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7. 24. 13:00ㆍBelgium 2016
영국의 리처드 부스(Richard Booth)라는 괴짜가 1962년에 자기 고향 웨일스 헤이온와이(Hay-on-Wye)에 처음 Book town을 조성해 대성공을 거둔 이후 전 세계의 별볼일 없는 시골마을들이 앞다퉈 헌책들을 쟁여놓고 관광객들을 꼬드겼다. 이 마을도 그런 아류라고 비웃음을 당할 수 있는데 굳이 두둔하자면 프랑스 몽트뢰유(Montreuil)과 여기 벨기에의 흐뒤(Redu)는 리처드 부스가 직접 주도하여 만들어졌다. 어떻던 간에 우린-다른 일반적인 방문객처럼-헌책엔 관심 없고 그냥 마을 분위기를 느끼러 찾아갔다.
정부에서 급히 세워준 이정표만 따라가니 구석진 마을까지 어렵지 않게 도착할 수 있었다.
북타운의 가장 필수조건인 ‘자연속에 아름다운 마을’로는 일단 합격점이었다.
이른 시간인데도 주차할 빈자리가 없어 마을 끝에 대고 걸어 들어왔다.
길가에 예쁜 집이 있어 현주를 앉혀 놓고 사진을 찍는데 안에서 동네 아줌마 둘이 나왔다. 우릴 보고 기념사진을 찍어 주겠다며 벤치에 앉으라고 했다. 그런데 한두번 찍어본 솜씨가 아니였다. 셔터를 계속 눌러 연사로 찍힌 결과물이 아주 근사했다. 우리의 국적을 묻더니 몇 주전에도 한국인이 왔었다며 반가워했다.
경계가 한눈에 다 들어오는 작은 마을에 큰길부터 외진 골목까지 수십개의 책방이 있었다. 옛날에는 부엌이었고 거실이었고 창고였고 가축우리였을 방들이 지금은 종이 삭는 냄새만 가득찼다.
<인용사진>
책을 사러 오는 사람만 있는 줄 알았는데 팔러 오는 사람도 있었다
차 한 대가 언덕길에 서더니 트렁크를 열고 헌책방 주인과 협상을 하고 있다. 집에 안 보는 책을 팔려고 온 것 같았다. 배불뚝이 서점 주인이 힐끗 보고 관심 없다는 듯한 제스쳐로 가격을 후려치고 있다.
마을 한가운데에 구심점 역활을 하는 성당이 있다
안에 들어가니 사람이 한명도 없다.
성모상 앞유리에 ‘초 1 €’ 라고 종이가 붙어 있다. 현주가 성당지기처럼 감시하는 통에, 주머니 다 털어 1€를 돈통에 넣고 초에 불을 붙였다.
헌책 한권가격은 보통 6€ 정도했다. 책을 싸게 사려고 오기엔 기름값이 더 들고, 외국인은 문맹이다. 흐뒤도 책은 미끼요 정작 수입은 숙박과 식음료판매에서 나오고 있었다. 여기도 몇 년뒤엔 카페가, 식당이, B&B가 헌책방보다 더 많아질 거 같다.
<인용사진>
사거리에 식당들은 밖에까지 관광객들로 꽉 차서 그나마 한적해 보이는 성당뒤 Il Forno라는 식당으로 들어갔다.
그런데 낚였다. 실내와 뒷마당까지 테이블이 꽉 찼고 많은 사람들이 숟가락만 빨며 음식이 나오길 기다리고 있었다. 그 중에 아까 사진 찍어준 두 아줌마도 보였다,
실내는 나무기둥을 노출시키고 조명을 예술적으로 설치해 놓아 포근했다
음료수와 마르게리타 피자를 골랐다,
음식 주문한지 1시간이 가쁜히 넘어간다. 졸리고 하품만 하다 ‘그냥 취소하고 갈까 ?’ 하는 상황에서 우리보다 늦게 온 사람의 음식이 먼저 나오는 불상사가 발생했다. 써빙하는 여자들과 주방에서 일하는 남자들이 주고받는 당황한 눈빛을 봐버렸다.
누락됐네. 누락됐어 !
써빙녀를 불러 인상을 쓰며 말했다.
“ 우리 시간이 없는데 음식 언제 나오냐 ? ”
여자가 당황하며 주방쪽을 한번 보더니 얼버무렸다.
“ 10분만 기다려 달라 ”
고의는 아닌데 몇분후 그 써빙녀와 또 눈이 마주쳤다.
무안했던지,서비스라며 조그만 빵 5개와 버터 2개가 든 바구니를 가져와 우리 입을 막았다. 비주얼에 비해 그냥 건빵맛이다.
나중에 우리가 주문한 피자가 나오긴 했는데 겉이 타고 현주도 몇조각 먹더니 짜다고 해서 대충 먹다 포장해 나왔다.
총 14 € 결재
이 식당은 비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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