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6. 6. 16:00ㆍRussia 2018
백화점 밖으로 나와, 용철씨가 앱으로 불러준 택시를 기다리고 있다
폰엔 차가 벌써 도착했다는데 안 보인다.
용철씨가 멀찌기 서 있는 차 번호판을 확인해보니 그 차가 맞았다. 택시인줄 알았는데 영업을 뛰는 자가용이었다
현주랑 둘이 뒤에 타고 출발,
붉은 광장 옆을 지나
강을 건너자마자 바로 차가 막히기 시작했다,
서로 합의한 택시비는 350루블 (6,300원) 이었는데 도로에서 버려지는 시간으로 봐서는 벌써 손익분기점을 넘기고 있었다. 초반에 몇마디 말을 걸던 젊은 운전수는 말문을 닫고 과격하게 차선을 바꿔가며 늪을 빠져 나오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다. 한국문화원을 지나...
일방통행때문에 빙 돌아가도 6.7 km 인 거리를 50분이나 걸렸다. 호텔에 도착할 때쯤엔 그도 우리도 더 지쳐 버렸다
방애 와 커피 한잔 타먹고
다리를 올린채 의자 깊숙히 앉아 바로 단잠속에 빠져 들었다,
그 사이 스마트폰으로 찍은 자기 사진들을 보며 흐믓한 수선화 (나르키소스)
한 40 여분 쉬었더니 두번째 하루를 즐길 에너지가 full-charge 됐다. 호텔을 요긴하게 활용했다.
프런트에서 주차권을 내밀며, free 로 만들어 달라고 하자 아가씨가 흔쾌히 기계로 정산해 주며 " 20분이내 출차하시면 됩니다 " 라고 한다.
그제서야 어제 주차티겟이 안된 이유를 알 것 같다. 체크인 할때 정산한 티켓을 몇시간후 출차해서 시간이 오버된 것이다.
주차장에 와서 어젯밤 세워둔 차를 끌고 출구로 나갔다, 티켓을 넣자 시원하게 바리케이트가 올라갔다. 나가려는데 현주가
" 티켓 안 가져가 ? " 하는 말에 차를 살짝 후진하는 순간 바리케이트가 다시 내려와 갇혀 버렸다.
티켓을 다시 넣어도 안 열려서 현주를 원망하며 인터컴을 누르자 CCTV 로 확인한 직원이 바리케이트를 다시 올려주었다.
얼른 호텔을 빠져 나왔다.
어제 석양속에 본 노보데비치가 너무 아름다워 한번 더 가볼 가치가 충분하다는데에 서로 의견일치를 봤다.
늦은 오후의 모스크바 시내교통상황
앞 차 현대 제네시스
러시아의 경찰은 한결같이 배가 나오고 모자를 삐딱하게 쓴 중년들이다.
옆에 또 다른 제네시스
노보데비치에 거의 도착할 때쯤 달래씨에게 전화가 걸려왔다,
크렘린 구경하고 피곤해서 굼백화점에 들어와 늘어져 있다길래, 노보데비치로 오라고 했다.
다른 곳은 다 막히는데 수도원 옆 강변도로는 이상하리만치 한가하다. 인도를 줄여 만든 노견 주차장도 빈 자리가 아주 많았다. P 도로표지판조차 누군가 검은 비닐을 씌워 질식사 시켜 놓았다. 차를 대고 공원으로 걸어가다 중년부부를 만났다,
" 이곳 주차가 무료입니까 ? " 묻자 둘이 친절하게 주차표지판을 읽어주며 유료라고 한다. 그래서 검은 비닐을 씌워놓은 표지판을 가리키자 남자가, '가능할것 같네요' 라고 내가 원하는 대답을 해줬다.
파리의 라데팡스나 로마의 에우르(EUR)처럼 모스크바도 시 북쪽에 저렇게 신도시를 건설해 놓았다,
노보데비치 수도원 도착 (55.726134 37.557655)
단순한 정보 인용을 별로 안 좋아하지만 이곳은 간단하게나마 설명이 필요 할 거 같다.
이 수도원이 러시아에서 어떤 존재냐면... 남쪽에 수도원 부속 공동묘지가 있는데 안톤 체홉, 니콜라이 고골, 쇼스타코비치, 후르시초프, 엘친등 러사이의 유명한 사람들은 예술가 정치인들을 막론하고 다 여기에 묻어 놓았다. ' 니들이 아무리 잘난척 해도 결국 다 내 발 밑이야 ! '
저기 사는 사람들은 얼마나 좋을까 ? 봄여름가을겨울 노보데비치를 다 볼 수 있고...
겨울의 노보데비치
<구글 인용>
엄마 오리를 따라가는 새끼오리들
미국대통령 영부인인 바바라 부시가 기증했다는 푯말
먹구름과 한낮의 태양, 금빛 돔 ... 환상적인 하모니.
' 내가 사진을 좀 찍지 ! ' 노보데비치는 사람을 착각하게 만든다.
그러나 카메라 기종 불문, 인종 불문, 나이 불문. 이곳에서 사진을 찍으면 모두 감탄하는 결과물을 건질수 있다.
호수 건너 노보데비치는 그냥 천상의 아름다움이란 생각이 절로 들어 멍하니 앉아 감상만 하고 있다.
현주가 호숫가를 한바퀴 돌고 더 행복해져 돌아왔다.
어이, 거기 ?
가위 바위 보 !
이겼다 !!
어디서 오리발이야 !!!
단체관광객들 20~30명이 공원을 가로질러 우르르 몰려왔는데 반갑게도 한국사람이다.
누군 사진찍고 누군 호수가로 내려가고 누군 조금 떨어져 있고 누군 오리 주둥이를 움쳐쥐고 한 10분후 버스로 돌아갔다.
뭔일이 있었냐는 듯 다시 주변이 조용해졌다
여수팀이 우리가 있는 곳을 용케 찾아왔다.
낮에 잠깐씩 쉬어줘야 하는데 강행군을 한 탓에 둘다 물먹은 솜처럼 늘어졌다, 용철씨에게 차에 가서 좀 쉬라고 키를 내줬다
1524년에 건립.
오래됐다고 다 칭송 받는 건 아니다. 노보데비치는 어떻게 지금까지도 사람들을 감탄하게 만드는 걸까 ?
<클릭하면 확대됨>
현주랑 달래씨는 생일이 똑같고 고등학교때부터 지금까지 절친이다.
그런데 정작 둘이 찍은 사진이 없어서 오늘은 신경좀 써줬다
차로 돌아왔다. 용철씨가 다행히 잠이 들어있다.
질식사한 주차표지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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