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10. 5. 18:00ㆍCanada 2018
오전부터 싸돌아다닌 피로가 다 풀리고, 찐한 커피에 머리도 맑아지고, 허기도 면하고... 방광은 아직 묵직하지만,
cafe SMITH 는 우리에게 사막의 오아시스였다.
유럽스러운 루아얄광장 (Place Royale)을 지나 햇볕이 쏟아지는 북쪽으로 올라가자
프레스코 벽화가 유명한 공원에 들어왔다
백발의 노인이 하프연주를 하는데 중국단체관광객들이 빙 둘러 사진을 찍고 있다
벽화앞에서 현주 사진을 찍어주려는데 왠 아줌마 뒤통수가 카메라 가득 들어왔다. 날 천연덕스럽게 투명인간 취급하는 것 같아 한국말로 " 아줌마 ! 좀 비켜봐요 " 했더니 그제야 짐짓 놀란듯 물러났다,
캐나다의 겨울이 하도 춥고 길어 건물 북쪽면에는 창문을 아예 안 만든다. 그러더보니 이렇게 도화지하기 좋은 벽이 많다.
캐나다 400년의 역사와 사계절을 그림하나에 다 묘사해 놓았다
중국인 단체가 휩쓸고 간 광장을 이번엔 한국인 단체가 점령하더니 어느새 서양인 단체로 바뀌어 있었다
우리도 사진만 후다닥 찍고 얼른 광장을 빠져 나왔다. 여긴 한겨울만 빼곤 항상 관광객들로 붐빌거 같다.
카페를 지나 쁘띠 샹플렝거리로 향하다 공중화장실을 발견했다. 건물 복도 깊숙히 있엇다,
이제 방광까지 비웠으니 기분도 up
현주는 마저 거리구경 가고 난 목부러지는 계단에서 기다렸다
여기도 벽화
현주가 한국드라마에 나와서 유명해진 빨간문 앞에서 카메라를 들여다보고 있는데 누가 영어로 ' 사진좀 찍어 달라 ' 고 하더란다
돌아보니 아침언덕에서, 카페에서 본 그 한국 아가씨였다. 둘이 서로 알아보고 박장대소를 했다능...
내가 중국스럽게 생겨 그런건지 이상하게 내 주위에 중국인들이 많이 꿴다.
지금도 그런 상황인데 이 팀은 일반 중국인보다 좀 더 동남아스럽다고 할까 ? 못생기고 시골스럽게 생겼다, 그런데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담배를 피워대는데 어디 도망갈 곳도 없고 아주 곤욕스러웠다.
전세계 관광객들이 목뿌러지는 계단아래로 폭포처럼 쏟아져 내려오고 늦은 오후인데도 거리가 발디딜 틈이 없었다. 전혀 낭만적이지 않은 풍경.
Lower 와 upper town을 쉽게 오갈 수 있는 방법으로 퓌니뀔레르 (Funiculaire -영어로 푸니쿨라 Funicular) 가 있다.
승강장이 목부러지는 계단 바로 아래에 있어 거기 앉아 대기줄이 늘었다 줄었다 하는 걸 구경하고 있으려니 현주가 돌아왔다.
우리도 줄 서서 승강장 안으로 들어갔는데 요금표가 머리위에서 달랑거렸다, 무료인줄 알았는데...인당 무려 3.5 $ (3,150원)
검은 옷입은 마른 남자가 돈을 아주 갈구리로 긁고 있었다.
휠체어만 장애인 할인해준다고 써 붙였는데 승강장까지도 계단이 많아 실제는 생색만 내는 꼴이었다.
1분도 안되는 짧은 거리라 다음엔 내려왔던 길로 걸어 올라가리라 맘 먹는데, 담에 올 일 자체가 없을거 같다.
덕분에 편하게 프롱뜨낙 호텔 앞마당으로 올라왔다
관광객들이 시간대별로 몰리는 위치를 가장 잘 아는 사람. 아까 본 거리의 악사가 오후엔 이리로 업장을 옮겨 영업을 하고 있다
동양인 커플이 현주에게 사진을 부탁했다
현주가 카메라를 들고 튈 정도로 약삭 빠르게 생기지 않았고, 뛰어밨자 보폭이 짧아 금방 잡힐것 같아 보인다는 뜻.
퀘벡 여행의 출발점으로 다시 돌아가고 있다
나무판넬을 깔아 만든 600 m 이 산책로가 ' 테라스 뒤프랭 (Terrasse Dufferin '
지나가던 서양아줌마가 우리 사진 찍어줌
세인트 로렌스강 너머까지 퀘벡땅이다.
Quebec 이란 말이 불어처럼 들리는데 사실은 캐나다 인디언 말이라고 한다.
테라스 거의 끝에 와서 현주에게 ' 차 무사한지 먼지 가 보겠다 ' 고 하고 후다닥 올라와 보니 차는 무사.
뒤따라 온 현주가 놀란 목소리로 말했다 " 차가 이렇게 가까운 데 있었어 ? "
퀘벡 구시가자 구경 다 하고 무사히 돌아오니 성취감에 기분이 더 좋아졌다,
구시가 성문을 나오자마자 차가 극심하게 막히기 시작했다.
지금 시각이 4시 20 여분. 어제 케벡시내 들어올때도 막히더니 ...신기한건 구시가지보다 오히려 신시가지가 더 넓게 오랫동안 막힌다는 거.
이 나라는 유명 관광지나 시내의 주차단속이 느슨한 거 같아 다행이다.
5시쯤 호텔 앞 쇼핑센터에 도착했다,
현주는 지치지도 않는지 쇼핑몰로 들어가고 난 또 다리 올린채 30분을 죽은듯이 자고 일어났다,
춥다, 소변도 마렵고...
현주 기다리다 금방 올 기색이 안 보여 차문 잠그고 나도 소핑센터 안으로 들어갔다.
화장실 갔다가
쇼핑몰 구경을 했다,
이발소
대머리가 이발소엔 뭔 볼일인가 했는데... 그에겐 풍성한 턱수염이 있었다
캐나디언들을 유심히 보았다
남자들이 의외로 키도 작고 여자들은 뚱뚱하고 자국 브랜드 차도 없어서 현대, 기아차 타고 다니고 휴대폰도 못 만들고 개개인은 별볼일 없는데... 넓은 국토에 자연자원과 관광산업으로 편하게 잘먹고 잘사는 사람들...
현주랑 길이 엇갈리면 안될거 같아 주차장 통로 쪽 의자에 앉아 있으니 현주가 오다가 날 발견하고 놀라고 반가운 표정
' 안에 앉을 곳 있으니 들어오라 ' 고 나 데리러 차로 가는 길이었다.
짐 맡겨놓고 다시 쇼핑몰 인파속으로 사라진 현주.
잠시후 나타나 90$ 짜리 신발을 32 $에 샀다고 자랑했다
7시쯤 나와 짐 차에 실어 놓고 미리 봐뒀던 레스토랑으로 갔다. Les 3 Brasseurs La capita
창문 안을 들여다보니 무슨 선술집 같아서, 마침 나오는 사람들에게 ' 식사도 가능하냐 ' 고 물었더니 당연하게 대답했다.
내부 넓은 1층은 손님들로 꽉 차서 왁자지껄하다. 서빙녀를 따라 2층 구석으로 올라갔다,
현편에선 가족모임이, 한편은 직장 단체회식을 하고 있었는데 시끄러운건 1층과 매한가지였다. 서양애들도 이렇게 떠들고 노는구나. 회식자리에 여자 하나가 유독히 크게 웃고 분위기를 이끌고 있는게 눈에 띄었다,
처음엔 주변이 소음으로만 들렸는데 우리도 어느덧 그 흥에 취해 큰소리로 떠들며 신이 났다,
직원들이 지나갈때마다 마실거 계속 묻길래 ' Tab water ice ! ' 했더니 흔쾌히 가져다 주었다.
여자 남자 직원들 다 친절
맥주한잔 6.6 $
술에 취하고 분위기에 취해 마냥 행복한 현주
여행이 딱 반 지났다고 하니 현주가 아쉬워했다. 어제 뭐했는지도 잊고 오늘 하루 지금 시간만 몰입해도 행복한 여행.
둘이 하는 여행이 좋고, 내가 변해서 좋고, 나이들어 여행 못할까봐 나이 드는게 싫다고 했다
피자 15.75
모양은 피자인데 대파가 들어 있어 터키에서 먹던 피데맛이 났다
스테끼 23
굽기 정도도 적당하고 아주 맛있었다
환상적인 도시의 밤치고는 싸다. 세금포함 52 $ 팁 15 % 흔쾌히 해서 59.96 $ (54,000원)
현주 술 취해 비틀비틀, 술 깰때까지 앉아 있다 일어났다,
바로 옆 호텔 와서 성당에서 사온 애플사이다로 2차.
빨래가 잘 마르는 것까지 감사한, 하루가 저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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