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 소련과 똘마니들

2018. 6. 7. 21:00Russia 2018





사고 난지 꽤 된거 같은데 안 고치고 그냥 타고 다니는 차.

경찰들이 단속 안하나 ?







러시아는 살수차들이 참 열심이다.


갑자기 시내로 향하는 차들이 끝도 안 보이게 밀린다.


아이스박스를 맨 아줌마가 떳다는 건 상습 정체구간이라는 거


오늘밤 안으로 숙소 도착하긴 글른거 같아 순간적으로 중앙선을 넘어 한적해 보이는 강변도로로 빠졌다, 네비는 계속 보채는데 삥 돌아가더라도 이 블랙홀을 빨리 빠져 나와야 한다.

강너머로 래디슨로얄 호텔이 보이자 일행들이 또 그날의 바가지가 떠올라 차 안이 갑자기 성토장이 되어버렸다. 그러나 그 희생이 없었음 지금 저 건물이 우리에게 무슨 의미기 있을까 ? 추억을 만들 기회도 잡아야 찬스다

<구글 스트리트 뷰>



시 북쪽 순환도로도 정체이긴 했지만 그나마 천천히 굴러가는 수준이라 오히려 거리 구경을 할 수 있었다


첨 보고 바로 욕 나온 건물. 진짜 무식하게 지어놨다








가난한 동네로 들어왔나보다.

길 양편으로 육중하고 낡은 소비에트 시절 건물들. 움직이는게 신기한 고물 LADA 자동차들





바늘같이 뾰족한 것이 도로 한가운데에 꽂혀있다


107m 짜리 우주정복자를 위한 탑.






베데엔하 공원입구에 거대한 조형물을 보니 어릴적 박정희,전두환 시절이 생각난다.




시내의 건물들은 무지막지하게 크거나 아님 아주 낡고 작은 걸로 양분되어 있다. 그 사이엔 그저 녹지공원이 있을 뿐이다. 짧은 소견으로, 저런 큰 건물들은 기획,투자,건설,소유하는 등의 모든 면에서 민간기업들은 불가능하겠단 생각이 든다. 공산당 치원이거나 정부의 비호를 받는 세력이거나 무한정 꽁짜로 파내 쓰는 천연자원 재벌이나 가능하리라. 최소한 이 나라에선 그게 불문율이다. 



예약한 호텔은 거대하고 복잡한 IC 옆에 위치해 있다. 전선가닥처럼 수갈레로 나눠지는 도로위에서 네비에 초집중한채 정확하게 샛길로 빠져 한적한 도로를 조금 들어가자 경비가- 무사히 찾아와 대견하다는 듯-바리케이트를 올리며 인사를 한다.

옥외주차장을 지나 센터 1층 주차장으로 들어갔다. 어두컴컴하고 입구를 알수 없어 이리저리 돌다보니 경비가 지키고 있는 검은 철문앞에 다다랐다. 차를 세우고 짐을 다 내리자 경비 얼굴에 귀찮은 표정이 드러났다. 경비에게 호텔 입구인지 물으며 한국에서 왔다고 하니, 굳었던 얼굴 근육이 갑자기 풀리며 급친절해져 엘리베이터 버튼의 -1, 1 등을 자세히 설명해줬다.


병원용 큰 엘리베이터에 우리 일행이 짐을 다 끌고 올라타자마자 작은 체구의 동남아 여자가 유모차를 밀고 따라 들어왔다. 예상치 못한 만남에 약간 당황했다, 한층 올라가는 사이에 애기가 울어댔다.

무사히 Hanoi-moscow aparthotel 1층 로비에 도착   (55.878967   37.730133)


여자들은 소파에서 잠시 기다리라 하고 용철씨랑 프런트로 향했다




그런데 진짜 베트남 사람이다. 프런트엔 4명의 베트남 남녀와 1명의 러시아 남자가 있었다,


Check-in 이 오래 걸렸다. 중간에 중국놈 세명이 들이닥쳐 뭘 묻자 우리를 담당하던 여직원이 그 사람 상대하느라 또 늦어졌다. Hanoi 라는데 그냥 그러려니 체념했다.

* 주차는 3시간만 무료고 이후 유료라고 해서 부킹닷컴 예약할때 무료라고 했다 하니 옥외주차장은 무료니 그리로 옮기라 한다.

* 식권을 하루치만 주길래 다음날 거 물어보니 ' 잃어버릴까봐 ' 안줬다고 한다. 배고파서 안 잊어버리니 다 달라 했다

* 조식은 베트남식 뷔페 스타일이고 7~9시까지 2층 식당으로 오라한다. (여직원이 7을 자꾸 seventeen이라고 발음했다)

* 두방을 가깝게 붙여 달랬더니 못 알아들어 두손을 가깝게 대는 제스처를 취하자 베트남 처자들이 그제야 알아듣고 지들끼리 재밌다고 웃음

* 여직원이 결재를 한꺼번에 안하고 18,000루블씩 두번 나눠 함

그 와중에 용철씨는 동남아여자들이 잘 웃고 영어도 통해서 맘에 들었나보다.


키를 받아 17층으로 올라간다.

복도에 쌀국수 특유의 냄새가 진하게 베어 있었다.


기대하고 방문을 열자마자 너무 실망스러워 맥이 탁 풀렸다. 싸구려 가구와 썰렁한 인테리어.... 이런 방 하나가 9만원이라니.





컵과 생수병 라벨에 붉은 글자들이 중국스럽게 촌스럽다


지난번 우크라이나 호텔이나 여기 하노이 호텔을 보면 러시아가 구 소련 공산주의 시절 주변 똘마니 동맹국들을 어떻게 배려했는지 알거 같다.


2013년 11월 호텔과 쇼핑센터의 오픈을 알리는 베트남 언론 기사.


창밖 전망은 끝내줬다.

공기가 맑아 수십 km 떨어진 지평선 끝까지 선명하게 보였다, 자세히 보면 삐쭉삐쭉 솟은 스탈린 세븐시스터즈 첨탑들을 셀 수 있을 정도었다

주거지와 숲이 그런밸트처럼 확실하게 나눠져 있다.




현주에게 미안해 조심스럽게 물어보니 ' 재밌다 ' 며 만족해 하는데, 귀국후 여수팀 아니였음 객실이 너무 무서웠을 거라고 실토했다,


차 옮겨대러 간 용철씨가 안 와 걱정했는데 컵라면을 어디서 구해와 득의양양하게 돌아왔다.


여수팀 방은 그나마 TV 받침대도 있고 쪼~금 더 나아보였다




계란 삶고 낮에 장본거 꺼내고 인생 컵라면 먹고 소시지 삶아 먹고 커피까지...






7시 넘어까지 수다떨다 현주가 급 피곤해해 방에 왔다. 감기도 안 나은 상태에서 낮에 자전거 타고 무리해서 요통까지 있다 한다.

나도 옷 걸어놓을 기운도 없어 방바닥에 팽겨치고 바로 각자 침대로.




달래씨가 감기약과 새우깡을 사와서 주고 가는 바람에 잠이 깼다. 9시.


창밖이 어둑어둑해진다.






저 어느 동네에 사는 남자(푸틴)가 모임에 조금 늦게 나오거나 개를 끌고 나와도 곧바로 세계 이슈가 되는 이 곳은 세계의 중심 모스크바다.


현주도 잠이 깨서 12시까지 놀다가 다시 잠을 청했다


욕실엔 작은 드럼 세탁기도 있는데 모두 키릴문자라 그림의 떡.

샤워부스는 높게 해 놔서 미끄러질까봐 겁난다.

여기도 수건걸이에 온수가 돌아 뜨끈뜨끈했다. 이거 하나는 대박,. 수건, 빨래가 잘 마른다



현주 컨디션으로 봐서는 내일 가려고 한 깔리멘스꼬예를 과감히 포기해야 할 것 같다. 시 북쪽 주변이나 돌아다녀야지.


러시아의 호텔들은 전반적으로 수준이 떨어지는데 딱 하나 맘에 드는게 침구다. 다른나라 고급 호텔 침구라도 난 너무 푹신해 불편하던데 여긴 평소 추운 기온 탓인지 침구가 포근해서 잠을 잘 자고 있다. 




<러시아 미술> 말레비치 - 검은 사각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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