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 Infoversum

2016. 7. 17. 14:00Netherlands 2016





레이와르던에서 흐로닝은(Groningen)까지는 고속도로로 이동해서 풍경에 대한 특별한 감흥이 없다

분명 암스테르담보다 위도가 높은 곳인데도 더웠다는 느낌만 지금도 또렷하다. 에어컨을 계속 틀고 왔다


14-Infoversum (이벤트홀) vrydemalaan 2, 9713 WS Groningen

호르닝은시 남쪽에서 동쪽으로 돌아 북쪽 변두리를 뒤지다가 이상한 광경을 목도했다.



땡볕 아래에서 남녀가 미친듯이 탁구를 치고 있었다. 외계인인가 싶다.

뒤에 UFO 같은 걸 보니 더욱 의심스럽다.


가난한 동네 뒷마당에 UFO!

얼핏보면 도널드-덕 같기도 하고 타조알 같기도 한 이 건축물은 이벤트홀과 영화관이다. 하얀 외부돔은 호르닝은의 파란 하늘을 고스란히 품고 있었고 내부에서는 I-max 영화를 투사하는 스크린의 용도로 쓰인다. 영화 관람을 편하게 하기 위해 의자는 자동으로 젖혀지게 만들었다. 형태가 좀 조잡해 보여 건축이 쉬울 거 같은데 사실 빗물, 상하수도, 환기, 비상구등의 문제를 해결하는 게 쉽지는 않았다 한다.

지역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지어진 임시건물이라니 언제 헐릴지 모른다. 관심 있는 분은 빨리 가보시길...




건물뿐만 아니라 그 주변도 기이했다.

지나 다니는 사람들 대부분이 학생들이라는 것도 특이했고,

대도시 시내인데도 약간 둔덕진 흙길은 통행량이 많아 풀 한포기 없이 까였고,

오로지 벽화를 위해 세워 놓은 것 같은 벽이 공터에 듬성듬성 박혀 있었다.


차에 탄채 사진만 찍고 기이한 동네를 떠난다





교회가 스텔스 전투기 같다



시내의 특이한 건물




두 군데 둘러보고 별로 걷지도 않았는데 더위에 지쳐 버렸다.

일찍 Check-in 해서 쉬고 오후를 활기차게 다시 시작하기 위해 예약해둔 Mercure 호텔을 찾아 갔다약간 날라리같은 아가씨가 혼자 프런트를 지키고 있었는데 막상 대화를 나눠보니 친절하고 호감이 갔다.

현주가 스프를 먹고 싶어 해 가이드북에 사진을 보여주며 어디서 먹을 수 있는지 물어 보았다. 아가씨가

" 이건 겨울메뉴라서 지금은 아마 파는 곳이 없을 거예요 " 라고 한다.


방으로 올라와 보니 실내가 깔끔하고 모던했다.

피곤해 하는 현주에게 루이보스차를 타주고 애플파이를 데워 줬는데 고스란히 남겨 내가 다 먹었다.






베터리를 충전하려는데 콘센트 구멍 한쪽에 왠 쇠가 박혀 있었다. 감전될까봐 종이를 접어 간신히 빼보니 플러그 단자였다.


그런데 아뿔싸 방의 반쪽에 전기가 나가 버렸다. 아마도 내가 쇠를 빼는 과정 중에 합선이 됐나보다. 프런트에 전화했더니 아까 그 아가씨가 올라왔다. “ 관리직원이 5시 이후에나 출근하니 지금 고칠 수는 없고 방을 바꿔 줄께요 ” 한다.

호텔 시설은 괜찮은데 인력이 좀 부족해 보였다.

잠시 후 아가씨가 다른 방 키를 가져왔다. 다시 짐을 대충 챙겨 내려갔는데... 이 방은 방향제 냄새가 너무 진했다. 창문이 없어 환기도 안되는 방에 에어컨을 켜놨더니 두통이 생길 지경이다. 방문에 옷걸이를 괴어 놓고 자다 깨다...


1시간을 그렇게 베게 끌어안고 실갱이를 하고 있으니 현주가 " 나가자 " 고 일어났다.

둘이 비몽사몽 로비에 내려와 정신이 돌아올 때까지 한참을 멍하니 앉아 있었다.



현주가 인도카레가 먹고 싶다 해서 City map에 타지마할 식당을 찾아간다.


뒷곁에 얌전히 주차해 놓은 우리 차


도로 옆 공원에서는 마침 마상경기가 열리고 있었다. 말이냐, 밥이냐... 고민하다 식후경하기로 했다.


철길 건널목을 만났다. 뒷차들이 그 새를 못 기다리고 다 옆으로 새버렸다


길을 알면 나도 그럴텐데... 마냥 기다리다 건널목을 건넌다,


호르닝은 시내 모습





네비 덕분에 헤메지 않고 타지마할을 찾아 왔다,


식당안엔 인도 음악만 틀어져 있고 손님이 아무도 없었다.

넓은 벽 한쪽은 가네쉬가 등장하는 신비로운 인도신화가 그려져 있었는데 꼭 탱화 걸어 놓은 점집 같았다. 분위기 독특하다




싱겁게 큰 키에 무표정한 아줌마가 주문을 받으러 왔다.

영어메뉴판 있냐고 물었더니 '없는데 자기가 영어로 설명해 주겠다' 고 했다. 풍기는 분위기와 발음이 영국에서 온 여자 같았다.

영국여자가 네덜란드에 와 인도식당을 한다 ? 음~ (현주 표정이 딱 그 정도)



베지테리언 카레와 난 두 종류, 현주는 맥주 난 라씨 주문



잠시후 음식이 나왔는데 수원에 인도전문식당과 맛은 비슷, So So 하다





저녁시간이 가까워지자 우리이후로 손님들이 늘기 시작했는데

마실 것만 시키는 커플.

거나하게 주문했다가 다 못 먹고 싸가는 사람,

밖에 자리 잡고 맥주 병나발부터 부는 두 할머니 등 손님들도 가지각색이었다.


백인 아가씨가 출근해 유니폼으로 갈아입고 홀을 담당했다. 몸매는 대학생인데 목소리와 몸짓은 중학생 같았다.



음식값 28 나와서 아줌마에게 30 주고 잔돈은 팁이라고 해줬다.

갑자기 빵이 먹고 싶어 아줌마에게 근처 베이커리를 물어보니 일요일이라 묻 닫았고 슈퍼마켓 가면 살 수 있는데 그것도 6시에 문 닫는다고 알려줬다,


아가씨가 와서 후식을 물어 보길래, 음식도 남길 정도로 배가 부른터라 됐다하고 좀 더 앉아 있었다. 5분쯤 지났을때 바쁘게 움직이던 아가씨가 다시 와서 제가 그냥 드리고 싶어 그러는데, 후식 뭐 드실래요 ? ” 변성기도 아직 안 온 목소리로 말했다. 그 정성이 고마워, 나만 커피 한잔 얻어 먹고 나왔다.


네덜란드의 여느 곳처럼 여기도 도시의 주인은 운하였다.

물길은 시내를 빙 둘러 포위했고 차들은 운하의 눈치를 보며 요령껏 넘나들었다.


팜플렛에 대학박물관 건물이 멋있길래, 차 끌고 겁 없이 구시가에 들어갔다가 기겁하고 간신히 빠져 나왔다.

구시가지에는 차들이 안 다니니니 진입금지인지, 일방통행인지도 모르겠고 사람들은 우릴 처다보고, 불안한 현주는 옆에서 성화를 부렸다.



아직 잠이 덜 깼나 ?  

도착해서 지금까지 이 도시 모든게 꿈 같고 비현실적이다. 

조금씩 불쾌하고 불안해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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