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6. 14. 14:04ㆍRussia 2018
시내 한복판에 운동장이 있는데 그 둘레 트랙에서 청소년 몇명이 제식훈련을 하고 있었다,
고등학교때 교련 받던 생각이 나 씁쓸했다.
성당을 찾아다니다 또 다른 공원에서 본 광경.
여기 애들은 사복을 입은채 줄 맞춰 " 좌로 돌아갓 ! " 훈련을 받고 있었다,
왼편에 뒷짐진채 구호 붙이며 가는 남자는 교련선생
야로슬라블 시청사 앞 반원형 광장엔
아로슬라프 공후가 12세기에 도시를 건설할때 최초로 지은 교회가 있다.
외형을 거의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한다.
선지자 일리야 성당 (57.626781 39.894529)
정처없이 시내 이곳 저곳을 돌아다녀 본다.
구시가지의 중심지, 하얀 성벽이 요새처럼 둘러 처진 이 곳은 그리스도 변용 수도원이다 (57.621604 39.889505)
로터리 근방에 쇼핑가와 음식점들이 모여 있다.
차를 대보려고 두 바퀴나 돌았는데 점심때라 그 많은 주차장에 비비고 들어갈 틈이 없다.
한적한 대로를 따라 서쪽으로 쭈욱 차를 빼자 대형마트들도 보이고 약간 현대적인 거리가 시작되었다
1층 마트앞에 차 한대 댈 자리가 있길래 얼른 자리부터 차지했다.
Frekenboken 이라고 써 있는 마트 안으로 들어갔다.
왼편은 카페가 안쪽까지 넓게 차지하고 오른편으론 마트가 창을 따라 길게 들어서 있었다.
선반도 원목으로 되어 있고 상품은 과하지 않으면서도 알록달록 예쁘게 진열해 놓았다,
규모가 작으면서도 구멍가게처럼 보이지 않고 고급스럽게 느껴졌다
주식답게 빵 종류가 다양하면서도 맛있어 보였다,
케익이 재밌어서 보는내내 얼굴에 미소가 생겼다.
곰 케릭터나 나무 그루터기를 묘사한 케익, 숲을 표현한 케익등... 러시아만의 독특함이 느껴졌다,
이쪽 코너는 반찬도 있고 생선구이도 있고 샐러드도 있고 ... 반조리된 식품을 팔고 있었다. ㄱ자로 꺾어진 안쪽은 고기,햄 코너.
이 도시에 살며 장보러 여기 자주 오고 싶다.
우유를 사고 싶은데 요구르트인지 우유인지 알 수가 없어서 ...감시하듯 중간 기둥에 부동자세로 서 있는 점원 아줌마에게 물어 보았다.
아즘마는 열심히 가르처 주는데 우린 알아들을 수가 없어서 그냥 웃음으로 떼웠다. 아줌마의 입냄새가 심했다는 것만 기억난다.
많이 못 사고 우유, 요구르트, 빵 2개... 총 192루블 (3,456 원) 한국의 딱 반값. 물가 진짜 쌈,
아줌마에게 귓속말로 화장실을 물으니 날 계산대 너머로 데려가 카페 직원 아가씨에게 인계했다, 아가씨가 건너편 문을 손짓해 알려 주었다.
화장실은 남녀공용이었는데 깨끗했음
현주랑 카페 창가에 자리 잡고 앉아 서빙 아가씨를 불렀다. 영어가 절벽인데 영어 메뉴판마저 없었다,
간신히 스프, 야채구이등 주문.
모히또 한잔을 주문하자 서빙 아가씨가 말이 안 통하는 와중에도 Non alcohol 이라고 몇번을 강조하고 갔다, 120루블 (2.160원)
내가 술꾼아재로 보였나 ?
현주 스프 120루블 (2,160원)
야채구이 180 루블 (3,240 원)
옆 마트에서 산 우유와 요구트르
꾸밈없는 러시아 사람들답게 음식 갖고 장난 안침. 싼 메뉴 하나도 대충 찍어 내는게 아니라 정성껏 요리했다는 기분이 든다.
고급 호텔 음식이라고 해도 전혀 의심 안 들 정도의 비주얼과 맛이다
카키색 셔츠를 입은 남자가 혼자 앉아 있는데, 뽀빠이 마도로스 복장을 한 할아버지가 자연스럽게 빈 자리에 앉아 조용히 커피 한잔하더니
나가서 제 갈길 간다. 서로 Cool 하다.
90원, 18원 그리고 9원짜리 동전
허브차를 주문했더니 이렇게 한 주전자가 나왔다. 90루블 (1,620원)
잘 먹고 잘 쉰 값으로 총 510 루블 (9,180원) 나왔다.
말도 안통하는 이방인을 차별대우 안하고 정성썩 서빙한 아가씨가 고마워 팁을 주고 싶었는데 정신없이 바쁘게 일하고 있어 기회를 놓쳤다,
두시 못 되어 들어갔다가 세시 넘어 카페를 나왔다
행색이 초라한 남녀 둘이 지나간다
평일인데도 시내는 차와 사람들이 번잡하고 너른 광장엔 어린이 놀이터를 만들어 놔서 가족들이 많이 나와 있었다,
온 나라가 긴 동면을 끝내고 광명천지에 나온 분위기다
어제 간 임페리얼 포슬린 맞은편에 차를 세우고 현주는 쇼핑 나가고 난 차안에서 살짝 눈 좀 붙이기로 했다,
혹시 현주 길 잃을까봐 숙소 약도를 카메라에 찍어 주었다,
현주는 어제 약속대로 화장품 매장을 다시 방문했더니 매니저가 같이 사진 찍자고 환대를 하더라능... 동양여자가 신기한가보다
차안에서 잘 자고 4시쯤 깼는데 마침 현주가 건너편에서 손짓했다.
" 어여 건너와. 나랑 같이 찻잔보러 가자 ! "
매장안엔 중년 매니저와 짐원 아가씨가 있었는데 둘다 영어가 나만큼이나 짧았다.
현주가 뭘 물어보면 직원들이 러시아말로 모라곤 하는데 정확한 의미를 모르니 서로 답답한 상황이었다.
손님이 없던 매장에 우리 이후에 중년 여손님이 한명 더 들어왔는데 눈치 빠르게
" 그건 세트로만 판대요 "
" June 26일부터 세일이래요 "
하며 직원 말을 통역해줬다. 러시아 사람들 무뚝뚝한 가면뒤에 상대방을 도와주려는 부드러운 미소들이 숨어 있다.
현주가 둘러 보는 사이 내가 의자에 앉아 있으니 매니저가 책을 한권 갖다 주었다, 이 도자기의 홍보책자인줄 알았는데 역사서적이었다,
예전엔 로모노소프라고 불렀는데 지금은 임페리얼 포셀린으로 바뀌었다.
러시아 황실에서 사용했다고 한다. 공장은 상뜨 페테르부르크에 있다.
현주가 최종 3 세트 낙점
총 가격에서 5 % 를 D.C 해준다고 한다
내가 자세히 검수를 해보니 모든 다기들에 빨간 점 하나씩 찍혀 있었다,
웨지우드처럼 불량품을 표시해 논건가 ? 싶어 매니저에게 그걸 핑게로 10 % D.C 해 달라고 번역해 보여줬다가 거부당했다.
총 9,348 루블 (168,264 원) 나와 5,000은 현찰주고 나머지는 카드결재
포장전에 다기 하나하나를 작은 망치 같은 걸로 때려 소리를 들어 보았다. 아마 실금 같은게 있는지 체크하는 건가보다
비싼 임페리얼 포셀린을 차에 태워 숙소로 돌아온다.
영국 웨지우드보다 더 비쌌고 러시아에서 산 품목중 가장 비싼 것. 현주의 취향을 존중해 주기 위한 출혈이 컸다
호텔 앞 주차공간은 일방통행길이라 모든 차들이 사선으로 대 있는데 바로 앞 차가 직각으로 넣는 바람에 내가 댈 자리가 없어져 버렸다,
우리가 뒤에서 말없이 기다리고 있자 그제서야 눈치채고 다시 차를 바로 댔다. 근로자 4명이 차안에서 나왔다
그 사람들 체크인 하는 동안 우리는 로비 의자에 앉아 오늘 산 거를 구경했다. TV에선 월드컵 개막식 경기가 열리고 있었다
키를 받아 방에 들어오니 청소는 다 되어 있는데 온수에선 아직도 누런 녹물이 섞여 나왔고 시궁창 냄새도 여전했다.
복도에 플라스틱 물컵 두개를 가져다 물을 받아 개수대와 샤워부스 배수구멍을 막아 놓았다
오늘 별로 한 것도 없는데 벌써 6시가 넘었다,
아마도 몇시간씩 차타고 이동할 일이 없다보니 이것저것 많은 걸 하도고 뭔가 어설프고 허전한 기분이 드나보다
저녁때까지 눈부신 땡볕에 빨래는 바싹 마르고...
나 살짝 자는 동안 현주는 또 사진 감상이나 하고 있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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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미술> 따뜰린 - 반부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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