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 블라지미르

2018. 6. 11. 21:00Russia 2018





8개의 황금고리 도시중에 수즈달이 유명하지만 마을이 작다보니 관광객들이 블라지미르에 베이스캠프를 많이 차린다. 도시가 커서 호텔 선택의 폭이 넓고 대형 마트들이 있어 쇼핑도 편하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블라지미르에 매력적인 문화유산들이 적은 건 또 이니다.

늦은 오후엔 블라지미르를 돌아보려고 한다.


내가 좋아하는 자작나무가 가로수로 심어져 있을 정도로 지천인 나라.



시내 첫번째 목적지에 도착은 했는데 당연히 주차장이 없다.

놀이터에서 재밌게 노는 아이들을 부러운 눈으로 처다보며


차량 흐름에 따라 계속 직진했다.

도시의 관문인 골든게이트를 로터리로 돌아


붉은 벽돌로 단정하게 쌓아올린 뜨로이츠끼 교회를 지나간다  (56.126907   40.397971)


유적지들이 몰려 있는 시내 중심인데도 의외로 거리가 한적하다.

골든게이트 위에 황금 돔은 작은 교회다



현대적인 건축물들을 보면 도시 규모를 알 수 있다.


U-턴 신호를 찾아 멀리까지 갔다가 다시 골든게이트 근처로 돌아왔다.

자연적인게 아니라 요새역활을 위해 인공적으로 건축힌 까즐로프언덕이 강쪽으로 길게 뻗어있다. 처음엔 9m 높이로 쌓았다가 지금은 6m  남아있다. 겨울에 동네 애들 비료푸대 타고 놀기 딱이겠구만 


언덕위 급수탑을 지나 강가로 내려간다.




다리아래를 지나가자 동네가 급격히 초라해졌다.

널어놓은 빨래가 거의 걸레 수준.




강을 따라 철도가 숨어 있었다,




둥네 집 대부분이 족조주택이었는데 제대로 서 있는 것이 없었다. 옆으로 쓰러지고 뒤로 자빠지기 일보직전인 집들

아마도 강의 범람이나 철도의 진동으로 집들이 오래 버티지 못하는 거 같다.





성당 뒤쪽으로 샛길이라도 있나 찾아봤지만 차로 올라갈 만한 길이 없어 다시 큰 도로로 나왔다.


주차할 곳을 찾아 시내를 헤맨다차량 통행이 한적한 틈에 중앙선을 넘는 순간, 현주가 놀라 외마디 소리를 질렀다.

그 소리에 나도 놀라서 핸들을 놓칠 정도로 차가 휘청했다사람이 뛰어 들었나 ? 경찰이라도 있었나 ?

그런게 아니라 예상치 못한 급회전에 놀란 것이었다.

가뜩이나 주차할 곳이 없어 짜증이 나 있는 터라 ' 내가 알아서 운전하니까 옆에서 호들갑 떨지 말라, 더 위험하다 '  현주를 나무랬다.





주변을 몇 바퀴 돌고 났더니 대충 감이 잡힌다공원담을 따라 쭈욱 들어가자 거짓말처럼 성당 뒤쪽 공터가 나타났고 주변에 차들도 많이 세워져 있어서 안심하고 주차햇다

신나서 강변쪽으로 앞장서 걸어갔다.






근력은 다 빠져 허리 하나 빳빳하게 세울 힘도 없으면서 뭔 영화를 보겠다고 저 고생을 하는지...

그래도 살겠다고 귓속을 파고 드는 날파리들을 쫓고 있다.



강가 언덕 위에 세워져 더 당당하고 화려한 성당과 건물들.



지평선끝까지 사방이 다 트여 있는 명당자리다


990년 정교회 전도를 위한 원정중 클라지마 강변에 도시를 건설한 것이 이 도시가 역사에 등장한 최초의 기록이다. 이후 고대 러시아 북동부의 중심도시가 되었고 당시 루시의 수도였던 키예프를 대신하는 정치의 중심지가 되었다,








풀밭 기슭에 앉아 다음 목적지인 드미뜨리 성당을 네비에 찍었는데 화면이 갑자기 번쩍거리며 ' 오른쪽에 있다 ' 는 맨트가 나왔다.

폰이 고장난줄 알았다. 그런데 ...


고개를 들어보니 바로 눈앞에 건물이 드미뜨리 성당이었다능...  (56.129132   40.410818)


언덕을 향해 몰려오는 단체관광객


차로 돌아가자는데 이 도시의 주인공이 보고 싶어 좀 더 가보자 했다





우스뻰스끼 성당  (56.127369   40.409193)

오래전에 지어졌는데 1185년 화재로 소실된후 1189년에 복원해 지금까지 유지되고 있다. 15세기에 모스크바 크레믈에 지은 우스벤스끼 성당도  이것을 본 떠 만들었다 한다.


파란 하늘을 배경으로 서 있는 성당의 정면을 본 현주가 ' 러시아 미녀' 를 닮았다고 감탄한다.

청초한 순백의 아름다움


놀이터에선 아이들이 킥보드를 타며 정신 없이 놀고 있고 부모들은 그늘에서 아이들을 바라보며 저녁무렵의 공원을 즐기고 있다.






길가쪽 무대에서 경쾌한 음악과 스피커를 통해 멘트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멀리서 보니 아가씨 한명이 춤을 추고 있고 뭔 홍보를 하는것 같았다,

가까이 가보려는데 현주가 별 흥미를 안 보여 멀찌기 떨어져 봐야 했다.

요즘 한국의 젊은 여자 댄서들이 한결같이 엉덩이를 들썩이는 꼴이 천박하다고 멸시했는데 어느덧 세뇌되어 버렸나보다. 외국인의 왼만한 춤솜씨는 단조로워 안타까워 보일 정도다. 여수팀도 재미 없다고 금방 돌아왔다




용철씨에게 먼저 가서 차를 가까운 데까지 끌고 와달라고 부탁하고 우리도 천천히 성당 뒤쪽으로 향한다.

차 하나 돌리기 어려운 좁은 길에서 러시아 젊은 애들이 양카를 부르릉 거리며 몰고 나간다.


아름다운 공원과 행복한 시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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