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 수즈달-2

2018. 6. 11. 12:33Russia 2018





동구밖 우회길로 나왔다

마을을 오른편으로 보며 달리다 멋진 풍경에 길옆으로 잠깐 차를 세웠다.

녹색 숲속에 빨갛고 파란 돔들이 솟아 있는 풍경. 자연과 인공의 조화가 이질적이면서도 아름다웠다.

해질무렵 밀림속에 솟은 앙코르와트는 신비로웠다면 알록달록한 수즈달은 그냥 신이 났다


갑자기 관광버스들이 오더니 우리 앞뒤 좁은 틈바구니에 차를 세우고 사람들을 뱉어냈다.

남들에게도 여기가 view point 이긴한가보다





호수 언저리에 관목숲 위로 새떼들이 우르르 몰려 다니고 있다


인파속에서 자연을 감상하려고 초집중중인 용철씨


아줌마들이 풀밭으로 들어가 밀고 넘어지고 ...난리가 아니였다고


단체관광객들을 피해 일찍 차로 돌아왔다.



마을 안쪽 길



애기를 꼬옥 끌어 안고 있는 꼬맹이들



우리 차를 보고 자전거에서 내려 끌고 가는 동네 아줌마.


포장도로 놔두고 마을 뒤로 끌고 가더니 수도원 뒷담으로 안내했다.




빠끄롭스끼 수도원에 도착했다  (56.429274   40.437979)

1364년 처음엔 목조로 세워졌고 16세기에 석조로 다시 지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소련시절엔 폐쇄되었다가 1990년대에 들어서 수도원의 역활을 다시 찾았다고 한다.


맨끝에 주차하고 정문을 찾아 갔다


여긴 외국 관광객보다 러시아현지인들이 많이 보인다.




이번 여행에선 수도원이나 성당 내부를 일부러 안 들아가고 있는데 여긴 (꽁짜라) 들어간다.









1년에 두어달 꽃피고 가장 아름다워지는 이 시기.




성당에서 종탑으로 이어지는 2층 회랑 



잔디를 깎고 있는 사람은 수녀,

러시아 여자들이 젊을때까진 가냘프고 여려 보이지만 척박한 자연과 거친 남자들을 상대하다보니 점점 강인해지는 거 같다.












국위선양하는 중국어





짧은 관람을 마치고 수도원 밖으로 나왔다





그야말로 소박한 농산물





빠끄롭스끼를 나와 4번째 목적지를 찾아간다


지나갔다 다시 차를 돌린 어느 집 마당 





이름모를 낡은 교회




교회옆에 ...뒷간 ?


다음으로 찾은 곳은 붉은 벽돌담이 모스크바 크렘린을 연상시키는 성 옙피미예프 수도원이다  (56.433310   40.442127)

1352년 건설당시 적들로부터 수즈달을 보호하기 위한 요새였다니 이해가 된다




내부로 안 들어가고 담을 따라 동구밖으로 나가 보았다



바람이 불어올 때마다 나뭇잎들이 일제히 캐스터네츠 소리를 내며 흔들렸다



수즈달은 어디서든 성당 돔들이 마을 위로 솟아 있는 광경을 볼 수 있다








풍광에 취해 달래씨랑 용철씨도 사이좋게 꽃밭속으로 사라졌다


난 창문에 다리 올리고 복숭아 먹기


나뭇가지아래에 누가 패트병을 매달아 놓았는데 아무래도 모이통 같아서 용철씨가 과자부스러기를 넣어주고 왔다

숨죽이고 한동안 지켜 보는데 새들은 아직 배가 안 고픈가 보다.


망중한을 즐기다 다시 출발





러시아는 지방마다 꿀맥주라고 불리는 메도부하를 팔고 있는데 수즈달의 메도부하는 그 중에서도 유명하다

가이드북에 써 있는 이 문구를 보고 용철씨가 꿀맥주가 드시고 잡나보다. 큰 슈퍼를 보더니 거긴 팔 거라고 해서 용철씨만 내려준 후 마트 앞에 주차하고 기다렸다.


한 할아버지가 차 뒤에서 물통을 꺼내 길가 수돗물을 받고 있었다

현주가 사진 찍는 걸 봤는지 우리쪽을 향해 삿대질을 하더니 연신 물을 채우며 계속 씨부렁거렸다


골치 아픈일 생기기전에 얼른 차를 길 건너로 옮겨 놓았다


벤치에 앉아 요기를 하는 가족


구형 코란도




한참 있다가 용철씨가 고등색 병 하나만 달랑 들고 돌아왔다. 병 라벨에 수즈달의 메도부하라고 써 있다, 140 루블 (2,520)


누가 이름 붙였는지... 꿀맥주란 말에 낚인 사람이 한둘이 아닐듯. 이것 역시 굴러 다니다 나중에 버리기만 번거로웠다,




마을 한가운데 광장에 장이 섰다,

들어가려니 참전용사 모자를 쓴 할아버지가 길을 막아서 일행만 내려 주었다








수즈달에도 대형 파이프가 마을을 지나가고 있다


골목 식당에서 신나는 음악을 틀어 놓았다.

야외 테이블에 앉아 있는 남자가 흥에 겨워 상체를 들썩이며 춤을 추고 있다  






한나절만에 수즈달을 다 둘러 보았다.

출구를 찾다 만난 북쪽동네도 곳곳에 성당들이 산재해 있었다. 말그대로 열린 박물관이다.


들판너머 멀어지는 수즈달을 보며 모두 작별 인사를 보냈다,

우리가 언제 또 이 곳을 와 볼 수 있을까 .... Farewell Suzdal ~ 



<러시아 미술> Boris Kustodiev - Spr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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