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6. 7. 13:00ㆍRussia 2018
주변에 인가나 건물도 없는 도로가에 왠 차들이 수백대나 일렬로 주차되어 있었다, 차들만 있고 사람은 한명도 안 보이는게 더 이상했다
무슨 행사 있나 ? 두리번거려봐도 조용할 뿐이다. .
궁금증은 이내 풀렸다.
길을 따라 내려가자 조그만 뻬레젤끼노 기차역이 나타났다. 주차장이 협소해 출퇴근 하는 사람들이 여기까지 주차해 놓고 걸어 간 것이었다.
소박한 마을과 주민들의 사는 모습을 창밖으로 보며 숲을 통과하자 고층 아파트 단지가 시작되었다. 단지 사이에 창고같은 마트 발견.
모두 엉덩이를 들썩거리며 흥분하갈래 주저없이 핸들을 틀었다,
출입구 위에 빨긴 글자로 ' 오쏸' 이라 써 있어 뭔 듣보잡 마트인가 했는데 눈에 익은 새가 그려저 있다.
아, AUCHAN (오샹) 이구나 !
예전 스페인,포루투갈 여행할때 많이 들렸던 곳이라 기억난다. 오샹은 Monoprix, franprix, 쁘렝땅, 까르푸와 같은 프랑스 유통회사.
손님들이 타고 온 차와 자전거 사이에 큰개 한마리가 묶여 있다.
얌전히 앉아 있는게 대견해 주인이 개밥이라도 하나 사오길 바래본다.
빨려들듯 마트 안으로 들어갔다
왼편에 간이 서점대가 첫번째로 나를 반겼다.
싸고 맛있고 신선하고 다양한 과일코너. 욕심내서 이것저것 담았다
맥주코너.
위아렛칸에 진열된 것이 똑같은 제품인데 가격이 약간 달랐다. 차이점을 찾느라 열심히 관찰중
생수를 사야 하는데 모두 고민에 빠졌다, 지난번처럼 모르고 탄산수를 사면 먹지도 버리지도 못하니까 ...
그런데 그날 밤 각자 고른 생수를 마셔보니 내가 산것만 보통물이고 나머지는 또 탄산수 였다.
가장 싼 걸 고르면 되는데 ㅋㅋ
소시지 코너엔 가격폭만 다양했지 거의 한국의 맥스봉 같은 조미제품이나 육류 함량을 조금 더 높인 저가제품만 있었다.
서유럽 마트에서 볼 수 있는 오리지널 소시지는 없다, 진열 코너 자체가 냉장고라기보단 상온 진열대.
사다리에 올라가 한참 물건 정리중인 아줌마직원에게 한국에서처럼 ' 머스타드 소스가 어딨어요 ? ' 물아봤다.
밝은 미소는 아니었지만 인상 안 쓰고 알려준 것만으로도 감사.
' 삐로기' 는 빵속에 고기나 야채등을 넣고 튀긴 러시아식 고로께다, 아니 한국 거보다 훨 크니 고로께라고 하면 안되갔구나, 러시아식 파이 !
즉석에서 만든 삐로기가 너무 먹음직스러워 하나 달라고 하니
친숙한 얼굴의 아가씨가 담아 주었다.
파리바게트 고로케 하나가 1800~2000원 하는데 몇배 큰 저 삐로기 하나가 600~700원. 내용물도 맛도 러시아 압승 !
아무래도 바다랑 멀다보니 유통되는 수산물은 거의 통조림화 되어 있었다.
초코파이의 원조인 오리온은 없고 롯데 것만 한칸을 다 차지하고 있다.
모스크바에 오리온호텔은 없지만 롯데호텔은 있는 것과 관련있나 ?
가격대비 내용물이 묵직한 러시아 과자. 한봉지에 51루블이면 천원도 안된다.
여기 오니 드디어 라면을 본다.
사각형 용기면엔 키릴문자로 ' 도시락 ' 이라 쓰여있다
지극히 러시아스런 통조림 포장
매장을 대충 한바퀴 돌아보고 '전부 싸구려만 갖다 놨구나 ' 란 생각이 들었다
프리미엄급 제품은 안 보이고 물건은 많이 쌓아놨는데 종류가 적고 화려한 포장보다는 칙칙한 색깔이거나 노브랜드 또는 문구코너 같이 허접한 수입산들만 진열되어 있었다. 그냥 변두리 서민동네 마트.
빈 계산대를 찾아갔는데 캐셔여자가 갑자기 일어나 뭐라하며 상품 하나를 들고 매장안으로 들어갔다. 우린 반품된거 놓고 오는 줄 알고 한참을 기다렸는데 ... 그냥 퇴근했나보다. 뼐쭘하게 옆 계산대로 갔다.
캐셔 아줌마들 표정과 덩치가 한결같이 효도르급이다
이렇게 많이 사고도 14,000원 정도 나왔다.
여수팀은 물가가 너무 싸서 놀랐고 내가 봐도 모스크바 시내보다 반값 정도였다, 국민소득이 낮더라도 생필품 물가가 이정도라면 중산층 폭동은 안 일어나겠다 싶다.
밖으로 나오니 개가 떠난 자리에 러시아 아가씨가 맛있게 담배를 빨고 서 있다
쇼핑 한 걸 차에 실어 놓고
마트 입구 옆에 또 다른 샵을 구경했다, 여긴 반조리된 음식과 유기농 재료, 견과류등을 팔고 있었다.
한 남자가 넋놓고 킥연제품을 들여다 보고 있다.
러시아에 와서 처음으로 지대로 된 마트에 들렸고,
컵라면, 과일등 맛있는 것도 많이 사고,
오늘 가는 숙소엔 주방도 있어서 다 같이 해 먹을 생각에 마냥 행복한 일행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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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미술> zinaida yevgenyevna serebriakova - self portrait at the dressing table -1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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