보내고 난 산장 안으로 피신했다
가을에서 갑자기 겨울이 되버리자 놀란 사람들이 다 산장 안에 피신해 있었다
특별히 좀 더 따뜻한 자리를 골라 잡고 현주를 기다린다.
중국인들이 떼로 모여 각자 스마트폰질을 하고 있다.
광장에서 만난 그 여자가 여기서도 다른 사람들에게 전도를 하는 걸 한심하게 처다봤다.
한편 현주는 사람들 가는 방향을 따라 전망대까지 올라갔다
전망대에서 보는 맞은편 산장
약 20 분후에 꽁꽁언 현주가 산장안으로 뛰어 돌아왔다
근처에 앉아 있던 한 남자가 ' 현주 얼굴이 얼었다' 고 해서 함께 웃었다
몸 녹이고 나오다가 출구쪽에 있는 기념품점을 들렸다
크게 살건 없었고, 짱이 주려고 조그만 인형이 달린 열쇠고리를 하나 골랐다,
계산대에선 초로의 백인 아줌마가 무표정하게 동양인 남자 손님 결재를 하고 있다
잠시후 내가 6$ 짜리 인형을 사며 20 $ 지폐를 냈다가 있는 동전을 다 내밀자 아줌마가 세어보더니 모자란지 지폐를 계산했다,
우리가 물건을 받고 가려는데 ' 잠깐 기다리라' 더니 몸을 돌려 서랍안에서 뭘 뒤적뒤적 찾았다.
조그만 뺏지 두개를 ' 선물' 이라며 꺼내 주었다, 예기치 못한 친절에 감동 먹었다.
나중에 현주랑 ' 우리가 6을 9로 거꾸로 본거다.. 0.6 인데 잘못 본거다 ' 라며 농담을 했다,
정상엔 오히려 단풍도 칙칙하고 삭막해서 더 머물고 싶지 않았다.
내려가는 곤돌라를 타러 왔다.
표 검사하는 청년이 총처럼 생긴 단말기로 바코드를 찍은후 공중에 대고 뽕 ! 뽕 ! 총소리를 냈다. 추운 날씨에 관광객들에게 잠시나마 즐거움을 선사하려는 그 맘이 갸륵해서 나도 지팡이로 장총 쏘는 시늉으로 화답했다
곤졸라 타고 출발할때 그 청년과 눈이 마주처 ' 엄지 척 !' 을 해주었다
내려오는 곤돌라는 우리 둘이 독차지해서 자유롭게 웃고 떠들었다,
산중턱으로 내려올수록 단풍이 더 예쁘다
개보다 더 힘차게 산을 오르는 사람들
' 우리 한바퀴 더 돌고 오자 ' 고 현주랑 작당을 했는데 아래에 도착했을때 직원이 " 바코드를 다시 찍어야 한다 " 며 일단 내리라고 했다.
그땐 융통성 없는 직원때문에 기분이 언짢았는데 가만히 생각헤보니 ' 편도표인 경우도 있으니 그랬구나' 하고 이해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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