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Sabon

2016. 7. 16. 09:00Netherlands 2016





한밤중에 깼다. 시차를 존중하는 차원에서 TV 리모콘을 주섬주섬 찾아 눌렀는데...터키에서 쿠테타가 발생했다

여기자가 통행이 금지된 컴컴한 거리를 배경으로 골목길에 서서 긴박한 상황을 생중계하고 있었고, 방송국에선 여자앵커가 외국에 나가 있는 현 대통령과 전화통화를 하는 화면이 속보로 네덜란드 이 외진곳까지 방송되고 있었다.

터키에 대한 추억을 오버랩하며 다시 스르르 잠이 들었다


7시 알람소리에 일어나 얼른 TV부터 다시 틀었다

진압됐단다.

쿠테타는 일장춘몽이 되어 버렸고 이어질 잔인한 피의 숙청만이 선연했다.


샤워후 아침을 먹으러 또 먼 복도길을 떠난다.

어제 피곤이 덜 풀렸는지 걷기가 힘들다 


어젠 식당에 노인들이 많았는데 오늘은 스페인 운동선수들이 한꺼번에 몰려와 어수선했다.

우리가 나올 때쯤엔 아가씨들 10여명이 한데 모여 식사를 하는 모습도 보였다. 미인대회 합숙소 같은 분위기

가장 매너 없는 그룹과 가장 매력 있는 그룹을 동시에 만난 이상한 아침이었다.



로비 소파에 앉아 프런트 눈치보며 사진찍기 놀이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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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혀 다른 화가지만 왠지 램브란트의 '야경꾼' 이 연상되는 유화





카메라 상납


안 받으려고 해서


두 손모아 공손히 시계 상납


" 혼자 잘 노네, 츶츶 '





소화도 시킬겸 호텔 주변 산책로를 걷기로 했다




새 한 마리가 잽싸게 연못 위를 스치며 물고기를 낚아 채간다.

비록 높은 산과 깊은 계곡은 없지만 자연이 잘 보존되어 있었다.














풀밭 사이에 하얀 산책로에 깔린 건 돌이 아니라 흰 조개껍질이다,





우리 객실 옆 외부 출입문이 잠겨 있어 어쩔수 없이 호텔을 한바퀴 빙 돌아간다





텅 비었던 풀밭에 어느새 양들이 띄엄띄엄 흩어져 풀을 띁고 있다,




등이 가려운 양들은 철문에 와서 몸을 비비고 간다



아침부터 찌뿌둥둥한 컨디션에 진땀을 흘리며 방에 왔더니 오늘은 청소가 안되어 있다.

현주는 요가하고 난 침대에 누워 있는데 누가 문을 두드린다. 나가보니 어제 청소하던 아줌마다.

" 1시간후에 다시 오라 " 고 돌려 보냈다,


1시간 정도는 잘 수 있을거 같아 옷을 벗고 침대에 누웠는데 ' 현주가 머리 안감고 그냥 간다 ' 고, 운동 20분만에 나가자고 한다.

선잠 깨서 나오는데 현주가 방문을 닫으며 나에게 key 챙겼냐고 물었다, 방금 전 자기가 가방에 넣은 걸 기억 못하길래 짜증이 났다.


차안에서 현주에게 현금과 카드를 내주며 ' 매장에 내려준다' 고 하니 불안하다며 여기 호텔 주소를 물어봤다.

호텔 입구로 와서 현주에게

안에 들어가 프런트에서 명함을 얻어 오라 " 고 올려 보냈는데 한참만에 빈손으로 나오고 있다


퇴실수속 줄이 길어서 기다리다 그냥 나왔다고 한다.

" 방 키에 주소 써 있으니 그냥 가자 " 하고 차를 출발했다.

암스테르담 외곽 도로, 한적한 오전 분위기처럼, 차안에도 살짝 냉기가 흘렀다.

" 선잠깨서 그런거야 ? " 현주가 다정스레 물어 보며 먼저 손을 잡아줘 기분이 스르르 풀렸다.



시내에 거의 다다랐다.

터키 쿠테타가 여기서 발생한 것도 아닐 텐데... 어젠 두 번이나 왕래했던 해저터널이 하룻밤새 공사로 폐쇄되었다암스테르담 북쪽 가난한 동네에서 미로에 갇힌 쥐 꼴이 되었다. 지도를 보니 시내로 들어가려면 환상(環狀) 고속도로를 타는 길 밖에 없었다. 한나라의 수도라면서 강을 건널 수단이 달랑 다리 두 개와 해저터널 하나뿐이라는게 새삼 신기했다. 하긴 수원보다 인구가 적으니 그것으로도 별 불편이 없었나 보다.


마침 동네 로터리에 장이 섰기에 현주 구경 하라고 내려주고 난 로터리에 차를 세워 놓고 스마트폰과 차량의 네비 두 개를 다 켜서 이 동네를 빠져 나갈 방법을 강구했다. 버스가 뒤에서 빵빵거려 버거집 앞에 차를 옮겨 대고 현주를 기다린다. 동네 사람들에게 괜히 심술이 난다,


현주가 빈손으로 금방 돌아왔다.



네비를 두개 켜 놓으니 확실히 폰 네비에 문제가 있었다. 차 네비는 목적지가 5km 남았다고 하고 폰은 15km 라고 한다,

" 네비가 현주야 ! " 라고 했더니 현주가 웃겨 죽을라한다.


길에서 시간 다 낭비하고 간신히 강남으로 넘어왔지만 시내도 일제히 공사중이었다.

어느 나라는 주말에 일제히 쇼핑을 하고 이 나라는 일제히 공사를 한다. 길거리에서 수신호를 하는 인부들 대부분은 흑인 같은 유색인종들이 맡고 있었다.


오늘도 암스테르담 중앙역 앞은 관광객들의 쓰나미 천지다.






미로와도 같은 암스테르담의 시내에서 용케 현주가 원하는 사봉 (Sabon) 매장에 도착했다. 아무리 길눈이 밝다고 해도 네비 없이는 거의 불가능 했으리다. 

매장앞엔 다행히 차 한대 올려 놓을 공간이 있었다,

<구글 인용 - 클릭하면 확대됨>


현주는 가게 안으로 들어가고

난 주차가 불안해 차 안에서 조용히 거리구경을 한다. 


다양한 인종, 관광객과 여행객, 쇼핑중독자들, 암스테르다머...


통행량이 엄청 난 인도 옆에 노천 남자 화장실


한참만에 현주가 스크럽 4통을 사들고 나왔다. 그것만해도 10만원이 넘는 금액이다. 아무렇지도 않은 척, 쿨한 척 해야 한다.



번화가를 빠져 나오기도 쉽지 않았다. 공사구간에 밀려밀려 가다보니 어제 본 NEMO 앞이다. 차 세우고 네비를 다시 잡아보았다.

중앙역 뒤 고속화도로를 건너 IJ dock을 지나 외곽으로 나왔다. 

거리가 한적해졌다.

아침부터 빨딱 선 도개교앞에서 잠시 넋을 놓고 있다가 다시 출발


주변에 철망 쳐진 공터와 창고들이 산재한 간척지로 접어 들었다.

반 고흐 미술관을 가는줄 알았던 현주 눈이 째졌다. 양쪽으로 물이 넘실대는 좁은 방파제 길을 한동안 달리자 왼편에 목표물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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