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 볼가강

2018. 6. 14. 09:00Russia 2018





새벽에 화장실 갔다가 질겁을 했다. 샤워부스와 세면대등에서 시궁창 냄새가 스멀스멀 올라와 좁은 공간이 매캐하다

창문을 활짝 열고 다시 잠을 청해 보았다. 공기는 맑은데 새벽 길거리가 좀 시끄러웠다.

지구반대편에서 잠시 놀러온 관광객이 아니라 이 동네에 오래 산 이바노비치(이완호)가 된 것 같은 착각이 순간적으로 들었다. 주변이 너무 인간적이다


9시 10분쯤 샤워부스에 들어가 온수를 틀었는데 물은 안 나오고 쿨럭쿨럭 기침만 하더니 갑자기 붉은 녹물이 터져 나왔다,

씻는 거 포기


아침 먹으러 내려가 프런트 뒤 식당에 안내받아 들어갔다. 식당 여직원도 친절

손님이 아무도 없어 오히려 눈치가 보였다


음식종류가 많고 화려하진 않았지만 필요한 건 다 있었다. 김 한장만 있음 앞에 재료들 둘둘 말아 김밥 싸 먹어도 될 분위기.


TV앞에 컴포넌트 오디오는 LG제품






디저트 먹을 때쯤 러시아 커플이 들어왔다



나갈 채비를 하고 1층 프런트로 내려왔다. 오늘 아침엔 새 남자 직원이 맡고 있어서 방키를 내밀자 체크아웃하는 줄 착각했다.

구글번역기에 ' 휴지 떨어졌어요, 방 청소 해주세요 ' 라고 러시아말로 번역후 화면 캡쳐 해가서 보여줬더니 알겠다며 ' 저 영어 할 줄 알아요 ' 라고 계면쩍은듯 영어로 말했다.


현주가 패인 도로 사진을 찍다가 차 바퀴가 구덩이에 빠지는 바람에 위험할 뻔 했다


맑다못해 더워지려고 하는 아침 날씨






학생들이 성당쪽으로 견학을 가고 있다



우스벤스끼 성당 옆으로 돌자 강변길을 찾아냈다  (57.621570   39.902035)


배가 살살 아파 화장실 20 m 라고 써져있는 푯말옆 조그만 주차장에 차를 댔다.

모스크바의 노보데비치 성당과 모양이 흡사한 저 우스벤스끼 성당은 2004년에 재건축된 것이다.


어른과 학생들 단체가 많이 보인다.






어젯밤 답사한다고 차로 와 본 길은 저 아래에 있었다,








야로슬라블의 이미지라고 할 정도로 유명한 강변의 정자

나도 인터넷에 떠도는 사진들을 보며 이 곳을 꼭 와야 겠다고 결심했었다, 그런데 막상 가까이 보니 아름답다는 생각보다 낡고 투박했다.











... 1010년 야로슬라프 공후가 이 도시를 건설하게 된 데는 한가지 전설이 전해온다. 길을 가던 야로슬라프 공후 앞에 곰 한마리가 나타났는데 그는 이 곰을 도끼로 물리친 후 볼가강을 끼고 있는 이 마을 근처에 자신의 이름을 딴 야로슬라블이라는 도시를 짓도록 명령했다고 한다. 야로슬라프 공후가 곰을 무찌른 장소인 볼가강 언덕위에 이를 기념하는 기념비가 있다. 이런 전설 때문인지 야로슬라블은 도시 문장도 도끼를 든 곰의 모양이고 유독 곰을 표현한 상징물이 많다... <Check-in 러시아>



언덕에서 내려다 보면 좌측에 거대한 볼가강이 흘러가고 우측에서 끼어드는 작은 강이 코토로솔강이다.

그 사이에 넓게 스트렐카 공원을 만들어 놓았다.



공원끝에 5m 높이의 시커먼 오벨리스크가 있는데 야로슬라블 도시 건설 1,000주년을 기념해 2010년에 세운 것이다.

그늘 한점 없는 땡볕이라 우린 안 내려갔다




공원 견학하고 성당쪽으로 돌아가는 학생들



R을 거꾸로 쓴건 키릴문자로 '야' 모음이다. 벤치에 야로슬라블이라고 써있다




포장수레에서 뭘 팔길래 가보니 커피였다,

아가씨가 ' 좀 사먹어라' 는 간절한 눈빛을 보내는데 조식이 아직도 소화가 안돼서...



작은 광장 그늘벤치에서 할아버지가 아코디언을 연주하고 있다.

한 러시아 청년이 다가와 할아버지랑 서슴없이 대화를 주고 받았다. 서양애들은 나이를 불문하고 모르는 사람끼리 대화를 곧잘 하는게 마냥 신기해 보였다,


꼬맹이가 악사할아버지에게 동전을 주고 간다.

현주도 그걸 보고 나한테 동전을 달래서 5루블(80원) 짜리 하나 꺼내줬더니 적은거 아니냐며-속으로 날 쫌생이라고 놀리며- 할아버지 앞에 주고 왔다



볼가강이 유럽에서 가장 길다고 하는데 그런 수식어가 필요없을 정도로 러시아에선 가장 중요하고 의미있는 강이다. 러시아의 축이라고 불린다

유람선이 강을 거슬러 올라오고 있다




무등타는 애기의 물건이 하나 떨어져 현주가 주워 갖다주고 있다





무등산 꼬맹이








아름다운 풍경을 보고 기분좋게 돌아오는데 콘으로 길을 막고 나무를 베고 있었다



우리차 갇혔을까봐 얼른 뛰어와 차를 뺐다.




<러시아 미술> Levitan - marc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