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6. 11. 09:00ㆍRussia 2018
잠이 일찍 깼다 ... 이상하게 컨디션이 좋다. 잘때 샤워해 놓고 아침에 또 머리를 감았다.
조식을 8시반에 먹자고 여수팀과 약속했었는데 7시 50분부터 전화해 설레발을 쳤다
프런트에 가서 어제 여직원에게 조식 이야기를 하니 식권을 써 주며 아래층으로 내려가라고 손짓했다,
돌아서는 우리에게 ' Bon appetit ' 라는 소리가 들린다. 예상치 못한 인사에 기분이 좋아졌다, ※ Bon Appetit = 많이 드세요
로비에서 여수팀을 기다리는데
,
로비로 나온 러시아 중년 투숙객들이 복도끝방으로 속속 몰려가고 있다. 우리가 조식식당 설명을 잘못 들었나 싶어 현주를 보내봤다
잠시후 돌아와 ' 신나는 러시아 음악 틀어놓고 단체가 식사중 ' 이라고 한다
쥐 죽은듯 조용한 지하로 살금살금 내려간다
우리 아침 대접하는 식당치곤 과도하게 화려한 상들리에, 고급스런 블랙앤 화이트 실내
푹신한 안락의자. 와인 글라스... 지상은 소비에트 연수원이었는데 지하는 완전 강남 룸싸롱이다
아무도 없는데 일단 4인용 소파에 자리를 잡자
안에서 뚱뚱한 아가씨가 나와서 " 커피 ? 아메리카노 ? " 묻길래 " Latte ! ... Milk ! " 라고 했더니 못 알아듣는다.
순간 무무식당앞에 세워진 젖소동상이 생각나 ' 무무 !' 소 울음소리를 내자 웃는다. 웃겨서 웃는게 아니라 알아들어서 웃었길 바래본다.
잠시후 여수팀도 지하로 무사히 찾아왔다
조식 먹을 분위기는 아무래도 아니다. 주로 밤 물장사하는 곳인 듯
아침 메뉴가 궁금해 번역기를 돌리니 아가씨가 한장 짜리 메뉴판을 가져 왔는데 온통 러시아어
혹시 여기 조식이 유료 아닌가 ? 어리둥절하고 있는데 띵이가 넓적한 접시를 내려 놓고 간다
베이컨도 있고 콩도 있고 계란도 두개나 ... 이건 뭐 잉글리쉬 브렉퍼스트 수준이다.
' 물 좀 달라' 고 했더니 주방으로 가서 어딘가 통화를 할때 좀 불길했다. 잠시후 고급스런 생수 한병을 가져오고 150루블(2,700원)이라고 한다
내가 원한건 이런 Bottled water 가 아니라 Tab water 였는데...
용철씨가 주머니를 털며 ' 지금 돈 없으니 밥 먹고 갖다줄께 ' 하는데 띵이가 못 알아듣고 당황한 표정이다. 잠시후 용철씨 식사 다 드셨길래 방에가서 돈을 가져다 주라고 부탁했더니 금방 다녀와 띵이에게 150루블을 건네주자 양 엄지를 척 ! 세우며 환하게 웃었다.
밥을 다 먹고 나가며 용철씨가 띵이에게 사진 찍자고 하니 오히려 우리까지 다 불러 적극적으로 셀카를 찍어 주었다
키릴문자로 쓰인 이름표를 보며 아레나 ? 발음하자 ' 아뢰나 ' 라고 몇번 자기 이름을 발음해 주었다,
' 내일 또 올께 ' 하니 못 알아듣고 우리가 계단 올라가는 내내 아래에 서서 배웅했다, 띵이여도 귄(귀염성)이 있다.
달래씨도 ' 요즘 저렇게 순박한 아가씨가 한국에선 드물다 ' 고 칭찬했다.
우리 나올때 백인커플이 조식을 먹으러 내려 간다.
일행들 외출준비 하고 나올때까지 로비 의자에 앉아 기다리고 있었다,
어제 본 호텔 직원 남자가 책 한권을 들고 내 근처로 오길래 Good Morning ! 인사를 먼저 건냈는데 아무 대꾸없이 '같잖다'는 표정하게 날 힐끗 보며 앉았다.
' 이 새끼가 우리 조상이 아관파천 좀 했다고 무시하나 ? '
일행들이 준비를 다 마쳐서 호텔 밖으로 나온다
어제 개구리 주차한 곳
깨진 보도블럭들
블라디미르 시내로 들어간다
아침 출근버스 기다리는 사람들
시내를 관통하는 정체불명의 거대한 파이프
번화한 블라디미르 시내를 통과하여 수즈달을 향해 북쪽으로 달린다
40 여분만에 수즈달에 도착했다,
마을 입구부터 예뻐서 차를 멈출 수 밖에 없었다
수즈달 (Suzdal)은 황금고리 8개 도시중 가장 작지만 반면 관광객들이 가장 많이 찾는 곳이다. 그만큼 아릅답다는...
마을 전체에서 현대문명에 때묻지 않은 러시아 시골정취를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
낮은 지붕들 사이로 소박한 사원들의 첨탑이 솟아 있다
신작로를 타고 마을 한가운데로 들어가는데 공사중이라고 다리를 막아놔 좌측 강뚝길로 방향을 틀었다,
강건너 이름모를 사원
아직 오전이라 동네가 한산했다
레스토랑 간판이 예술이다
일행을 태우고 강뚝길을 조금 더 들어가 첫번째 목적지에 도착했다
갓길 옆에 바짝 차를 붙이고 내리다 풀밭 고랑에 발을 삐끗해 넘어지며 손바닥이 찍헜다
뭔 나뭇가지인줄 알았는데 풀숲에 녹슨 쇠기둥들이 날카롭게 꽂혀 있었다
연약한 팔이나 얼굴에 찍혔다간 어쩔 뻔 했나 생각하니 화도 안 났다.
바로 앞이 목조건물 야외박물관 (56.412967 403439663)
18~19세기 러시아 시골생활을 엿볼수 있는 곳이다
그 앞에 노점상들이 막 장사준비를 하고 있다
할머니가 왠 애기 요람을 끌고 왔나 했는데
갓 만든 따뜻한 빵들이 누워 있었다
빵을 밥으로 먹는 사람들이 만든 것이니 당연히 맛있음.
크라운 베이커리, 빠리바게트, 트레주르, 파파노아이처럼 설탕과 버터로 분탕질한 빵이 아니라 갓 지은 햅쌀밥 같음.
고양이가 버티고 있어 박물관 안에는 못 들어갔다
아이와 놀러 나온 동네 아줌마가 마을버스를 타고 집으로 돌아가고 있다
까멘까강건너 수즈달 크레믈이 보인다 (56.416649 40.443635)
<인용사진>
10 여분 사이에 관광객들이 갑자기 늘어났다
야트막한 언덕위에 그림같은 건물은 스따라야 체르코프 (Staraya Tserkov) 교회
난 혼자 강가 벤치에 앉아 풍경감상하고 일행들은 크레믈 구경하러 간다.
아래 사진들은 크레믈 가는 길에서 찍은 것
대부분이 서양단체 관광객이고 가족여행 온 한국사람 한팀 봤다,
아직 중국인 관광객들은 안 보인다. 황금고리 패키지 아닌이상 모스크바에서 여긴 너무 멀다,
일행이 오솔길을 내려오는 것이 멀리서도 눈에 들어왔다,
일어날 시간이 된거 같아 아름다운 마을 풍경을 한번 더 눈에 찍어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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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미술> Early Spr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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