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 Mont Tremblant - Pctzl & Fofo

2018. 10. 7. 20:18Canada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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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를 너무 오래 타 ! "

점심 배부르게 먹여줬는데도 현주의 투정이 또 시작됐다.

하긴 나도 이 드라이브길이 슬슬 지루해지고 있다. 아무리 아름다운 풍경도 몇시간이나 재방송 되는 건 못 봐주겠다.


20년전에는 지루할 때쯤, 새끼곰이 길 한복판에 앉아 있는 이벤트도 해주더니 지금은 토끼 한마리 보이지 않았다,


자전거를 끌고 가는 저 남자도 어지간히 지루하겠군.



어느 마을에 들어서다 마당에 과하리만치 장난을 친 집을 봤다. 이 집 주인도 삶이 너무 심심해 약간 맛이 간거 같다


대문자로 RIP 이라고 쓴건 Rest in peace, ' 고이 잠들다 ' 는 뜻의 묘비명이다.


마을에 유일한 식당치고는 꽤 고급스러운 간판




호숫가 도로를 돌아 나가다 너무 예뻐서 잠시 쉬어 가려고 숲길로 들어섰다. 

별장들이 숲속 여기저기에 흩어져 있고 물가로 가는 길목은 사유지라고 쇠줄을 처 외지인의 접근 자체를 막아 놓았다.

입맛만 다시고 돌아 나왔다



뭔가 숲속에서 부스럭거렸다. 

심심하던 차에 잘됐다 싶어 차를 돌려 다시 가보니


인가근처까지 내려온 사슴 세마리가 우리 차 소리를 듣고 머뭇거리다 숲으로 유유히 사라지고 있다


점점 인적없는 산속으로 계속 들어가자 현주가 불안해 했다






이 호숫가에는 레포츠를 즐기는 사람들이 많이 모여 들었다




몽트랑불랑 행정구역에 들어 왔을때는 오후 4시 반이 막 넘어가고 있었다. 유명 관광지답게 갑자기 차량 통행이 빈번해졌고 곳곳에서 중국인들이 눈에 띄었다, 우리가 예약한 B&B는 리조트단지 못 가서 호수옆 조용한 숲속에 있다. 메인도로에서 우리 차만 살짝 빠져 숲으로 조금 더 들어갔다.


앞마당에 주차하고 짐을 내리려는데 니글니글하게 생긴 아저씨가 집안에서 나와 큰 목소리로 환영을 했다.

Pierre 라고 자기를 소개한 아저시가 " Japan ? Korea ? " 라고 물었다. ' 우리 예약 정보가 없나 ? ' 속으로 살짝 불안해졌다.

아저씨가 ' 짐 내리지 말고 일단 안으로 들어오라 ' 고 해서 현관 계단을 올라 따라 들어갔다.

조식 장소와 간단히 해 먹을 수 있는 부엌, 공용 냉장고 사용등 이런저런 설명들을 들었다. 우리 방은 반지하에 있었다,


2박 조식 포함 336 $ (302,400 원)



우리방 복도 문을 열면 앞마당으로 가는 샛길이 있다, 아까 삐에르가 짐을 못 내리게 한 이유가 이길로 짐을 옮기면 힘이 덜 든다는 뜻이었다.

아저씨랑 현주가 나가서 짐을 가져왔다.


여기도 눈에 가장 잘 띄는 곳에 팁봉투가 놓여 있었다, 펜으로 직접 쓰고 그린 정성이 애잔하다




방은 소박하고 깔끔한데 침대가 팔할을 차지하고 있었다




현주가 뒷마당에 산책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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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방은 비어 있는거 같고 건넛방은 중국인 커플이 투숙해 있다,



하루종일 운전했더니 저녁 먹으러 나가기도 귀찮고, 먹거리도 샀는데 마침 부엌을 슬 수 있다 해서 이것저것 싸들고 윗층으로 올라갔다

갑자기 거실에서 개 두마리가 짖으며 나에게 달려 들었다.

그 소리에 안에서 아줌마가 나와 개들을 말렸다, Pierre 의 부인 Sylvie 다.

푸들종자인데 한국에서 보던 작은 개가 아니라 진돗개처럼 덩치가 컸다. 두 마리중 덩치가 작은게 11살 펫츨 (Petzl)이고 큰 개는 8살 이름은 포포 (Fofo). 둘이 가족은 아니라고 한다. 막상 친해지고 보니 펫츨과 포포가 아주 순했다.


원형 식탁이 몇개 놓여있고 안쪽은 오픈 주방.

이 집 할머니와 손녀딸이 함께 사진을 보며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이 화목하다


안주인인 Sylvie가 흔쾌히 우리가 앉을 식탁에 불을 켜 주었다.

구매 장소와 날짜가 제각각인 쥬스, 사이다, 빵과 과일등으로 테이블을 세팅해 놓으니 근사했다


소시지를 전자레인지에 데우려고 하니 Sylvie가 전자레인지용 그릇과 뚜껑을 꺼내주고 칼집까지 직접 내주었다,

포장 비닐을 버리려고 쓰레기통을 찾자 Sylvie가 달래더니 물에 행궈 재활용 수거함에 넣었다. 얘네들이 하도 일회용품을 많이 쓰길래 막 버리는 줄 알았는데 분리수거를 잘 하고 있었다


사이다 따는 소리에 Sylvie가 와인잔을 가져다 주려고 해서 극구 사양하고 쓰던 물컵에 따라 마셨다,



본격적으로 식사를 하려는데 현주가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

어느새 Fofo가 식탁 밑에 쪼그리고 앉아 구걸을 하고 있는 것이었다, '줘도 되냐'고 묻길래 절대 주지말라고 했다


Pctzl 은 Fofo 에게 앵벌이를 시켜놓고 자기는 멀찌기 떨어져 있다. 아니면 식탐이 없어 덩치가 작은 건가 ? 


현주가 외면하고 혼자 먹자 이번엔 내 발밑에 와서


애처롭게 올려다 보고 있다


현주에겐 단호하게 하라 해놓고 이번엔 내 맘이 흔들렸다.

Sylvie 에게 " Fofo가 배고파 보이는데 먹을 걸 줘도 되냐 ? " 고 물었더니' 아까 저녁 먹었다고 주지 말라' 고 했다


남은 소시지를 몰래 줄까... 고민하니 이번엔 현주가 나무랬다,


한국인의 확고한 의지를 확인한 개들이 바닥에 자포자기 해 엎드려 있다


배부르게 먹고 설겆이를 하려고 했더니 Pierre 와 Sylvie 가 극구 말렸다,

세척기에 넣고 한꺼번에 돌린다고 해서 미안한 마음만 가지고 나왔다


거실전경





남은 음식은 거실에 있는 손님용 냉장고에 넣어 두었다


7시쯤 생수나 사러 가자고 나왔다



마트 찾아 리조트 안쪽 깊숙히 들어갔다가 드라이브만 하고 나왔다,

산속에 지어진 큰 건물들은 호텔과 콘도였고 늦은 시간까지 관광버스와 투숙객들이 많이 보였다,








현주가 피곤해해서 일찍 숙소로 돌아왔다, 방에 TV하나 없어 스마트폰에 KBS Classic FM을 틀어놓고 씻엇다. 

긴긴 저녁시간 할게 없다.


밤 12시에 깨서 방바닥으로 내려와 수건 깔고 다시 잤다.

달빛하나 없는 숲속은 심연처럼 깜깜했다. 

현주가 화장실 가다 날 밟을 수도 있겠단 걱정에 잠을 못 이루다 침대 위로 다시 기어 올라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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